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전주남성교회 > 대한예수교장로회 남성교회 > 그 이름을 위하여 받는 능욕 <6월 12일

작성일 : 2011-06-12 13:40

그 이름을 위하여 받는 능욕 <6월 12일 - 성령강림주일, 순교자기념주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그 이름을 위하여 받는 능욕
본문 - 사도행전 5:33-42

“인생에 있어서 확실한 것이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죽음이고 다른 하나는 세금이다.” 미국의 ‘건국의 아버지’라 불리는 사람 중 하나인 벤저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 1706-1790)이 한 말입니다. 우리 인생은 그만큼 불확실성 속에서 살고 있다는 말입니다.
불확실성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불안입니다. 앞날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기 때문에 마음이 불안합니다. 불안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안정을 추구합니다. 변화를 싫어하고 현실에 안주하려고 합니다.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을 두려워하고, 담대하게 무언가를 추구하지 못합니다. 그건 비단 현대에서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어느 시대이고 인생은 불확실성과 불안 가운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그런 불확실성과 불안한 삶 가운데서도 담대하게 용기 있는 삶을 산 사람들이 있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많은 믿음의 사람들은 담대한 용기를 갖고 산 사람들입니다. 모세는 가진 것이 아무 것도 없으면서도 오직 지팡이 하나만 들고 당대 최강대국인 애굽 왕 바로와 맞서 싸우기 위해서 담대하게 애굽으로 되돌아갔습니다.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들은 군사훈련 한 번 받아보지 않은 군대를 이끌고 거대한 아낙 자손들이 살고 있는 가나안 원주민들과 싸우러 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다윗은 골리앗과 싸워 이겼습니다. 어린 소년인 다윗이 이스라엘 장수들도 무서워 벌벌 떠는 골리앗과 싸우러 갈 때에 마치 강아지와 싸우러 가는 것처럼 전혀 무서워하지 않고 담대하게 나가 골리앗을 이겼습니다. 다니엘은 다리오 왕 이외에 어느 누구에게든지 기도하면 사자 굴에 던진다는 어명이 떨어진 것을 알고서도 하루에 세 번씩 하나님께 기도했고, 사자 굴에 던져졌을 때에도 굶주린 사자 앞에서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사도 베드로는 로마에서 붙잡혀 순교합니다. 그런데 그는 고통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원하여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순교를 당했습니다.

여러분, 이런 위대한 신앙의 용사들은 어디에서 그런 용기와 담대함을 얻었습니까?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모세가 세계 최강대국인 애굽 왕 바로 앞에 당당히 나갈 수 있었던 그 담대함은 어디에서 온 것입니까? 거대한 아낙 자손이 살고 있는 가나안 땅의 원주민과 싸우러가는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의 용기는 어디서 온 것이고, 거인 골리앗과 싸우러 가는 소년 다윗의 용기는 또 어디서 온 것입니까? 사자 굴에 던져질지라도 왕의 명령에 굴복하지 않은 다니엘의 담대함은 어디서 온 것이고, 거꾸로 십자가에 매달려 순교당한 베드로의 담대함은 또 어디서 온 것입니까?
그것을 단순히 신앙이라는 이름만으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신앙을 갖지 않는 사람들도 죽음을 불사한 담대함을 보여주는 이야기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일제에 항거하며 감옥에서 죽기를 각오하면서 ‘대한독립 만세!’를 외친 유관순 열사나 독립투사들의 용기도 그렇거니와 6.25전쟁 때 밀려오는 탱크를 폭파시키기 위해서 수류탄을 끌어안고 탱크 밑으로 뛰어 들어간 무명용사들의 담대함도 그렇습니다. 지난 2001년 일본에서 전철 선로에 떨어진 사람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우리나라 유학생 김수현 씨도 용기 있는 행동을 보여준 사람입니다. 그들이 모두 신앙인도 아니었거니와, 신앙을 위해서 그렇게 한 것도 아닙니다. 또한 2001년 9월 11일, 비행기를 몰고 미국무역센터에 충돌하여, 수많은 인명피해를 일으키긴 했지만 그것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바친 비행사의 용기나 자살폭탄테러를 자행하는 사람들의 용기도 있습니다. 비록 세계 인류의 보편적 윤리로 보면 지탄받을 일이고 엄청난 비극을 만들어난 일이긴 하지만 자신의 생명을 내놓은 그들의 용기 또한 담대한 용기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면 그들의 용기는 어디에서 나온 것입니까?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그렇게 담대하게 자신의 생명을 내놓게 만들었습니까? 모세나 다니엘의 담대한 용기와 유관순 열사나 김수현 씨 또는 자살폭탄테러에 자신의 목숨을 내놓은 사람들의 용기와는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오늘 본문에서 우리는 또 한 무리의 담대한 용기를 엿볼 수 있습니다. 그들의 모습에서 신앙인의 용기와 다른 사람의 용기가 어떤 점에서 다른 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초대교회 사도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그 이름을 전한다는 것 때문에 참 많은 박해를 받아야 했습니다.
이스라엘의 최고 의결기관은 산헤드린 공회입니다. 그 산헤드린 공회에서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도록 가결했습니다. 중죄인으로 사형에 해당한다고, 그것도 가장 큰 형벌인 십자가형에 처하도록 가결했습니다. 그런데 사도들은 십자가에 죽으신 그 예수님이 메시아라고, 그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전하고 다닙니다. 산헤드린 공회로서는 이런 사도들의 행태가 마음에 들 리 없습니다. 더군다나 사도들이 그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적을 행하고 그 예수님의 이름을 전하자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산헤드린 공회를 두렵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래서 사도행전 4:18절에 보면, 산헤드린 공회는 사도들을 위협하여 예수과 그의 복음을 전하지 못하도록 위협했습니다.
산헤드린 공회의 위협은 참으로 무서운 것이었습니다. 위협했다는 것은 ‘계속해서 예수를 전한다면 너희도 예수님처럼 처형당할 수 있다’고, 죽일 수 있다고 협박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산헤드린 공회에서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힘이 있고, 실제로 그런 결정을 내린 경우도 있었습니다. 최초의 순교자 스데반이 산헤드린 공회에서 예수를 그리스도라고 전하다가 순교당하게 됩니다. 산헤드린 공회에 그런 권한이 있다는 것을 사도들이 모를 리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사도들은 그들의 협박에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산헤드린 공회에서 사도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너희의 말을 듣는 것이 하나님 말씀을 듣는 것보다 옳은가 판단하라.”(사도행전 4:19) 이것은 대단한 용기가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말입니다. 산헤드린 공회가 예수님께 그랬던 것처럼 자신들을 처형한다 할지라도 그들의 말을 듣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풀려난 후에 그들은 이런 기도를 드렸습니다. “주여, 이제도 그들의 위협함을 굽어 보시옵고, 또 종들로 하여금 담대히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게 하여 주시옵소서.”(사도행전 4:29) 산헤드린 공회가 어떤 위협을 가해온다 하더라도, 아니 위협이 가해질수록 더욱 담대하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게 해 달라는 기도입니다. 하나님의 말씀 -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다가 죽임을 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그 일을 계속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들의 그런 기도처럼 그들은 어떤 위협이 가해진다 하더라도 더욱 담대하게 하나님의 말씀과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러다가 다시금 큰 핍박을 받게 됩니다.
오늘의 말씀은 사도행전 5:12절부터 시작됩니다. 사도들이 복음을 전하면서 표적과 기사를 많이 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예수 믿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예수 믿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불안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산헤드린 공회 공회원들입니다. 17절에 “대제사장과 사두개인 당파”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 말은 산헤드린 공회 공회원을 뜻합니다. 산헤드린 공회원이 될 수 있는 사람은 산헤드린 공회 의장을 맡고 있던 대제사장과 사두개인들과 바리새인들입니다. 본문 34절에 의하면 바리새인이었던 가말리엘이 거기에 있었던 것으로 보아, 17절에서 말씀한 대제사장과 사두개인들은 산헤드린 공회 전체를 지칭한 말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 산헤드린 공회가 사도들을 다시금 잡아 들였습니다. 그들이 사도들을 잡아들인 이유를 17-18절에서 이렇게 설명합니다. “다 마음에 시기가 가득하여 일어나서 사도들을 잡아다가 옥에 가두었다.” ‘시기가 가득했다’는 말은 열심히 충만했다는 말입니다. 그들 안에 잘못된 열심히 불일 듯 일어난 것입니다. 그래서 사도들을 감옥에 가두어버렸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감옥은 공중 감옥입니다. 사람들이 지나다니면서 다 볼 수 있도록 만든 감옥입니다. 사도들을 이런 공중 감옥에 가둔 이유는 사도들에게 수치심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그들이 아무리 노력하고 열심을 내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한다 하더라도, 그래서 산헤드린 공회의 권위를 도전한다 하더라도 산헤드린 공회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입니다. 사도들을 많은 사람들이 보는 감옥에 가두어두면 사도들에게는 수치심이 일어나게 될 것이고, 사도들의 전도를 받고 예수 믿는 사람들에게는 두려움이 될 것입니다. ‘예수 믿다가 나도 저렇게 감옥에 갇히게 되고 수치를 당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운 마음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날 밤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하나님께서 천사를 보내셔서 감옥 문을 열고 사도들을 끌어냈습니다. 하나님께서 사도들을 감옥에서 나오게 하셨다는 것은 산헤드린 공회가 사도들에게 수치를 주려고 그들을 공중감옥에 가둔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오히려 산헤드린 공회을 수치스럽게 만드셨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산헤드린 공회가 아무리 권위를 세우려고 하고, 사도들에게 위협을 가하려 한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그들을 꺾으시고 그들을 이기신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보여주는 이야기가 오늘 본문에 나옵니다. 하나님의 기적 같은 은혜로 공중감옥에서 풀려나게 된 사도들은 예루살렘 성전에 들어가서 더욱 담대하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러자 다시금 사도들을 산헤드린 공회로 잡아옵니다. 그리고 다시 취조를 합니다. ‘예수의 이름으로 사람을 가르치거나 복음을 전하지 못하도록 단단히 엄포를 놓았는데도 어찌하여 그 일을 계속하느냐’는 것입니다. 그에 대한 사도들의 대답은 동일합니다. 너희가 십자가에 죽인 예수님을 하나님께서 다시 살리셨고, 우리는 그 일에 증인이기 때문에 복음을 전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자신들이 엄하게 협박하여 금지시켰음에도 그렇게 담대하게 복음을 전하자 산헤드린 공회 공회원들은 크게 분노했습니다. 그래서 아예 사도들을 다 죽여버리려고 했습니다. 본문 33절입니다. “그들이 듣고 크게 노하여 사도들을 없이하고자 할새.” 여기서 크게 노했다는 말은 분노가 크게 치밀어 올라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았다는 뜻입니다. 그만큼 사도들로 인해서 큰 분노가 일어난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십자가에 죽인 것처럼 사도들도 죽이려고 했습니다.

그 때 그들의 불법을 막아선 사람이 있었습니다. 가말리엘입니다. 가말리엘은 본문 34절에서 말씀한 것처럼 모든 백성들에게 존경을 받고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당대에 최고의 학문을 갖춘 사람이었습니다. 바리새파 사람으로서 율법에 권위자였고, 대제사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한 때 산헤드린 공회의 의장직을 맡기도 할 정도로 당대에 최고로 인정받고 존경 받는 사람이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사도 바울은 이 가말리엘의 제자였습니다.
그 가말리엘이 분노로 가득 차서 사도들을 죽이려고 한 산헤드린 공회 공회원들에게 이성적으로 호소합니다. 사도들을 산헤드린 공회 밖으로 잠시 나가 있으라고 한 뒤에, 지난 역사 속에서 일어났던 두 사건을 언급하면서 바른 판단을 하도록 종용합니다. 첫 번째 이야기가 드다의 이야기입니다. 이 드다가 누구인지는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역사가 요세푸스에 의하면 그는 글라우디오 황제 때에 반란을 일으켜 많은 사람들을 요단강으로 데리고 가서, 자신을 하나님께서 보내신 선지자요 메시야라고 하면서 백성들을 현혹시켰습니다. 그러다가 로마 총독이었던 파도스에 의해서 진압을 당하고 주동자인 드다는 사형에 처해지게 됩니다. 그러나 가말리엘이 말한 드다가 요세푸스가 말한 그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드다가 정말로 하나님께서 보내신 메시야였다면 그는 그렇게 끝나지 않았을 것인데 그는 하나님께서 보낸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실패하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또 한 사건은 유다의 이야기입니다. 유다 역시 드다와 비슷하게 자신을 정치적 메시야라고 하면서 무장봉기를 꾀하여 로마에 대해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그러다가 그도 드다처럼 죽임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그 두 사건을 예로 들면서 하나님께로 말미암은 것이라면 성공했을 것이지만 사람이 자기들의 욕망과 열정만을 가지고 시작했기 때문에 망한 것처럼, 예수님을 메시야라고 믿고 전하는 사도들의 이 일도 사람으로 말미암은 것이라면 곧 수그러들 것입니다. 그런데 정말 하나님께로부터 말미암는 것이라면 산헤드린 공회는 하나님을 거역하는 엄청난 죄를 짓게 되는 것이 아니냐고 설득합니다.
산헤드린 공회 공회원은 70명입니다. 그 70명 가운데 하나님을 생각하고 하나님을 의식했던 사람은 가말리엘 한 사람뿐이었습니다. 산헤드린 공회 공회원들은 모두 하나님의 이름으로 거기에 모인 사람들입니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엄청난 권력을 누리고, 부귀영화를 누리던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그들 가운데 가말리엘을 제외하고는 어느 누구도 정직하게 하나님을 생각한 사람이 없었습니다.

가말리엘의 말을 듣고서 그것이 옳다고 생각한 산헤드린 공회 공회원들은 잠시 밖으로 내 보냈던 사도들을 산헤드린 공회로 불러들이더니, 다시금 사도들을 협박합니다. 두 번 다시 예수의 이름을 언급하지 말고 복음을 전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40절 말씀에 보면 그들이 그냥 말로만 그렇게 한 것이 아닙니다. 사도들을 불러들여서는 채찍질을 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채찍질은 40에 하나 감한 매를 말합니다. 39대의 태장을 때리는 것입니다. 율법에 40대를 때리면 사람이 죽을 수 있으니 40대까지는 때리지 말라고 한 말씀을 근거로 그들은 40에서 하나를 뺀 39대까지 태장으로 때렸습니다. 그런 매를 맞는다는 것은 정말로 끔찍한 고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도들은 그렇게 태장으로 매를 맞은 후에 ‘다시는 예수의 이름으로 아무 것도 말하지 말라’는 위협을 받고서 산헤드린 공회에서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41절에 이렇게 말씀합니다. “사도들이 그 이름을 위하여 능욕 받는 일에 합당한 자로 여기심을 기뻐하면서 공회 앞에서 떠나니라.” 사도들은 ‘죄도 없는 자신들을 왜 때리느냐’고 항변하거나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자신들이 복음을 위하여 채찍을 맞을 수 있었다는 것을 기뻐했습니다. 복음을 위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서 능욕을 받았다는 사실이 너무너무 기뻤습니다.
그리고 언제든지 집에 있을 때에든지 성전에 모일 때에든지 그들은 예수님이 그리스도(메시야)라고 증거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산헤드린 공회에서 엄중하게 경고를 받고 협박을 받았음에도 여전히 그들의 협박에 끄떡도 하지 않습니다. 담대하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여러분, 채찍에 맞았는데 그걸 기뻐할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습니까? 아무 잘못도 없는데 능욕을 당하고 협박을 받는데도 기뻐할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그런데 사도들은 기뻐했습니다. 무엇이 사도들로 하여금 능욕을 받고 협박을 받아도 굴하지 않게 만들었습니까? 채찍질을 당해도 기뻐하고, 예수의 이름 때문에 능욕을 받음에도 그것을 기뻐하게 만든 것이 무엇입니까?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담대하게 만들었고, 무엇이 그들로 그런 고통 가운데서도 기뻐하게 했습니까?
제자들이 원래부터 그런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3년 동안이나 예수님의 뒤를 따라다녔지만, 여전히 욕망이 많은 사람들이었고 출세를 꿈꾸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로 예수님으로부터 참으로 많은 말씀을 듣고 예수님께서 행하신 기적을 참 많이 경험했으면서도 그들은 여전히 겁쟁이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신 후에 군병들에게 붙잡혀 끌려가시자 모두 예수님을 버리고 도망치기에 바빴습니다. 멀찍이서 예수님을 따라갔던 베드로, 수제자라고 하는 베드로는 대제사장의 뜰에서 ‘당신도 나사렛 예수와 함께 있던 사람 아니냐?’고 묻는 천한 여종의 말 한 마디에 세 번씩이나 주님을 부인했습니다. 어떤 제자는 벗은 몸에 베 홑이불을 뒤집어쓰고 몰래 예수님 뒤를 따라가다가 사람들에게 잡힐 위기에 처하자 홑이불을 버리고 벌거벗은 몸으로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그런 제자들입니다. 그렇게 나약하고 그렇게 겁많은 사람들이 제자들입니다.

그런데 그런 제자들이 어떻게 39대의 태장을 맞아도 기뻐하고, 예수님의 이름으로 절대로 말하지 말라고 협박을 받아도 아랑곳 하지 않고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이 될 수 있었습니까? 그런 제자들의 변화에는 아주 중요한 한 사건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건 사도행전 2장에 나와 있는 오순절 성령강림사건입니다. 예수님께서 승천하시기 전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몇 날이 못 되어 성령으로 세례를 받으리라.”(사도행전 1:5) 그리고는 이어서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사도행전 1:8)
예수님께서 말씀하신대로 그들은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후 열흘 만에 성령강림의 체험을 했습니다. 성령으로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게 오순절 성령강림사건입니다. 그리고 성령을 받은 후에 그들은 변했습니다. 나약하던 사람들이 강한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비겁하던 사람들에게 용기가 생겨났습니다. 불안에 떨던 사람들이 담대해졌습니다.
성령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그런 변화가 일어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성령이 임하시면 권능을 받기 때문입니다. 권능이라는 말은 능력이라는 말입니다. 그 권능이라는 말에서 다이너마이트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성령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다이너마이트와 같은 능력이 주어집니다. 내 안에 감추어둘 수 없는 어마어마한 능력이 생겨납니다. 다이너마이트가 그렇지 않습니까? 커다란 바위를 부술 때에 바위에 구멍을 파고 그 구멍에 다이너마이트를 집어넣고, 폭파시킵니다. 그러면 적은 양의 다이너마이트라 하더라도 엄청난 폭발력으로 인해 커다란 바위가 부숴집니다.
성령의 능력이 그렇습니다. 내 안에 다이너마이트와 같은 힘이 생겨납니다.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능력입니다. 그 능력을 담고 있기 때문에 어떤 위협 앞에서도 비겁하지 않습니다. 어떤 고난이 닥친다 하더라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 모든 위협과 고난의 환경을 파괴시킬 능력이 내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령으로 충만한 사람은 두려움이 없습니다. 담대합니다.

모세, 여호수아, 다윗, 다니엘, 베드로, 그들은 모두 성령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가진 것 없고 내세울 것 없을지라도 어떤 상황에서든지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상황에서 담대하게 나설 수 있었고, 그 담대함으로 그들은 모두 승리의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유관순 열사나 탱크 밑으로 뛰어 들어간 무명용사들에게도 담대함이 있었습니다. 그 담대함은 내가 만든 용기에서 나온 것입니다. 내 안에서 굳은 마음의 결단으로 그런 큰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성령의 능력은 내가 내 안에 만드는 능력이 아닙니다. 나는 여전히 비겁합니다. 유관순 열사처럼 왜군의 총부리 앞에서 당당하게 대한독립 만세를 외칠 용기가 없습니다. 적군의 탱크를 보면 두려운 마음에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게 우리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성령이 우리에게 임하시면 우리는 담대해집니다. 내가 담대해지고 싶어 담대한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내주하시는 성령께서 내 안에 다이너마이트와 같은 능력을 주시기 때문에 담대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성령강림주일이자 순교자기념주일입니다. 두 개의 기념일이 한 날에 겹쳐 만났다는 것은 참으로 의미 있는 일입니다. 순교자들의 신앙은 참으로 위대합니다. 우리가 본받고 싶은 위대한 신앙입니다. 어떤 위협 앞에서도 굴복하지 않고, 생명을 내어놓아야 하는 무서운 환경 앞에서도 당당하게 순교의 길을 선택해 갔습니다.
여러분, 오늘 우리에게 그런 상황에 온다면 우리도 그렇게 할 수 있습니까? 아마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담대한 용기가 없다고 우리 스스로 참 못난 신앙인이라고 자책할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순교자가 순교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용맹 때문이 아닙니다. 그들 가운데 역사하신 성령의 능력 때문입니다. 우리에게도 성령이 임재하시어 우리 안에 능력을 주시면, 지금은 순교할 용기가 없을지라도 순교의 자리에 섰을 때 담대하게 순교의 길을 갈 수 있습니다. 오늘 내 안에서 내 삶을 주관하시고 이끄시는 성령님을 의존하는 삶을 산다면, 우리도 순교적 신앙으로 매일매일을 살 수 있습니다.
- 예수님의 이름 때문에 능욕을 받는다 하더라고 기뻐할 수 있습니다.
- 예수님 이름 때문에 사람들에게 놀림을 당한다 하더라도 창피해 하지 않고 오히려 당당할 수 있습니다.
- 예수님 이름 때문에 채찍질을 당한다 하더라도 아픔의 눈물이 아닌, 나 같은 사람도 예수님의 이름 때문에 채찍에 맞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에 감사의 눈물을 흘릴 수 있습니다.
- 예수님 이름 때문에 불의와 타협하지 않기에 불이익을 당한다 하더라도 오히려 감사할 수 있습니다.
- 예수님 이름 때문에 내 손에 쥐어질 세상의 이익을 포기한다 하더라도 하늘의 상급을 바라보면서 더욱 마음의 풍요로움을 누리며 살 수 있습니다.

“그 이름을 위하여 능욕 받는 일에 합당한 자로 여기심을 기뻐하면서.” 하나님께서는 이게 바로 오늘 우리의 모습이기를 원하십니다.

<2011년 6월 12일 주일낮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