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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6-04-23 10:32

누구에게나 공평하신 하나님 (4월 23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누구에게나 공평하신 하나님
본문 - 창세기 29:21-30

어느 마을에 늘 모든 것에 불평과 불만이 가득한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지게를 지고 나무를 하러 산에 가다가, 골목길 울타리에 호박이 주렁주렁 달린 것을 보고서 ‘열매의 크기에 비해 넝쿨이 너무 작고 약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산에 올라가서 나무를 하려다 보니까 커다란 도토리나무에 도토리가 많이 달린 것을 보고서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물주는 참 불공평하시다. 왜 약한 넝쿨에는 큰 호박이 주렁주렁 열리게 하시고, 아름드린 큰 나무에는 작디 작은 도토리가 열리게 하셨을까? 차라리 바꿔서, 약한 넝쿨이 작은 도토리가 열리게 하고, 큰 아름드리 나무에 커다란 호박이 열리게 하면 훨씬 낳지 않는가?’ 그렇게 생각하며 조물주를 비난하며 불평했습니다.

그는 한참 열심히 나무를 하다가 너무 힘도 들고 더웁기도 하고 그래서 도토리나무 아래 시원한 그늘에서 잠을 자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참 잠을 자고 있는데 도토리 하나가 툭- 하고 떨어지면서 잠자고 있는 그 사람의 이마를 때리고 떼구르르 굴러갔습니다. 한참 맛있게 잠을 자던 그는 도토리에 이마를 맞고서 깜짝 놀라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그리고는 가만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만일 이 도토리나무에 호박만한 큰 열매가 달렸다가 내 이마로 떨어졌다면…’ 그렇게 생각하니까 아찔했습니다. 그래서 자기의 생각을 고쳐먹게 되었습니다. ‘내 짧은 머리로 깨닫지 못했었는데, 이제 생각하니 조물주는 참으로 공평하시구나.’ 그리고는 불평하던 생각을 버렸다는 이야기입니다. 도토리 하나 때문에 세상의 공평의 이치를 깨달은 것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면서 살아가도록 창조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창조하실 때에 이미 모든 만물을 공평하게 지으셨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월등하도록 만드신 것이 없었습니다. 음지가 있으면 양지가 있게 하셨고, 높은 곳이 있으면 낮은 곳이 있게 하셨습니다. 키가 큰 것이 있으면 키가 작은 것이 있고, 무거운 것이 있는가 하면 가벼운 것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모든 것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 균형을 이루어 살아가도록 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공평하신 하나님’이라고 부릅니다.

유대인의 격언에 보면 “하나님의 손에는 항상 저울이 들려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누구에게는 많은 것을 주고, 누구에게는 적게 주고 그러지 않으신다는 말입니다. 누구를 특별히 미워하시고, 반대로 누구는 특별히 사랑하시고 그런 하나님이 아니시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누구나 다 사랑하시고, 모두에게 골고루 주시는 공평하신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하나님을 공평하신 분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우리의 욕심의 눈으로 보면서 우리에게 넉넉하게 주지 않으신다고 불평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나보다 더 많이 가진 사람을 보면서 “하나님께서 왜 나에게는 이렇게 적게 주실까?” 그러면서 불평하기도 하고, 나보다 더 잘 생긴 사람을 보면서 “나는 왜 이렇게 못나게 만드셨을까?”라고 불평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모습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욕심의 눈이 아닌 하나님의 눈으로 바라보면 모든 것에 공평하신 하나님이심을 발견하게 됩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에 보면 네 사람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야곱과 야곱의 두 아내 레아와 라헬, 그리고 야곱의 장인어른인 라반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이 네 사람에게 대하신 것을 보면 우리 하나님이 얼마나 공평하신 분인가를 알게 됩니다. 우리는 야곱을 특별히 사랑하신 분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야곱만 특별히 사랑하신 것이 아니라 모두를 사랑하셨고, 모두에게 공평하게 대해 주셨습니다.

먼저 야곱에 대해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우리는 야곱의 일대기를 잘 알고 있지요? 그는 참으로 약삭빠른 사람이었고, 남이 가진 좋은 것을 보면 자기 것으로 만들지 않고는 못 견디는 사람이었습니다. 자기가 가지고 싶은 것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빼앗아야 직성이 풀리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성경에 보면 야곱은 어머니 배속에서부터 쌍둥이 형과 싸웠다고 기록해 주고 있습니다. 태어날 때에도 자기가 형이 되겠다고 먼저 나오려고 먼저 나온 형의 발뒤꿈치를 붙잡고 나왔습니다. 한마디로 지독한 사람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누군가에게 결코 지기 싫어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커서는 형이 사냥하고 돌아왔을 때 허기진 틈을 타서 팥죽 한 그릇으로 형이 가진 장자권을 빼앗았습니다. 또 눈이 잘 보이지 않는 아버지를 속이고 형이 받아야 할 축복도 가로채고 말았습니다. 야곱은 형과의 경쟁에서 언제나 승리자였습니다. 아마도 야곱이 오늘 이 시대에 태어났다고 해도 어느 누구 못지않게 출세하고 성공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공평하신 하나님이셨습니다. 하나님은 야곱으로 하여금 그런 방법으로 계속 승승장구하며 살도록 그냥 놔두지 않으셨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 말씀에 보면, 야곱은 자신이 형과 아버지를 속였던 것과 똑같이 보기 좋게 당하는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야곱이 형 에서를 속이고 아버지의 축복을 가로챈 다음에 ‘죽여버리겠다’는 형이 무서워 외갓집으로 도망갔습니다. 가서 보니까 외삼촌에게 레아와 라헬이라는 두 딸이 있는데, 큰 딸 레아는 못생겼고 작은 딸 라헬은 절세에 미인이었습니다. 야곱은 라헬을 보는 순간 그녀에게 홀딱 반해버렸습니다. 그래서 외삼촌에게 동생 라헬을 자기 아내로 달라고 청원했습니다. 그랬더니 외삼촌은 ‘7년간 머슴을 살면 둘째 딸 라헬을 아내로 주겠다’고 말합니다. 야곱은 예쁜 애인 라헬에게 장가가고 싶은 마음에 7년을 하루같이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약속한 7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제 그렇게도 사랑하던 라헬을 아내로 맞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신방을 꾸미고 첫날밤을 지냈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날이 밝아 일어나 보니까 자기 옆에 누워있는 신부는 자기가 그렇게도 좋아하던 라헬이 아니라 얼굴이 호박 같은 레아가 누워있는 것입니다. 야곱에 얼마나 놀랬겠습니까? 야곱이 외삼촌 라반에게 감쪽같이 속은 것입니다.
여러분! 마음에도 없는 결혼생활을 하는 것처럼 불행한 것은 없습니다. 하루 이틀 사는 것도 아니고, 한 두 해 살다가 헤어지는 것도 아니고, 평생을 살아야 되는데 마음에도 없는 사람과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야곱의 마음은 한마디로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야곱은 외삼촌에게 항의했습니다. “내가 이 못생긴 레아를 아내로 달라고 7년 동안이나 뼈 빠지게 일한 줄 아십니까? 외삼촌께서 분명히 ‘7년 동안 머슴을 살면 예쁜 라헬을 아내로 주겠다’고 약속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런데 왜 레아를 주시는 겁니까?” 그러자 외삼촌 라반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우리 풍습으로는 형을 놔두고 아우를 먼저 결혼시키는 법이 없다네. 그러니 정 라헬과 결혼하고 싶으면 7년을 더 머슴을 살겠다고 약속하게나. 그러면 라헬도 아내로 주겠네.”
여러분, 이런 사기가 어디 있습니까? 풍습이 그렇다면 처음부터 그렇다고 이야기를 했더라면 덜 억울하기라도 하지요. 라헬을 주겠다고 ‘7년을 머슴을 살아라.’ 그래서 머슴을 살았더니, 첫날밤을 지내고 보니 전혀 마음에도 없는 레아가 옆에 누워있습니다. 이것은 외삼촌이 사기를 쳐도 단단히 마음먹고 사기를 친 것입니다. 지금까지 남을 속이는 데에는 아주 약삭빨랐던 야곱이 외삼촌에게 보기 좋게 당하고 만 것입니다.

옛말에 ‘도둑 맞으려면 개도 안 짖는다.’고 했습니다. 이 약삭빠른 야곱이 밤새 신방을 꾸미면서, 물론 전깃불도 없을 때니까 얼굴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합시다. 그래도 몇 마디 얘기라도 했을 텐데 자기와 첫날밤을 지낸 사람이 사랑하는 라헬이 아니라 레아였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했겠습니까? 야곱은 아주 눈치가 빠른 사람입니다. 그런데도 첫날밤을 지냈음에도 그것을 몰랐다고 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봅니다.
두 번씩이나 형을 속이고 형의 가슴을 멍들게 하고, 형의 눈에 피눈물이 나게 했던 야곱이었습니다. 연로하여 눈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은 아버지까지 속이며 살아온 야곱이었습니다. 그런 야곱에게 공의의 하나님께서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도록 하신 것입니다.

여러분! 내가 남을 속이면 남도 나를 속이게 되어 있습니다. 남의 가슴에 피멍이 들게 하면 언젠가는 내 가슴에도 피멍이 든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아무리 처세를 잘해도, 야곱처럼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을 만큼 약삭빠르고 처세에 강하다 할지라도, 자기가 뿌린 씨앗은 자기가 거둘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성경의 원리입니다. 우리의 하나님은 공의의 하나님이십니다.
절대로 남을 속이거나 남의 가슴을 아프게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두 번째로 등장하는 사람은 ‘큰 딸 레아’입니다. 레아는 한마디로 ‘여성미’라고는 조금도 없는 사람입니다. 오늘 말씀 바로 앞인 29:17절에 “레아는 안력이 부족하고 라헬은 곱고 아리땁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안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사리판단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말입니다. 어리숙하고 모든 것에 둔하기 때문에 자기를 가꿀 줄도 모르고 꾸밀 줄도 모르는 사람입니다. 라헬은 곱고 아리따운 반면에 레아는 그런 여성스러운 아름다움이 없습니다. 욕심 많은 야곱이 그런 레아를 거들떠나 보겠습니까?
그래서 레아의 아버지 라반은 레아를 그대로 두었다가는 결혼시킬 방법이 없을 것 같아서 라헬을 이용해서 레아를 야곱에게 아내로 주고만 것입니다. 본문 27절 이하에 보니까 야곱은 레아를 아내를 얻은 후에 외삼촌의 요구대로 또다시 7년간 머슴을 살기로 약속하고서, 7일 후에 곧바로 라헬과도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일주일 사이에 야곱에게는 두 명의 아내가 생긴 것입니다.

여러분! 두 아내를 얻고 난 후에 야곱이 누구의 방에 더 자주 들어갔겠습니까? 남자분들! 여러분 같으면 누구의 방을 더 자주 찾아가겠습니까? 당연히 동생 라헬입니다. 처음부터 사랑했던 사람도 라헬이었고, 아리땁고 애교 만점인 사람도 라헬이었습니다. 반면 레아는 야곱의 사랑을 받을 만한 것이라곤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러니 자연 야곱은 동생 라헬의 방을 자주 들락거렸고, 레아에게는 눈길도 제대로 주지 않았을 게 뻔합니다. 그러니 레아의 마음이 얼마나 애달프겠습니까? 31절에 보니까 “레아에게는 총이 없었다.”고 말씀합니다. 야곱에게 사랑을 받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레아는 평생 사랑한 번 받지 못하고 고독하게 살아가야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여기에서도 공평하심을 드러내셨습니다. 멋없고 볼품없는 레아에게 통쾌하게 보상하신 것입니다. 그게 무엇입니까? 레아에게는 아름다움이나 남편의 사랑이 없는 대신에 아들을 낳는 축복을 주셨습니다. 그 시대에는 아들을 많이 낳은 여인이 최고로 복 받는 여인이었습니다. 최고의 복이 아들을 많이 낳은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시편 127편에 “자식은 여호와의 주신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 젊은 자의 자식은 장사의 수중의 화살 같으니 이것이 전통에 가득한 자는 복되도다.”고 노래하고 있습니다. 자식이 많은 사람이 복 받은 사람이란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못생겨서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레아에게 아들을 통하여 보상해 주셨던 것입니다. 야곱이 낳은 아들이 모두 12명인데, 그 중에 여섯 명을 레아가 낳았고, 레아의 종을 통해서 2명을 낳았습니다. 12명 중에 8명이 레아의 소생인 것입니다. 12명 중에 8명이니까 2/3입니다. 절대 다수였습니다. 아마 오늘날 식으로 가족회의를 했다고 하면, 레아가 한 말이 무조건 통과되었을 것입니다. 야곱과 라헬까지 다 해도 라헬 쪽은 6명이고, 레아 쪽은 레아까지 포함해서 9명이고, 딸 디나까지 포함하면 10명입니다. 야곱의 식구 16명 중에 10명이 레아에게 속한 사람입니다. 과반수가 넘습니다. 16명 중에 10명이면 국회도 소집할 수 있고, 야당이 없어도 어떤 법이든 통과시킬 수 있는 숫자입니다. 그런 자식들만 바라보면 레아는 마음이 든든하여 부러울 것이 없었을 것입니다.

이것이 공평하신 하나님의 보상방법이었습니다. 더구나 레아의 아들인 유다 자손에서 예수님이 탄생하시게 되었습니다.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야곱이 그렇게도 사랑하던 라헬은 일찍 죽었습니다. 그러나 레아는 오랫동안 안방마님 노릇을 하면서 장수했습니다. 라헬은 야곱의 고향으로 가던 길에 베냐민을 낳다가 죽고 말았습니다. 그리곤 그 시체는 길가에 묻혔습니다. 그러나 레아는 아브라함과 사라, 이삭과 리브가가 묻혀있는 조상의 묘에 장사되었습니다.

여러분! 여자로 태어나서 잘 생기고 절세에 미인이고, 더구나 아들 잘 낳고 남편 사랑 듬뿍 받고, 좋은 아파트에 돈도 넉넉하게 쓰면서 걱정 근심 없이 그것도 오래오래 장수하며 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하나님은 한 사람에게 그런 것은 다 주시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알아야 합니다.
서울에서 교회를 섬길 때에 고등학교에 다니는 딸을 둔 어떤 집사님 댁에 심방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 집사님의 딸은 공부를 썩 잘한 것도 아니고 얼굴도 그리 예쁜 편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 반에 1·2등을 다투는 아이가 있는데, 그 아이는 공부도 잘하고 예쁘기도 해서 집사님의 딸이 생각하기를 ‘저런 애는 얼마나 좋을까?’ 하고 부러워했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1·2등 하던 애가 집사님 딸에게 자기 고민을 이야기하면서 ‘죽고 싶다’는 말을 하더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너는 항상 웃으면서 걱정 없이 사는 것 같아 너무 부럽다’고 하더랍니다.

‘아무개는 부러울 것이 하나도 없겠구나.’ 그렇게 생각되는 사람에게도 부족한 것이 있고, 아무 것도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도 하나님께서 그에게만 베푸신 은혜가 있습니다. 그것이 공평하신 하나님께서 보상하시는 방법입니다. 나는 가진 것이 없다고, 나는 얼굴도 잘 생기지 못했다고, 나는 남들만큼 배우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것으로 낙심해서는 안 됩니다. 어떤 방법, 어떤 모습으로든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보상해 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야 합니다. 그래야 인생을 재미있고 즐겁게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세 번째 본문에 등장하는 인물이 ‘동생 라헬’입니다. 30절에 보니까 “야곱은 레아보다 라헬을 더 사랑했다” 말씀하고 있습니다. 라헬이 야곱의 사랑을 독차지했다는 말입니다. 한 여성이 세상에 태어나서 잘 생기고 상냥하고, 아름답고 매력 있고, 거기에다가 남편의 사랑을 듬뿍 받고 살았다면 그보다 더 부러울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라헬은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는 여인 같아 보입니다. 행복의 조건을 다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그런 라헬에게도 아픔이 있었습니다. 자식이 없다는 것입니다. 자식이 없다는 괴로움이 라헬을 얼마나 힘들게 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30:1절에 보면 남편 야곱에게 “자식이 없으니 차라리 죽고 싶다”고 하소연합니다. 우리나라 왕조실록에 보면 왕비나 후궁들이 왕자를 잉태하기 위해서 별의별 수를 다 썼던 것을 우리가 알고 있습니다. 라헬도 그랬을 것입니다. 그러나 별의별 수를 다 써보아도 자식을 낳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니 그 마음을 누가 알아주겠습니까? 남편의 사랑이 있다고는 하지만 사랑의 열매가 없습니다. 자식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고통스러운 가슴을 안고 살아갔습니다. 후에 하나님께서 라헬을 긍휼히 여기셔서 두 아들을 주셨습니다. 요셉과 베냐민을 낳았습니다. 그러나 창세기 35장에 보면 두 번째 아들 베냐민을 낳다가 난산해서 그만 죽고 맙니다. 그래서 라헬은 오래 살지 못했습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라헬이 불행한 삶을 살았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행복하게 한 생애를 살다 간 사람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것은 보기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한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남편의 사랑을 원 없이 받았으니 비록 짧은 생애라 하더라도 얼마나 행복했을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자식을 낳지 못해 오랫동안 걱정하며 살아온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그렇게 오랫동안 자식을 낳고 싶어 애태운 것을 생각하면 그 날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행복한 삶을 산 사람일 수도 있고, 불행한 삶을 살았던 사람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공평하신 하나님의 방법입니다. 이 면에서 부족한 사람에게는 저것을 주시고, 저것에서 부족한 사람에게는 이것을 주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내게 주어진 것들 가운데 이미 주어져 있는 것으로 감사하며 살아야 합니다. 모든 것을 가진 후에야 만족하고 감사하려고 하면 우리는 평생가도 감사 한번 할 수 없고, 만족이나 기쁨 한번 누리지 못하고 우리의 생을 마감 지을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의 제35대 대통령인 케네디 대통령의 어머니가 대통령인 큰아들은 총에 맞아 죽고, 상원의원인 작은 아들도 총에 맞아 죽었을 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하나님은 결코 한 사람에게 모든 것들 다 맡기지 않으신다는 것을 나는 오늘에야 깨달았습니다.”
옳은 말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 평범한 진리를 모르고 살아갑니다. 왜 그렇습니까?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욕심을 앞세우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는 삶이 되기를 바랄 수 있습니까? 부족한 것이 있고 고민도 있고 그래야 사람이지요. 라헬은 절세미인으로 남편의 사랑을 듬뿍 받았지만 자식이 없어 애태웠고, 그렇게 바라던 자식을 낳다가 일찍 죽었습니다. 레아는 못생기고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한 대신 아들을 많이 낳고 오래 오래 살았습니다. 이 얼마나 공평한 인생입니까? 하나님은 공평하신 분입니다.

네 번째로 본문에 등장하는 인물은 ‘라반’입니다. 라반은 야곱의 외삼촌이자 장인입니다. 그런데 이 라반은 야곱의 품삯을 여러 번 떼먹은 사람입니다. 요즘 말로 하면 사위의 품삯을 착취한 악덕업주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위에게는 싸암닭도 잡아준다고 하는데, 이 장인은 씨암닭은 고사하고 사위를 못 벗겨 먹어서 안달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여기에도 개입하셔서 공평하게 하셨습니다.

30:28절 이하에 보면 장인과 사위가 고용계약서를 쓰는 장면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 계약은 야곱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것이었습니다. ‘야곱이 장인 라반의 양을 치면 매년 얼마의 임금을 준다’ 그렇게 쓴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시간 이후부터 양이 새끼를 낳아서 흰색이면 장인의 것이 되고 얼룩무늬 새끼가 태어나면 야곱의 것이 된다’ 그렇게 쓴 것입니다. 양은 거의 대부분이 흰색입니다. 흰색 양이 새끼를 낳으면 당연히 흰색이 나오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얼룩무늬가 나와야 그것이 야곱의 임금이 된다는 계약은 아주 일방적으로 야곱에게 불리한 계약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여기서도 공평하셨습니다. 계약은 분명히 야곱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도록 작성되었는데, 양들이 새끼를 낳는데 보니까, 비실비실한 것은 모두 흰색이고, 토실토실하고 건장한 것은 모두 얼룩무늬가 있는 것이었습니다. 라반이 하도 야곱의 임금을 떼먹으니까, 하나님께서 야곱의 재산을 늘려 주시고 라반의 몫을 줄이신 것입니다. 사람이 남에게 착취당하고 억울한 일을 당하면 하나님은 착취당하고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 편에 서시고, 하나님 갚아주십니다. 우리는 이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여러분! ‘왜 나는 이렇게 하는 일마다 안 될까? 왜 나는 이렇게 지지리도 복이 없을까? 다른 사람은 다 행복해 보이는데 나는 왜 이렇게 걱정거리가 많을까?’ 그런 생각해보시지 않으셨습니까? 혹 지금도 그런 생각을 하고 계시지는 않습니까? 다른 사람보다도 부족한 것이 많고, 걱정도 많다는 생각 때문에 불평이 나오고, 때론 눈물이 앞을 가리지 않습니까?

사람의 눈으로 볼 때에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남의 떡이 커 보이는 법입니다.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것이 내가 가지고 있는 것보다 더 좋아 보이고, 반면 나는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신앙의 눈으로 우리 자신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공평하신 분이십니다. 선인에게나 악인에게나 모두에게 똑같이 햇빛을 주시고, 의로운 자나 불의한 자나 모두에게 똑같이 비를 주시는 분이십니다. 공평하신 하나님이시기에 우리에게도 삶에 필요한 은혜를 날마다 공급해 주십니다. 인생을 멀리 놓고 볼 때에 모든 사람이 하나님 앞에서 공평한 은혜를 누리고 살아가게 하십니다.

여러분, ‘송명희’라는 시인을 잘 아시지요? 그녀는 뇌성마비 장애를 안고 태어났습니다. 집은 찢어지게 가난했습니다. 그에게는 모든 것이 불행이었고 불평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만나고부터는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노래합니다.
나, 가진 재물 없으나 / 나, 남이 가진 지식 없으나
나, 남에게 있는 건강 있지 않으나/ 나, 남이 없는 것 있으니
나, 남이 못 본 것을 보았고/ 나, 남이 듣지 못한 음성 들었고
나, 남이 받지 못한 사랑 받았고 / 나, 남이 모르는 것 깨달았네.
공평하신 하나님이 나 남이 가진 것 나 없지만
공평하신 하나님이 나 남이 없는 것 갖게 하셨네.

여러분, 태어나면서부터 몸을 제대로 가눌 수도 없는 뇌성마비 장애를 가진 사람보다 더 불행하다고 생각되신 분이 계십니까? 그런 분도 하나님을 만나고서 “우리 하나님은 공평하신 분”이라고 노래하고 있습니다. 내 삶을 믿음의 눈으로 가만히 살펴보면 하나님의 크고 놀라우신 은혜가 가득 담겨 있음을 보게 될 것입니다. 우리 하나님은 나에게도 남들 이상으로 아름다운 것들로 채우시는 공평하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공평하신 하나님, 그 하나님께서 우리에게도 공평하게 채워주심을 믿고 감사와 기쁨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2006년 4월 23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