성령의 열매 - 절제

< 본문 – 갈라디아서 5:22-24 >

다니엘서 1장에 보면 소년 다니엘의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주전 605년 바벨론이 남유다를 침공했을 때 수많은 사람들이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갔는데, 그 때 포로로 잡혀간 사람 중에 다니엘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바벨론은 그 세력을 확장해가면서 주변의 수많은 나라들을 점령했는데, 정책적으로 자신들이 점령한 나라들에서 사로잡아온 포로들 중에서 왕족이나 귀족 출신의 인재를 등용하는 제도를 갖고 있었습니다. 바벨론이 이렇게 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포로로 잡혀온 사람 가운데 유능한 인재를 선발하여 자신의 제국을 더욱 든든히 세우고자 함이고, 다른 하나는 포로민을 등용함으로써 바벨론 제국 안에서 포로들의 반란을 억제하려는 의도였습니다. 그렇게 등용된 인재들은 3년 동안 훈련을 받게 됩니다. 바벨론의 문화, 바벨론의 학문, 바벨론의 역사 등을 체계적으로 공부를 해야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3년의 훈련 기간이 지나면 바벨론의 관리로서 어디에서 일할지가 결정됩니다.

그런 바벨론의 정책에 의해서 발탁된 사람 가운데 하나가 다니엘이었습니다. 다니엘에게 왕립학교에서 3년간 교육받으면서 바벨론 제국의 관리로 등용될 기회가 주어진 것입니다. 그런데 다니엘은 왕립학교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굳게 마음먹은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왕이 하사한 음식은 먹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곤 왕립학교의 책임자인 환관장에게 ‘자신은 왕의 음식과 포도주를 먹지 않아도 되게 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다니엘이 이렇게 말했다고 하는 것은 굉장한 모험이요 결단입니다.

그것이 모험인 이유는 다니엘이 왕이 내려준 음식과 포도주를 부정한 것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바벨론의 왕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십시다. 자신이 포로민들을 배려하여 그들 중에 우수한 인재들을 뽑아 3년 동안 교육을 받게 하고, 그들을 나라의 관리로 등용하려 합니다. 더구나 그들에게 호의를 베풀어 최고급 음식을 제공해 줍니다. 그런데 그 음식을 부정한 것이라고 말한다면 얼마나 기분이 나쁘겠습니까? 자신이 내려준 귀한 음식을 부정하다고 말한다면 기분 좋을 리가 있겠습니까? 왕이 내려준 음식은 기름진 고기를 뜻합니다. 왕이 내려준 포도주도 일반 백성들이 일상적으로 먹는 포도주와는 다를 것입니다. 왕이 내려준 포도주라면 최고급 포도주입니다. 왕이 최대한 호의를 베풀어 고급 음식, 기름긴 고기를 주어 먹게 하고 최고급 포도주를 하사해 마시게 하는데, 그것을 부정하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기분 나쁜 정도가 아니라 혹독한 벌을 받아 마땅한 것입니다. 만일 왕이 그 사실을 알았다면 다니엘은 왕립학교에서 쫓겨났을 뿐만 아니라, 처형을 당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어쩌면 다니엘은 그럴 각오를 하고 그렇게 말했는지도 모릅니다.

왕이 하사한 고기와 포도주를 마시지 않겠다는 다니엘의 결심이 대단한 또 다른 이유는 그의 상황 때문입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다니엘은 유다에서 포로로 잡혀온 사람입니다. 당시 다니엘은 ‘소년’이었습니다. 오늘날로 말하면 아마도 10대 청소년이었을 것입니다. 아무리 바벨론 제국이 포로민들에게 관대한 정책을 쓴다 하더라도 포로로 잡혀온 사람들이 살아가야 하는 삶은 가혹하리만치 열악했음이 분명합니다. 우선 당장 포로로 잡혀왔기에 재산이 없습니다. 땅도 없고 집도 없고, 장사를 하려 해도 밑천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대부분의 포로들은 남의 집에 들어가 머슴생활을 하든 노예생활을 하면서 근근이 먹을 것을 해결해야 합니다. 그런 처지일 수밖에 없는 다니엘에게 왕이 하사한 기름진 고기와 고급진 포도주는 말 그대로 황홀한 잔치입니다. 포로인 자신이 왕립학교에 들어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발탁된 것도 감지덕지인데, 그런 고급 음식이 제공된다면 10대의 혈기왕성한 다니엘의 눈이 휘둥그레질 것입니다. 어쩌면 왕립학교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평생 먹어보지 못할 음식입니다. 배고픈 포로들에게 그런 음식은 감지덕지입니다. 그런데 다니엘은 그런 음식을 먹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만일 여러분이 그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평생 먹어보지 못할 뿐만 아니라 보지도 못할 음식이 주어지는데, 그것을 먹지 않겠다고 말할 자신이 있으십니까? 더군다나 먹지 않겠다고 하면 관리로 등용될 길이 막힐 뿐만 아니라, 잘못하면 목숨까지 잃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어쩌면 우리들 대부분은 그런 상황에 놓이게 되면 앞뒤 재볼 필요도 없이 감사하다고 넙죽 절할 것입니다. 비록 자신의 나라를 침공한 왕이지만, 그 왕이 준 음식을 먹고 포도주를 마시는 것쯤은 괜찮다고 합리화할 것입니다. 아니 자신이 왕의 음식을 먹는다는 것에 대단한 자부심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다니엘은 왕이 제공해준 기름진 고기와 고급진 포도주를 먹지 않겠다고 단단히 마음을 먹었습니다. 성경은 그런 다니엘의 모습을 ‘다니엘이 뜻을 정했다.’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뜻을 정했다는 말은 마음을 굳게 정했다는 뜻입니다. 굳게 마음먹었다는 말은 그렇게 마음먹기까지 상당한 갈등과 고민이 있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렇지 않겠습니까? 목숨을 내놓을만큼 중요한 일입니다. 더군다나 어린 다니엘, 포로로 잡혀온 어린 다니엘에게 그런 음식은 너무나도 먹고 싶은 음식입니다. 보통 사람들 같으면 그런 음식을 보고 눈이 뒤집힌다고 말할 정도로 보기도 힘든 음식입니다. 그런데 다니엘은 먹지 않겠노라고 단호하게 마음을 먹습니다.

바벨론의 관리로 등용하기 위해서 교육받는 과정이라면 당연히 그곳의 법률과 규칙을 따라야 합니다. 그곳의 법률과 규칙을 잘 따른다 하더라도 좋은 자리에 배정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뜻을 정해 왕의 음식을 거부한다는 것은 무모한 도전처럼 보입니다. 아니 어리석기 짝이 없는 결심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다니엘은 단호하게 마음먹고 왕의 음식을 거부합니다.

여러분, 왜 다니엘은 그런 무모한 도전을 했을까요? 왜 그렇게 어리석은 결심을 했을까요? 성경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해 줍니다. “다니엘은 뜻을 정하여 왕의 음식과 그가 마시는 포도주로 자기를 더럽히지 아니하리라 하고 자기를 더럽히지 아니하도록 환관장에게 구하니.”(다니엘 1:8) 자기를 더럽히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자기를 더럽히지 않겠다’는 말은 신앙적인 결단이었다는 뜻입니다. 쉽게 말하면 왕이 내려준 고기와 포도주를 먹는 것은 곧 율법을 어기는 것, 하나님께서 기뻐하지 않으시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다니엘은 신앙적인 이유로 그 기름진 음식과 고급진 포도주를 마시지 않겠다고 굳게 마음먹은 것입니다. 여러분, 생각해 보십시다. 말씀드린 것처럼 당시 다니엘은 10대 청소년입니다. 더구나 포로로 잡혀온 사람입니다. 그런 처지에서 왕궁의 기름진 음식과 최고급 포도주를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은 (세상적인 표현으로 한다면) 행운 중에 행운입니다. 뿐만 아니라 젊은 다니엘, 무엇이든 먹고 자라야 할 다니엘에게는 충분히 마음을 흔들만한 음식입니다. 그것을 먹지 않겠다고 마음먹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주변의 다른 아이들이 기름진 고기와 최고급 포도주를 먹고 마실 때 그 냄새며 그 모습을 보는 내내 얼마나 먹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겠습니까? 그런데 다니엘은 단단히 결심하고 먹지 않겠다고 선언합니다.

이런 다니엘의 모습에서 우리는 신앙인의 참된 절제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절제란 쉽게 표현한다면 자기 스스로를 조절(self-control)하는 것입니다. 자기 스스로 마음에 결단을 하는 것입니다. 다니엘이 한 행동으로 표현한다면 ‘뜻을 정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성경에서 말하는 절제와 우리 스스로 자기를 절제하는 것과는 그 의미가 다릅니다. 오늘날 마인드 컨트롤(mind control)이라는 말이 자주 사용되곤 합니다. ‘마인드 컨트롤’이란 스스로 자신의 생각과 행동, 감정과 마음을 통제하고 조절하는 것입니다. 이 마인드 컨트롤을 훈련함으로서 자신의 생각과 행동 또는 감정 등을 잘 조절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마인드 컨트롤의 목적은 자기 행복입니다. 자기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도록 잘 훈련하면 건강에 좋지 않는 음식을 먹지 않도록 스스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건강에 좋지 않은 생활습관을 통제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서 참된 행복에 이르는 것입니다. 그런데 절제는 그 목적이 다릅니다. 성경이 말하는 절제는 그 목적이 자신에게 있지 않고 하나님께 있습니다. 자신을 절제함으로써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자신의 신앙을 지킴으로서 하나님께서 바라시고 기뻐하시는 신앙인으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다니엘을 생각해 보십시다. 자신의 영달이나 행복을 위해서라면 굳이 왕이 호의를 베풀어 내려주신 음식을 거절할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그가 모험을 무릅쓰고 왕의 음식을 거절한 이유는 오직 하나,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더럽히지 않기 위함입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다니엘이 그렇게 용기를 내어 마음에 결심할 수 있었던 힘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요? 오늘날 사람들이 좋아하는 마인드 컨트롤을 통해서 가능했을까요? 옆에 있는 사람들이 기름진 고기를 먹을 때 진하게 고기 냄새가 났을텐데, 그때 다니엘이 ‘이 냄새는 맛있는 고기 냄새가 아니라 썩은 고기 냄새다.’ 그렇게 마인드 컨트롤을 했을까요? 최고급 포도주의 은은한 향기가 풍겨올 때 ‘이건 독약 냄새다.’ 그렇게 생각하며 먹고 싶은 욕구를 이겨냈을까요?

다니엘이 그런 유혹을 이겨낼 수 있었던 힘은 신앙이었고, 그건 기도에서 나왔습니다. 다니엘 6:10절에 이런 기록이 있습니다. “다니엘이 이 조서에 왕의 도장이 찍힌 것을 알고도 자기 집에 돌아가서는 윗방에 올라가 예루살렘으로 향한 창문을 열고 전에 하던 대로 하루 세 번씩 무릎을 꿇고 기도하며 그의 하나님께 감사하였더라.” 이 말씀은 다니엘이 왕의 음식과 포도주를 먹지 않겠다고 굳게 결심한 그 때로부터 약 70년의 시간이 흐른 뒤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에서 주목해서 보아야 할 말씀이 “전에 하던 대로”라는 문구입니다. ‘전에 하던 대로’라는 말은 이전부터 계속해서 그렇게 해 왔다는 것입니다. 노년의 다니엘이 페르시아 제국의 최고 자리에 올랐을 때, 다니엘을 시기하던 사람들이 다리오 왕을 꼬드겨 ‘앞으로 30일 동안 왕 외에는 어느 누구에게도 기도해서는 안 된다.’는 조서를 내리게 합니다. 왕이 아닌 다른 이에게 기도하다 발각되면 사자 굴에 던져 넣기로 합니다. 그 사실을 알고도 다니엘은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전에 하던 대로 말입니다.

다니엘은 평생 그렇게 하나님께 기도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랬기에 하나님께 기도하다 발각되면 사자 굴에 던져질 것을 알면서도 창문을 열어놓고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죽음의 위협도 전혀 관여치 않았습니다.

어쩌면 그런 다니엘의 믿음과 신앙은 소년이었을 때부터 만들어졌을 것입니다. 다니엘이 왕의 음식과 포도주로 자신을 더럽히지 않겠다고 결단하고 마음 먹을 수 있었던 것은 그런 기도를 통해서 힘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위해 결단하며 살아갈 수 있는 힘은 우리의 의지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도우셔야만 가능합니다. 우리가 아무리 결심하고 노력한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우리를 긍휼히 여기시고 돕지 않으신다면 우리는 우리가 뜻하는 바 거룩함을 이룰 수 없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절제를 성령의 열매라고 말씀하신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오직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니 이같은 것을 금지할 법이 없느니라.” 절제는 성령의 열매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마임드 컨트롤을 통해서 우리 마음을 통제하고 조절하려 한다 하더라도, 그것으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거룩한 믿음의 사람으로 성장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성령을 통해서 우리를 도우셔야 합니다. 우리에게 힘을 주셔야만 합니다. 성령께서 우리가 마음에 결심한 대로 행할 수 있는 힘을 주셔야 합니다. 그래야만 절제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왜 우리 인간의 노력이나 힘으로는 절제의 열매를 맺을 수 없을까요? 오늘 본문 24절의 말씀에 그 답이 있습니다. “그리스도 예수의 사람들은 육체와 함께 그 정욕과 탐심을 십자가에 못 박았느니라.” 우리 인간은 정욕과 탐심에 끌려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마인드 컨트롤을 통해서 정욕과 탐심을 이겨보려 해도 결국에는 그 앞에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는 존재가 우리 인간입니다. 우리의 마음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정욕과 탐심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우리의 자아를 십자가에 못 박아야 합니다. 십자가에 못 박는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내가 죽고, 내 안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입니다. 내가 온전히 주님께 붙들린 바 되어야 합니다. 그것을 우리는 성령충만이라고 말합니다. 성령께서 우리를 온전히 주장하시도록 우리를 성령께 맡기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정욕과 탐심을 이겨낼 수 있고, 그래야만 우리는 우리의 욕망에 끌려 살지 않고 절제하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절제는 성령의 열매입니다.

정욕과 탐심을 십자가에 못 박아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우리로 하여금 바른 신앙을 따라 살지 못하도록 하기 때문입니다. 베드로전서 2:11절에서 말씀합니다. “사랑하는 자들아, 거류민과 나그네 같은 너희를 권하노니 영혼을 거슬러 싸우는 육체의 정욕을 제어하라.” 그렇습니다. 육체의 정욕은 영혼을 거스릅니다. 여기서 말하는 영혼은 하나님 앞에 바른 신앙으로 살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육체의 정욕을 제어하지 않으면 우리는 결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을 살 수 없습니다.

절제는 근본적으로 육체적인 충동을 억제하는 능력입니다. 정욕과 탐심을 제어하는 능력입니다. 그러나 절제는 거기에 머물지 않습니다. 성경이 말하는 육체적인 것, 인간적이고 이기적인 생각과 습관을 제어하는 능력입니다. 우리가 성령의 사람이 되어 절제의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성령의 도우심으로 우리의 생각을 절제해야 합니다. 우리의 마음도 절제해야 합니다. 잠언 25:28절에서 말씀합니다. “자기의 마음을 제어하지 아니하는 자는 성읍이 무너지고 성벽이 없는 것과 같으니라.” 성읍이 무너진다는 것은 나라가 망한다는 것입니다. 성벽이 없다는 것은 언제든지 적이 침입할 수 있는 상태라는 것입니다. 자기 마음을 제어하지 않으면 그의 인생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고, 수시로 유혹을 받아 큰 어려움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말도 절제해야 합니다. 말로 인해 인생이 망하고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우리는 많이 봅니다. 특별히 신앙인들은 말을 절제해야 합니다. 베드로전서 3:10절에서 말씀합니다. “그러므로 생명을 사랑하고 좋은 날 보기를 원하는 자는 혀를 금하여 악한 말을 그치며 그 입술로 거짓을 말하지 말고.” 그렇습니다. 우리는 은혜를 끼치는 말, 덕을 세우는 말만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말을 절제해야 합니다. 그래서 시인은 이렇게 기도합니다. “여호와여 내 입에 파수꾼을 세우시고 내 입술의 문을 지키소서.”(시편 141:3) 이건 우리가 매일 드려야 할 기도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감정도 절제해야 합니다. 야고보서 1:19-20절에서 말씀합니다.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너희가 알거니와 사람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며 성내기도 더디 하라. 사람이 성내는 것이 하나님의 의를 이루지 못함이라.”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면 결코 하나님의 의를 이루지 못하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 수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하더라도 절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심지어 신앙적인 것까지도 절제해야 합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전서 14장에서 은사를 사용하는 것에도 절제해야 함을 가르칩니다. 방언의 은사를 받은 사람이 하더라도 방언을 받지 못한 사람이 혹 시험에 들 수 있다면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는 방언으로 기도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예언의 은사를 받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자신이 받은 말씀을 쏟아내는 것이 아니라, 절제하며 차례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씀합니다. 고린도전서 9장에서는 자신에게 주어진 권리를 복음을 위해서 사용하지 않는다고 고백하기도 합니다. 그게 바로 절제입니다.

그래서 베드로후서 1:6절에서는 이렇게 말씀합니다. “지식에 절제를, 절제에 인내를... 더하라.” 영적 지식을 가졌다 하는 사람도 절제의 은혜를 가져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절제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인내가 필요합니다.

여러분, 절제는 성령의 열매입니다. 우리 인간의 노력으로 나 자신을 완전히 통제할 수 없습니다. 특별히 하나님의 사람으로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려면, 하나님의 뜻을 이루고 하나님께 기쁨이 되는 신앙인으로 살려면 반드시 절제해야 합니다. 절제가 열매로 맺혀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을 성령께 의탁해야 합니다. 내 의지와 노력만으로는 하나님께서 기대하시는 절제의 열매를 맺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노력하고 수고한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성숙한 신앙인으로 살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성령을 의지하야 합니다. 하나님께 기도해야 합니다. 성령께서 내 마음을 주장해 주시도록 말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지난 아홉 주 동안 성령의 열매에 대한 말씀을 나눴습니다.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성령을 따라 사는 성령의 사람이라면 마땅히 성령의 열매를 맺으며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성령의 열매를 맺는 방법은 우리를 성령께 온전히 맡기고 성령의 도우심을 간구하며 사는 것입니다. 우리 자신을 너무 과신하지 마십시다. 나는 한없이 연약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온전히 바라며 의지할 때 우리의 삶에서 성령의 열매가 맺히게 됩니다.

여러분, 이 시간 우리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구하십시다. 하나님께서 도우셔서 성령의 열매를 맺는 성숙한 신앙인으로 살도록 하나님께서 힘 주시기를 간구하십시다.

성령의 첫 번째 열매는 사랑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해 주셨습니다. 그 사랑이 내 안에 가득할 때 우리도 사랑하며 살 수 있습니다.

성령의 두 번째 열매는 희락입니다. 희락은 기쁨입니다. 성령께서 주시는 기쁨은 환경을 초월한 기쁨입니다.

성령의 세 번째 열매는 화평입니다. 죄로 인해 막힌 담이 헐리고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 화평이 이루어졌습니다. 그와 같이 우리는 세상과 이웃과 화평을 이루어야 합니다.

성령의 네 번째 열매는 오래 참음입니다. 하나님의 뜻은 오래 참음을 통해서 완성됩니다. 하나님의 때까지 인내하며 참아낼 때 하나님의 뜻이 우리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성령의 다섯 번째 열매는 자비입니다. 자비는 긍휼히 여기는 마음으로 내 형제를 소중한 존재로 여겨주는 것입니다.

성령의 여섯 번째 열매는 양선입니다. 양선은 주님께서 주시는 선한 마음을 가지고 내 형제에게 선을 행하는 것입니다.

성령의 일곱 번째 열매는 충성입니다. 충성은 하나님 앞에서나 사람 앞에서 변함없는 마음, 한결같은 마음으로 사는 것입니다.

성령의 여덟 번째 열매는 온유입니다. 온유는 비방하고 싸우자고 덤벼들더라도 주님을 생각함으로 참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가는 것입니다. 그것은 고난을 통해서 만들어집니다.

성령의 아홉 번째 열매는 절제입니다. 절제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자신의 욕망과 정욕과 탐욕을 제어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이 아홉 가지 열매 중에서 지금 내게 가장 시급하게 필요한 열매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 열매를 맺어갈 수 있도록, 성령의 충만함을 간구하십시다. 우리 힘으로 맺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성령께 나를 온전히 위탁할 때 그 열매가 맺혀질 수 있습니다.

< 2022년 10월 30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