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원하십니까?
< 본문 - 시편 1:1-6 >
시대마다 유행하는 말들이 있습니다. 그 유행어는 그 시대의 시대정신을 반영하기도 하고, 사람들의 욕구를 반영하기도 합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단어는 ‘웰빙’(well-being)이었습니다. 사실 그 정확한 뜻을 알지 못한 채 ‘건강을 위해서 먹는 음식’ 정도로 사용되곤 했습니다. 웰빙이라는 말의 근본적인 의미는 육체적인 건강이 아니라, 전인격적인 건강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육체적인 건강을 위한 것만이 웰빙인 것처럼 생각하고, 유기농 농산물을 먹는 것이 최고의 웰빙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 다음에 사람들의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것이 ‘소통’이라는 말입니다. 소통이라는 말은 노무현 대통령이 강조하면서 시대적 트랜드처럼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러다가 이명박 대통령 시절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국민들은 뼈저리게 체험했습니다. 그러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얼마나 소통을 잘하는 대통령이었는지를 알게 되었고, 반대로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들과 얼마나 소통을 잘 하지 못하는지도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소통이라는 말과 함께 같은 의미를 가진 ‘코드’라는 말이 긍정적인 의미로든 부정적인 의미로든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지난해부터는 ‘힐링’(Healing)이라는 말이 대세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너도나도 여기저기에 힐링이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한 방송사에서 2011년도부터 진행하고 있는 ‘힐링캠프’라는 것이 사람들에게 반향을 일으키면서 이제 힐링이라는 말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하고 친숙한 말이 되어버렸습니다. 여행을 해도 ‘힐링여행’이라고 이름을 붙여야 뭔가 품위있는 여행인 것처럼 생각되고, 음식을 먹어도 예전에는 웰빙을 위해서 음식을 먹는다고 했는데 이제는 힐링을 위해서 음식을 먹는다고 합니다. 힐링여행, 힐링푸드 뿐만 아니라, 이제는 그 폭이 넓어져 쇼핑을 해도 힐링이라는 말을 붙이고, 대화를 해도 힐링, 차를 타도 힐링, 모든 것에 힐링이라는 말을 붙여야만 되는 것처럼 되어버렸습니다. 힐링이라는 말은 말 그대로 치유받는 것입니다. 몸과 마음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받는 것이 힐링입니다.
오늘 우리시대에만 힐링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은 어느 시대에나 힐링을 원했습니다. 우리보다 앞선 시대에는 더더욱 힐링이 필요한 시대였습니다. 몸도 마음도 지금보다 훨씬 더 지쳐 있었고, 고통 가운데 살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요즘에야 힐링이 대세가 된 것은 이제는 힐링을 드러내놓고 욕구할 정도로 우리의 삶에 여유가 생겼다는 뜻일 것입니다.
우리가 그렇게 웰빙을 추구하고, 소통하기를 원하고, 힐링을 원하는 것은 모두가 다 행복하고 싶어 하는 우리 인간의 욕구 때문입니다. 앞서 말한 그 모든 것을 한 마디로 요약하라고 한다면 ‘행복’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합니다. 행복하기를 원합니다. 자신의 삶이 불행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누구나가 복 받기를 원하는 것처럼 행복하기를 원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기서 중요한 질문을 하나 해야 합니다. 그것은 ‘행복이 무엇인가?’라는 것입니다. 역사상 수많은 철학자들과 사상가들이 행복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연구하고 사색하고 행복을 설파했습니다. 그들 나름대로 행복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0세기 최고의 철학자라고 말하는 영국의 버트란트 러셀(Bertrand Russell, 1872-1970)은 『행복의 정복』이라는 제목의 책에서 굳이 행복이 무엇인지 정의를 내리려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행복은 사람마다 기준이 다를뿐더러, 그 종류도 다양하기 때문에 정의를 내리려는 순간 그 정의의 범주 안에 행복을 다 담아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성경도 행복을 정의내리지 않습니다. 다만 누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지를 가르쳐줄 뿐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시편 1편의 말씀은 우리가 너무 잘 아는 말씀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시입니다. 오늘 본문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복 있는 사람은...” 여기서 우리가 먼저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구약성경에서 ‘복’을 말할 때 많이 쓰는 단어가 두 개가 있습니다. 하나는 ‘바루크’라는 단어이고, 다른 하나는 ‘아쉬레’라는 단어입니다. 우리가 기도하면서 하나님께 복을 달라고, 또는 누군가를 축복해 달라고 할 때 쓰는 ‘복’이나 ‘축복’은 ‘바루크’라는 단어입니다. 미국의 대통령의 이름이 버락 오바마인데, ‘버락’이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름이 바로 이 축복을 뜻하는 ‘바루크’라는 말에서 온 것입니다. 우리가 복을 좋아하는 것처럼, 유대계 사람들도 ‘바루크’라는 말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 1절에 나오는 ‘복 있는 사람’이라고 말할 때 ‘복’은 그 ‘바루크’가 아닙니다. ‘아쉬레’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이 ‘아쉬레’라는 단어를 보다 정확하게 번역한다면 ‘행복’입니다. ‘바루크’라는 단어는 ‘하나님께서 일방적으로 내려주시는 은혜’를 말하는 것인 반면, ‘아쉬레’라는 단어는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은혜와 복을 누리는 것’을 말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베풀어주셨습니다. 우리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복을 주셨고, 은혜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우리는 때로 복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엄격하게 말하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복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복을 우리가 다 알지 못하고 다 누리지 못한 채 살아갈 뿐입니다. 하나님께서 지금 내게 베풀어주신 은혜와 복을 다 누리며 살 수 있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됩니다. 오늘의 본문인 시편 1편의 말씀이 바로 그것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누가 하나님께 복을 받을 수 있느냐?’가 아니라, ‘누가 하나님께서 주신 복을 누리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느냐?’를 가르쳐주는 말씀입니다. 사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하나님께 많은 복을 받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받은 복을 마음껏 누리는 것입니다. 아무리 많은 복을 받아 복을 쌓아놓았다 하더라도, 그 쌓아놓은 복을 내가 누리지 못한다면 그 많은 복이 내게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차라리 받은 복은 적을지라도 내가 받은 그 적은 복을 100% 다 누리는 것이 훨씬 더 낫습니다. 이렇게 비유해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어떤 한 사람은 10억을 가지고 있고, 다른 한 사람은 10만원 밖에 없다고 가정해 보십시다. 여러분, 둘 중에 누가 더 부자입니까? 당연히 10억을 가진 사람이 부자입니다. 그런데 그 10억을 가진 부자는 자신의 돈을 은행에 넣어놓고 매일 통장을 열어봅니다. 그리고 통장을 펼쳐 볼 때마다 10억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뿌듯한지 모릅니다. 그렇게 부자인 그가 다른 사람을 위해서 밥 한 번 사지 않습니다. 자신도 매 끼니마다 2천 원짜리 김밥을 사먹으며 삽니다. 돈을 쓰다 보면 통장에 입금되어 있는 10억이 언제 9억으로 내려갈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돈을 쓰지 않습니다. 반대로 10만 원 밖에 없는 사람은 그 돈을 은행에 넣지 않습니다. 은행에 넣을 만큼 많은 것도 아니려니와 그는 그 돈을 쓰며 삽니다. 때로는 친구들과 만나 커피도 마시고, 때로는 식사도 같이 합니다. 비록 가진 돈을 많지 않지만 그는 자신의 수중에 있는 돈으로 가끔 만 원짜리 맛있는 밥을 사먹기도 합니다. 그렇게 쓰다 보면 또 10만원이 채워지겠지 하는 생각으로 그 돈을 잘 활용을 합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다시 한 번 묻겠습니다. 누가 더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입니까? 10억을 가지고 있어도 그것을 쓰지 않고 구차하게 사는 사람보다, 10만원 밖에 없지만 그것을 잘 사용하면서 사는 사람이 인생을 풍요롭게 사는 것이고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하나님께 얼마만큼 많은 복을 받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복을 얼마만큼 마음껏 누리느냐가 중요합니다. 많은 복을 받은 사람이 인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받은 복을 잘 누리며 사는 사람이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다시 물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하나님께 받은 복을 마음껏 누리며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하고 말입니다.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그것을 가르쳐줍니다.
먼저 시인은 우리에게서 죄를 멀리해야 하나님께서 주신 복을 누리며 사는 행복한 삶이 된다고 가르쳐줍니다. 1절에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복과 은혜를 마음껏 누리며 사는 행복한 사람은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않고,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않으며,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않는 사람입니다.’ 이 말씀을 거꾸로 읽으면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않고,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않으며,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않아야 하나님께서 주신 복과 은혜를 마음껏 누리는 행복한 사람으로 살 수 있습니다.’ 그런 뜻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우리가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먼저 죄를 멀리해야 합니다. 우리를 죄의 길로 유혹하는 유혹을 이겨내야 합니다. 오늘 본문은 우리를 죄의 길로 유혹하는 세 가지 유혹이 있는데, 그것을 잘 이겨내야 행복한 삶을 살게 된다고 가르쳐줍니다.
첫 번째는 악인들의 꾀를 따르도록 유혹하는 것을 이겨내야 합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악인은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심판에 대한 두려움이 없습니다. 지금 당장 내게 유익이 되고 내게 즐거움이 된다면 뭐든 해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악인들이 우리에게 죄를 짓도록 꼬드깁니다. ‘악인들의 꾀’라는 말은 ‘악인들의 꼬드김’이라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복을 누리려면 심판을 두려워하지 않는 악인들의 그런 꼬드김에 넘어가지 않아야 합니다.
두 번째는 죄인의 길에 서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죄인’은 구체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이나 계명을 범한 사람을 뜻합니다. 윤리적으로 도덕적으로 죄를 범한 사람들입니다. 사람들이 불법과 부정의 방법을 쓰는 것은 그렇게 함으로 얻어지는 이득이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산 물건을 국산이라고 속이면 국산을 파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중국산을 국산이라고 속이는 것이 잘못인 줄 알면서도 그렇게 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복을 누리는 행복한 삶을 살고 싶은 사람들은 그런 유혹을 이겨내야 합니다. 죄인들이 행하는 나쁜 선례를 따라서는 안 됩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부정과 불법을 통해서 이득을 얻고 더 빨리 출세한다 할지라도, 우리 신앙인은 그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세 번째는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도록 유혹하는 유혹을 이겨야 합니다. ‘오만한 자’는 자기를 절대화하여 남을 비웃고 무시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는다.’는 것은 남을 비웃고 조롱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같이한다는 뜻입니다. 내가 먼저 다른 사람을 조롱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누군가를 조롱할 때 동조하거나 맞장구 쳐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번 주 우리는 추석 명절을 맞게 됩니다. 추석 명절에는 평소보다 더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보고 싶었던 사람을 만나기도 합니다. 그럴 때 우리에게 이런 세 가지 유혹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죄를 짓도록 유혹하는 꼬드김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기쁨에 취해서 악인들의 꼬드김에 넘어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심판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이 눈앞에 보이는 이익을 도구로 우리에게 부정한 방법이나 불법을 행하도록 유혹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이 그렇게 해서 출세하고 돈 많이 벌었다고 우리에게도 그런 불법을 행하도록 유혹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그런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서 ‘나도 그렇게 한 번 해 볼까?’ 하는 마음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것을 조심해야 합니다.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끼리 다른 사람을 흉보고 다른 사람을 조롱하는 말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가 그 자리를 빠져나온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우리 자신도 사실 남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이 잘 된 이야기, 다른 사람을 축복해주는 이야기보다는 다른 사람을 조롱하고 험담하는 이야기가 훨씬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상황에 빠져들어 가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말의 화두를 바꾸어야 합니다. 좋은 이야기, 은혜스러운 이야기들을 하도록 우리가 분위기를 바꾸어야 합니다. 그렇게 할 수 없을 때에는 조용히 그 자리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더 낫습니다.
오늘 본문 1절은 우리에게 분명하게 선언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복을 누리는 행복한 삶을 살기를 원한다면 악인과 죄인들, 그리고 오만한 사람들의 죄와 그 유혹에 대해서 분명하게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유혹하는 그 유혹에 빠져들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께서 주신 복을 마음껏 누리는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말씀과 밀착된 삶을 살아야 합니다. 죄와 유혹은 거부하고 멀리하되, 하나님의 말씀은 순종하고 가까이해야 합니다. ‘복 있는 사람은...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한다.’고 말씀합니다.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 율법을 주야로 묵상할 때 우리는 하나님께서 주신 복을 누리며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구약성경 언어인 히브리어로 ‘묵상한다’는 말은 참 재미있는 말입니다. ‘묵상한다’는 말이 히브리어로 ‘하가’라는 단어입니다. 이 말은 비둘기가 우는 소리를 표현하는 의성어(擬聲語)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비둘기가 ‘구-구-구-’하고 운다고 표현합니다. 그런데 히브리 사람들은 ‘하가-하가-하가-’라고 소리를 낸다고 표현합니다. 히브리 사람들이 말씀을 묵상할 때 그렇게 합니다. 마치 비둘기가 ‘구-구-구-구-’하고 소리를 내는 것처럼, 히브리 사람들은 말씀을 묵상할 때 말씀을 그렇게 읊조립니다. 옆에서 들으면 마치 비둘기가 우는 것같이 계속해서 소리를 내어 암송합니다. 그것이 묵상입니다. 우리가 조용히 말씀을 우리의 머리로 생각하고 가슴으로 새기는 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말씀을 그렇게 읊조리다 보면 그 말씀이 내 영혼과 마음에 새겨집니다. 그리고 내 영혼과 마음에 새겨진 그 말씀이 나를 지배합니다. 내가 말씀에 지배를 받게 됩니다. 우리가 말씀을 묵상한다고 할 때 조심해야 할 것이 그것입니다. 말씀을 내가 머리로 생각하면서 내가 말씀을 지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말씀을 내 마음대로 요리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말씀을 묵상하는 것이 아닙니다. 말씀을 묵상하는 이유는 그 말씀이 나를 지배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말씀이 나를 지배하면 내 삶이 그 말씀을 따라 살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말씀을 묵상하되 주야(晝夜)로 묵상해야 합니다. 주야로 묵상한다는 말은 밤이나 낮이나 언제나 말씀을 묵상한다는 말입니다. 그것은 단순히 밤과 낮이라는 시간적 개념만을 의미하진 않습니다. 밤은 고난과 시련의 때를 말하는 것이고, 낮은 인생에 좋은 일이 있고 형통할 때를 말합니다. 또한 밤은 슬픔과 고통의 때를 말하고, 낮은 기쁘고 행복할 때를 말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어떤 형편에 있든지 언제나 말씀을 묵상하고 말씀에 지배된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하나님께서 주신 복을 누리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말씀을 묵상하고 말씀에 지배를 받을 때에 우리는 우리를 유혹하는 죄의 유혹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으로 마귀의 유혹을 이기신 것처럼 말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행복은 우리의 삶의 여건이 좋아진다고 해서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 마릴린 먼로(Marilyn Monroe, 1926-2962)라는 미국의 여배우를 아십니까? 20세기 섹시의 아이콘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미모가뛰어나 여배우로,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사람입니다. 그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나는 한 여성이 지닐 수 있는 모든 것을 가졌습니다. 나는 젊습니다. 나는 아름답습니다. 나는 돈이 많습니다. 나는 사랑에 굶주리지 않습니다. 하루에도 수백 통의 팬레터를 받고 있습니다. 나는 건강하고 부족한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미래에도 이렇게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웬일일까요? 나는 이렇게도 공허하고 이렇게도 불행합니다. ‘이유 없는 반항’이라는 말도 있지만 나는 이유 없이 불행합니다.” 영원히 젊음과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을 것만 같은 그녀였습니다. 돈이나 명예나 성공에서나 그녀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모든 것을 다 가졌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고백처럼 그녀는 이유 없이 불행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여러 번의 결혼에 실패하면서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36세의 젊은 나이에 약물과다 복용으로 죽음을 맞고 말았습니다. 얼마나 삶이 힘들고 불행하다고 생각했으면 약물에 의존하여 살다가 세상을 떠나고 말았겠습니까?
반면 ‘스위스의 성자’라고 불리는 스위스의 철학자이자 작가인 카알 힐티(Carl Hilty, 1833-1909)라는 분이 있습니다. 그는 ‘어떻게 하면 사람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연구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인간적인 방법과 논리를 가지고, 또 그 많은 지식을 가지고 행복을 추구하려 해도 늘 추상적인 것들뿐이었습니다. 그러다가 그는 성경을 읽으면서 성경 안에서 참다운 행복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후 그는 모든 사람에게 추앙을 받는 행복론자가 되었고, 77세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매일 성경을 읽고 기도하고, 감사하고 찬송하는 삶을 반복해 살았습니다. 조용히 주님과 함께 하는 시간이 최고로 행복한 시간이요, 찬송하는 시간이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시간임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77세에 세상을 떠날 때 그의 책상에는 빛바랜 낡은 성경책과 ‘영원한 평화’라는 제목으로 쓰다만 논문이 놓여져 있었습니다.
그는 그의 저서 『행복론』에서 ‘인간의 행복은 외적 자원의 충족과 편안함에 있지 않고, 땀을 흘리며 노동을 하고 난 후 시원한 그늘에서 잠간 쉴 때 행복을 얻는다.’고 말합니다.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부유하고 모든 것을 갖춘 삶에 행복이 깃들이는 것이 아니라, 땀 흘리며 일한 후에 시원한 그늘 아래서 잠깐 쉬는 평범한 일상에 행복이 있다고 말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평범한 일상이 바로 그의 삶을 통해서 보여주듯이 하나님의 말씀을 즐거워하고 그 말씀에 지배받는 삶을 사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그렇게 죄악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노(no)!’라고 선언하며 거부하고, 말씀을 묵상하면서 말씀에 지배받는 행복한 삶을 사는 사람을 ‘시냇가에 심겨진 나무’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시냇가는 물이 마르지 않는 곳입니다. 성경에서 물은 생명을 의미합니다. 그러기에 시냇가에 심겨진 나무는 시냇물에서부터 영양분을 공급받기에 그 생명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나무에서는 철을 따라 열매를 맺습니다. 그리고 잎사귀도 마르지 않습니다. 잎사귀가 마르지 않는 나무는 나무로서 늘 그 아름다움을 간직하게 됩니다. 한 나무가 이렇게 생명력과 열매와 아름다움을 갖는다는 것은 나무가 가질 수 있는 최상의 상태를 의미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복을 누리며 사는 행복한 사람은 그 나무의 크기에 상관없이 하나님께로부터 주어지는 생명력을 가지고, 늘 열매를 맺으며 그 삶의 아름다운 품위를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행복한 사람은 그 행복을 누리며 사는데 있어서 행복의 품위를 가지고 삽니다. 행복한 사람은 남들이 근접할 수 없는 행복의 품위가 있습니다. 그것을 ‘행복의 권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지위가 높은 사람만 권위를 갖는 것이 아닙니다. 좋은 옷을 입고 남들 앞에 떵떵거려야만 품위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복을 누리며 행복하게 사는 사람은 세상 사람이 얕보지 못할 품위와 권위를 가지고 삽니다.
여러분, 세상의 권세를 가지고 뽐내며 사는 것보다 더 귀한 것은 행복의 품위를 가지고 사는 것입니다. 세상 그 어떤 권세보다 큰 권세는 행복을 누리며 사는 사람의 권세입니다. 그것은 세상 그 무엇이 빼앗아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그런 행복의 품위를 갖고 살고 싶지 않으십니까? 세상 사람들이 얕보지 못하는 행복의 품위 말입니다.
우리는 또 한 번 추석명절을 맞았습니다. 정말 기쁜 명절입니다. 땀 흘려 일해서 얻어진 첫 곡식을 거두는 기쁨이 있고, 그것을 먹을 수 있다는 감사가 있는 명절이 추석명절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기쁘고 행복하게 지내는 이 순간에도 우리의 행복을 배 아파하는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마귀입니다. 마귀는 그 행복한 순간에도 우리를 유혹할 것입니다. 우리에게서 행복을 빼앗아가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 행복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가 죄의 유혹에 대해서 ‘노(no)!’라고 단호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말씀을 묵상하며 말씀에 지배받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복을 마음껏 누리며 살 수 있습니다. 죄는 눈앞에 있는 이익을 줄 것처럼 우리를 유혹하지만, 사실 죄는 우리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 가버리고 맙니다. 죄의 유혹에 대해서 ‘노(no)’라고 단호하게 말할 수 있는 믿음으로 사십시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셔서 누리기를 원하시는 복된 삶, 행복을 누리는 삶을 사십시다. 우리가 행복하게 사는 것을 하나님께서는 아주 기뻐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마음껏 누리며 살라고 복과 은혜를 주셨습니다. 그 복과 은혜를 마음껏 누리며 사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고, 하나님의 기쁨입니다.
<2013년 9월 15일 주일 낮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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