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일을 열심히!

< 본문 - 디도서 2:11-14 >

  지난 월요일인 5월 22일, 영국 맨체스터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하여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번 테러 역시 이슬람 국가 IS가 자신들이 배후라고 주장하고 있고,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IS가 배후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이번 테러를 실제로 실행한 사람은 이슬람교도인 22살의 리비아계 영국인 살만 라마단 아베디(Salman Ramadan Abedi)이지만, 그 테러와 연계되어 10여명이 체포되었다고 보도되고 있습니다.

   이번 테러로 인해서 22명이 사망하고 50여 명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밤 10시 33분 경에 일어난 이번 테러는 미국의 팝가수인 아리아나 그란데의 공연이 끝난 직후에 사람들이 공연관람을 마치고 나오는 과정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폭탄 테러로 수많은 희생자가 발행하여 어수선한 사이에 한 노숙자가 한 행동이 AP, CNN, CBS 뉴스를 통해서 알려지면서 큰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테러가 일어났던 맨체스터 경기장 인근에서 노숙을 하던 35세의 스티븐 존스(Stephen Jones-사진)는 테러로 폭발사고가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고도 사고 현장으로 달려가 부상자들을 도왔습니다. 그는 처음 테러가 일어났을 때 폭발소리가 폭죽이 터지는 소리인줄 알았고,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자 자기도 사람들과 함께 도망을 쳤습니다. 그러나 이내 그것이 사고인 것을 알고는 사고 현장으로 달려갔는데, 가서 보니 아이들과 여자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는 다른 노숙자들과 함께 부상자들의 몸에 박힌 못을 빼주고, 그들의 피를 닦아 주었습니다. 그리고 피를 흘리는 한 여성의 다리를 지혈하여 구급차가 올 때까지 보살펴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돕는 것은 모든 인간의 본능이며, 자신들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 뿐’이라고, ‘만일 자신이 아이들을 도와주지 않았다면 평생 그들을 버리고 도망쳤다는 생각이 자신을 힘들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한 노숙자의 용감한 행동이 언론과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확산되면서 존스가 지낼 수 있는 집을 마련해 주자는 운동이 일어나게 되었고, 불과 몇 시간 만에 모금액의 목표치인 1만5천 파운드(약 2천2백만 원) 가까이 모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한 노숙자의 영웅담을 통해서 노숙자들에게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맨체스터의 앤디 번햄 시장은 ‘존스는 끔찍한 테러 공격으로 충격을 받은 맨체스터 시민들에게 대단한 감동을 주었다.’며, 자신의 연봉 중 15%를 노숙자 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자 지역의 자선가들도 노숙자를 돕는 일에 동참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의 일반적인 생각에 ‘노숙자’ 그러면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할 대상, 우리가 불쌍히 여기고 도와주어야 할 사람으로만 생각합니다.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먹을 것도 제대로 먹지 못한 그들은 남들이 누리는 것을 누리지 못하는 우리 시대에 가장 불쌍한 이웃 가운데 한 부류입니다. 그런데 폭탄테러가 일어난 그 끔직한 사건 현장에서 그들은 자기들이 누군가를 도와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사건 현장으로 되돌아가 피를 흘리며 고통 가운데 괴로워하고 있는 사람들을 도와주었습니다. 어쩌면 늘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하는 존재라고 생각한 그들이 오히려 누군가를 기꺼이 도와주었다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은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선을 베풀고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을 준다는 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부여된 인류애적 사명인지도 모릅니다. 가진 사람들만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어야 하는 것 아닙니다. 건강한 사람만이 선을 베풀며 살아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어떤 특별한 사명을 가진 사람만이 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로 지으심을 받은 우리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영역 안에서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우리가 신앙생활하는 것은 구원받기 위함만은 결코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서 당신의 독생자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주셨고, 이 땅에 오신 우리 주님은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우리에게 구원을 주신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 하나님의 사랑과 우리 주님의 은혜로 우리가 구원을 받았습니다. 그런 하나님의 사랑과 주님의 은혜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결코 구원받은 백성이 될 수 없었습니다.

   우리가 그런 하나님의 사랑과 예수님의 은혜로 구원받은 백성이 되었다면, 그 다음을 생각해야 합니다. 왜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구원해 주셨는가 하고 말입니다. 왜 하나님께서는 세상에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서 우리를 구원하여 당신의 백성을 삼아 주셨는가 하고 말입니다. 구원받은 사람들이 구원받은 이후에 반드시 생각해야 할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왜 우리를 구원하셨는가를 스스로 묻고, 스스로 그 질문에 답을 찾아서 그 목적에 맞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구원을 받은 후에도 여전히 구원의 문제만을 가지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비슷한 비유가 될 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미 대학에 입학한 사람은 더 이상 입학에 대해서 걱정하지 않습니다. 대학에 입학한 후에는 대학 공부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하며 공부에 열심해야 합니다. 우리가 구원받은 것도 그렇습니다. 구원받은 백성답게 어떻게 살 것인가를 늘 고민해야 하고, 고민한대로 구원받은 백성답게 살기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신 이유는 분명합니다. 우리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시기 위해서입니다. 이사야 43:21절에서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하여 지었나니 나를 찬송하게 하려 함이니라.” ‘하나님을 찬송하게 한다.’는 말씀은 우리를 모습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찬송을 받으신다는 뜻입니다. 우리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신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해 드리기 위해서 창조된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우리 인간은 하나님을 잊어버리면서 창조된 본래 목적인 하나님을 영화롭게 해 드리는 일에 관심을 갖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신앙인들은 그럴 수 없습니다. 우리의 삶의 목표는 하나님을 영화롭게 해 드리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린도전서 10:31) 먹고 마시는 일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하는 가장 기본적인 일입니다. 아주 사소한 일이고 매일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도 바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작은 일이지라도 우리의 삶의 목적은 분명하다는 것입니다. 바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사는 것입니다.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는 말씀은 우리의 삶 전부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사는 것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사는 삶입니까?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시는 삶이 되는 것입니까? 거기에 대해서 예수님께서 아주 명확하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마태복음 5장에서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마태복음 5:14)라고 말씀하신 후에, “이같이 너희 빛을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태복음 5:16)고 말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영광을 세상 속에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은 ‘사람들 앞에 빛된 삶을 사는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세상 속에서 착한 행실로 살아갈 때 사람들은 우리의 그런 모습을 보고서 우리가 믿는 하나님, 우리를 구원하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세상 속에서 착한 행실을 드러내어 그 모습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보여주어야 할 사람들입니다. 그것이 그리스도인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오늘 본문 14절에서도 하나님께서는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대신하여 당신을 십자가의 죽으심에 내어주신 이유는 우리를 죄와 불법에서 구원하시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를 깨끗하게 하셔서 선한 일을 열심히 하는 하나님의 백성이 되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다면 마땅히 선한 일을 열심히 해야 합니다. 그게 하나님의 백성이 반드시 힘써야 할 신앙인의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우리가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백성이 아닌 사람들 가운데도 선한 일에 열심히 하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만 선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는 착한 양심을 가지고 선한 일에 열심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그렇게 세상에서 선한 일을 열심히 하는 세상의 사람과 신앙을 갖고 사는 우리가 선한 일에 열심히 하는 것과는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선한 일을 한다는 것에는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같은 선한 일을 하더라도 분명하게 차이가 나는 것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그 첫 번째는 ‘왜?’입니다. 왜 선한 일을 해야 하느냐 하는 것에 차이가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맨체스터 폭탄테러 현장에서 선한 일을 한 노숙인도 ‘사람의 양심상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고 말합니다. ‘그 모습을 보고도 그냥 지나쳤다면 평생 양심의 가책을 받으며 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냥 사람됨의 양심 때문에 선한 일을 한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들에게도 선한 양심이 있습니다. 우리도 선한 양심 때문에 착한 일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좀 다릅니다. 우리가 가진 선한 양심은 하나님으로 인한 양심입니다. 베드로 사도의 편지를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 마음에 그리스도를 주로 삼아 거룩하게 하고 너희 속에 있는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 자에게는 대답할 것을 항상 준비하되 온유와 두려움으로 하고 선한 양심을 가지라.”(베드로전서 3:15-16) 우리가 가지는 선한 양심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가지는 그런 종류의 양심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의 마음을 품고 예수님의 마음을 닮는 마음이 그리스도인이 가져야 하는 선한 양심입니다. 우리 마음에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담고 예수님을 닮아가는 것이 선한 양심으로 사는 것입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야 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새 사람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구원받은 백성이 되었기 때문에 선한 양심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분명 선한 양심을 가져야 합니다. 선한 양심으로 선한 일을 힘쓰는 사람들이 되어야 합니다. 왜 그렇습니까?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은 사람들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로부터 은혜를 받은 사람들이기에 우리는 그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처럼 선한 행실로 살아야 합니다.

   이 말씀을 바꾼다면, 우리가 선하게 살 수 있는 힘은 우리 자신에게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착하기 때문에 선한 일을 힘쓰는 사람들이 되는 것 아닙니다. 우리로 하여금 선한 삶을 살도록 하나님께서 도우실 것이기에,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선한 양심을 가져야 하고,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선한 일을 힘쓰는 사람들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 주님께서 이 땅에 사실 때 선하게 사셨습니다. 사람들이 가까이 하려 하지 않는 병자들에게 다가가셔서 그들을 긍휼히 여기시고, 그들의 병을 고쳐주셨습니다. 사람들이 죄인이라고 낙인을 찍고 정죄하는 세리나 죄인들에게도 기꺼이 다가가셔서 그들과 친구가 되어 주셨습니다. 심지어는 사람들이 돌로 쳐 죽여야 한다고 아우성을 치는 ‘간음하다 현장에서 잡힌 여인’의 생명을 건져주셨을 뿐만 아니라, 친히 그 여인을 정죄하지도 않으셨습니다. 이 땅에 사시는 동안 우리 주님께서는 그렇게 선한 일을 열심히 하셨습니다. 식사하실 겨를도 없으실 정도로 많은 사람을 위해서 일하셨고, 그들에게 하나님의 나라를 보여주고 가르쳐주기 위해서 몸부림을 치셨습니다. 그렇게 사신 분이 우리 주님이십니다. 우리는 그런 주님의 제자가 된 사람들입니다. 주님의 제자이기에 우리는 그런 주님의 마음과 삶을 본받는 사람들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선한 일을 열심히 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선한 일을 하는 것과 다른 또 하나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선한 일을 함으로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시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선한 일을 하는 이유는 우리를 부르신 하나님을 위해서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는 그런 존재로 지으심을 받았고, 그런 존재로 부르심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선한 일을 할 때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신다면 우리는 ‘그 선한 일을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하는 것에 결코 고민할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가 주님의 마음을 품고만 있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분명하게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순간순간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선한 일을 행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십니다. 우리 앞에 놓인 선한 일을 행할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은 그 일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시기 위해서 우리를 그 자리에 있게 하셨다는 뜻입니다. 그러기에 우리에게 주어진 ‘선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께서 야고보 사도를 통해서 ‘그러므로 사람이 선을 행할 줄 알고도 행하지 아니하면 죄니라.’(야고보서 4:17)라고 말씀하신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선을 행할 줄 알고도’라는 말씀은 ‘선을 행할 기회가 주어졌음에도’라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선을 행할 기회를 주셨는데 우리가 그 기회를 놓쳐버리고 선을 행하지 않는 것은 하나님 앞에 죄를 짓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기회를 통해서 우리가 선을 행함으로 당신이 영광을 받으시길 원하셨는데, 우리가 기회를 놓쳐버림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행한 작은 선행일지라도 그것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신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세상 사람들이 선을 행하는 것과 다른 마음가짐을 가지고 착한 일을 해야 할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야 할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이 영광을 받으시고자 우리를 부르셨고, 우리에게 선을 행할 기회를 주시면서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길 원하십니다. 우리의 선한 행실, 우리가 행한 착한 일들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거룩한 행실입니다.

   우리가 작은 선행을 통해서 세상 속에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다면, 우리가 그런 존재로 쓰임 받을 수 있다면 그 얼마나 복된 일입니까? 우리같이 부족함이 많고 연약한 사람들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거룩한 도구로 쓰임 받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입니까?

   여러분, 기억하십시다. 하나님은 우리를 통해서 영광을 받길 원하십니다. 우리가 어떤 거대한 일을 하거나 남들이 전혀 하지 못하는 큰 업적을 남겨야만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것 아닙니다. 우리의 삶에서 작은 선행 하나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일이 됩니다. 내게 선을 행할 작은 기회가 있을 때 그것을 기쁨으로 감당함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세상 속에 보여줄 수 있습니다.

  미국 뉴욕에서 있었던 실화라고 합니다. 택시운전을 하던 분이 콜택시 요청을 받고 해당 주소지로 차를 몰고 갔습니다. 집에 도착해서 ‘차가 도착했노라’고 경적을 울렸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무런 기척이 없었습니다. 그냥 돌아갈까 하다가 일단 기다려보기로 하고, 현관문으로 가서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그러자 노쇠한 노인의 목소리로 “잠시만 기다려주세요.”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손님이 나오기까지는 꽤나 시간이 흘렀고, 마침내 문이 열렸습니다. 90세 이상 돼 보이는 작고 연로하신 할머니 한 분이 손에 작은 여행 가방을 들고 나오셨는데, 열린 문틈으로 바라보니 집안은 사람이 산 흔적이 모두 지워진 것 같아 보였습니다. 모든 가구는 천으로 덮여 있었고, 휑한 벽에는 아무 것도 걸려있지 않았습니다. 사진과 기념품이 가득 찬 상자 하나만 구석에 놓여져 있었습니다.

   할머니의 요청에 따라 할머니가 들고 있는 가방을 들어 트렁크에 실고서, 할머니의 팔을 잡고 천천히 자리에 앉혀 드렸습니다. ‘도와줘서 고맙다’고 인사하는 할머니께 ‘아니에요, 모든 승객을 제 어머니처럼 대해야죠.’라고 대답하자, 할머니는 미소를 띤 얼굴로 ‘굉장히 친절하시군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택시에 탄 뒤 할머니는 목적지의 주소를 알려주며 시내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가지 말아 달라고 하셨습니다. ‘목적지까지는 가는 지름길이 없어 시내를 통과해 가지 않으면 많이 돌아가게 된다.’고 말씀드리자, 할머니는 ‘기사 양반만 괜찮다면 급할 것이 없으니 돌아가도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지금 요양원으로 들어간다.’고, ‘사람들이 마지막 죽으러 가는 그곳으로 말이죠.’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의사가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고 말했다는 이야기까지 해 주셨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그는 미터기를 껐습니다. 그리고는 할머니께 ‘어디 가 보고 싶으신데 있으세요?’라고 물었고, 그 후 두 시간 동안 할머니와 시내 구석구석을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는 동안 할머니는 자신이 살아온 지난 시간들에 대해서 말씀하셨고, 그는 할머니를 모시고 할머니가 고인이 된 남편과 젊었을 적 살았던 집을 비롯해서 할머니의 삶의 흔적들이 묻어있는 곳들을 찾아가 그곳들을 보여드렸습니다. 어느 골목에서는 할머니가 천천히 가 달라고 말씀하시면서 호기심이 가득한 어린아이처럼 창밖을 물끄러미 바라보기도 하셨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다닌 후에 할머니께서 ‘이제 피곤하니 목적지로 가 달라.’고 말씀하시자, 할머니를 요양원으로 모시고 갔습니다. 요양원에 도착할 때까지는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작은 요양원에 도착하자, 간호사 두 명이 나와서 할머니를 맞아 휠체어에 태웠고, 기사는 트렁크 속에서 할머니의 가방을 꺼내들었습니다. 할머니가 핸드백을 열며 묻습니다. ‘요금이 얼마죠?’ 그러자 그는 ‘0원이예요.’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래도 이 사람아, 생계는 꾸려나가야지.’라고 말씀하시는 할머니께 그는 웃으면서 답했습니다. ‘승객은 또 있으니까 괜찮아요.’ 그리고는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할머니를 꼬옥 안아드렸고, 할머니 역시 그를 꽉 안아주었습니다. 할머니는 두 눈에 눈물이 가득 고인 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 늙은이의 마지막 여행을 행복하게 만들어줘서 고마워요.”

   할머니가 건강하시길 빌며 할머니와 헤어진 뒤 그는 택시를 몰고 길을 떠났습니다. 교대 시간이 훌쩍 넘었지만 그는 정처 없이 차를 몰고 도시를 돌아다녔습니다. 다른 누구와도 말을 붙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그날 있었던 그 할머니와의 드라이브가 자신의 평생에 가장 따뜻한 시간이었고, 가장 뜻깊은 일이었노라고 회상했다고 합니다.

  여러분,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떤 느낌을 받으셨습니까? 참 평범한 일입니다. 마음을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산다면 얼마든지 참으로 따뜻하고 뜻깊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우리의 삶입니다. 우리에게 무언가가 많이 주어져야 나누며 살 수 있는 것 아닙니다. 우리의 마음에 조금만 여유를 가지면 우리는 누구와도 우리의 마음을 나눌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그리스도의 사랑이 있습니다. 우리의 가슴에는 남들이 알지 못하는 십자가의 사랑이 있습니다. 여러분! 그 십자가의 사랑이 지금 나에게 어떤 감동을 주는지 느껴보십시다. 그리고 그 십자가 사랑이 나에게 감동을 주시는 대로 살아보십시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선한 일을 열심히 하는 자기 백성’으로 삼아주셨습니다. 우리를 통해서 당신이 세상에서 영광을 받으시기 위해서 말입니다.

< 2017년 5월 28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