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는 겨자씨 한 알

< 본문 - 누가복음 13:18-21 >

  오래 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생명이 위독한 상태로 중환자실에 누워있던 폴 파워즈(Paul Powers)는 비록 크리스천이었지만 치료 과정이 너무 고통스러워 기도할 수도 없었고 살 희망조차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 폴에게 한 간호사가 들어와서 ‘모래 위의 발자국 (Footprints in the Sand)이란 시를 읽어 줘도 좋겠느냐?’고 물었습니다. 그 시는 오늘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시입니다.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어느 날 밤 꿈을 꾸었네. 주와 함께 바닷가 거니는 꿈을 꾸었네. 하늘을 가로질러 빛이 임한 그 바닷가 모래 위에 두 쌍의 발자국을 보았네. 한 쌍은 나의 것, 또 한 쌍은 주님의 것. 거기서 내 인생의 장면들을 보았네. 마지막 내 발자국이 멈춘 그 곳에서 내 인생의 길을 돌이켜 보았을 때, 자주 내 인생 길에는 오직 한 쌍의 발자국만 보였네. 그 때는 내 인생이 가장 비참하고 슬펐던 계절이었네. 나는 의아해서 주님께 물었네. ‘주님, 제가 당신을 따르기로 했을 때 당신은 저와 항상 함께 하신다고 약속하셨잖아요? 그러나 보세요. 제가 주님을 가장 필요로 했던 그 때 거기에는 한 쌍의 발자국 밖에 없었습니다. 주님은 저를 떠나 계셨지요?’ 주님께서 대답하셨네. ‘나의 귀하고 소중한 아이여, 나는 너를 사랑하였고 너를 조금도 떠나지 않았단다. 너의 시련의 때, 고통의 때에도. 네가 본 오직 한 쌍의 발자국, 그것은 나의 발자국이니라. 그 때 내가 너를 등에 업고 걸었노라.’”

  간호사가 읽어준 이 시는 중환자실에 누워있던 폴에게 아주 깊은 감명을 주었습니다. 기대 이상으로 말입니다. 왜냐하면 이 시를 지은 사람은 폴의 아내인 마가렛 파워즈(Margaret Fishback Powers)였기 때문입니다. 26년 전 폴과 아내 마가렛 파줘즈는 한적한 어느 해변을 걸으며 하나님의 성실하심과 돌보심과 그 능력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당신의 자녀들이 고난을 받을 때 하나님께서 자녀들을 어떻게 안고 가시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마가렛은 집으로 돌이와 그 내용으로 시를 썼고 흥분이 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그 시를 사랑하는 남편 폴에게 선물했습니다. 수년 후에 파워즈 부부가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삿짐을 나르다 아내로부터 받은 그 시가 쓰여진 그림액자 6개가 사라진 것을 발견했고 이를 아무리 찾으려 해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오래지 않아 마가렛은 가게에서 그림 액자와 카드, 컵, 열쇠고리에 새겨진 자신의 시 <모래 위의 발자국>을 보게 되었습니다. 작가의 이름 난에는 모두 ‘작자 미상’ 이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마가렛은 자신의 명작을 빼앗겼다는 사실이 너무 고통스러웠지만 극복하려 애썼고, 마침내 그 작품을 하나님께 드리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그 시가 26년의 세월이 흘러 원래의 주인인 폴 파워즈에게 들려진 것입니다. 그것도 그가 가장 힘들어 주님의 위로가 절실히 필요할 그 때에 말입니다.

  전도서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너는 네 식물을 물 위에 던져라. 여러 날 후에 도로 찾으리라.”(전도서 11:1) 여기서 ‘네 식물’이라는 말을 그대로 직역하면 ‘너의 떡’이란 말입니다. 오늘 내가 먹어야 할 떡을 아무런 보상을 기대하지 않고 기꺼이 누군가를 위해서 희생하고 던져줄 때 은혜의 하나님께서 언젠가 반드시 갚아주신다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전도서는 해 아래서 살아가는 인생의 허무함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하는 우리네 인생이 허무한 이유를 전도서의 저자인 지혜자는 ‘하나님을 잃어버린 까닭’이라고 말씀합니다. 하나님을 잃어버린 세상은 결국 하나님의 심판을 면하지 못할 것이고, 하나님 심판 아래서는 그 동안 풍요를 누렸던 사람일지라도 모든 것이 허무함을 깨닫게 되는 날이 반드시 온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여 허무한 세상에서 허무하지 않게 사는 방법 가운데 하나로 방금 읽어드린 말씀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은혜를 나누는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은혜를 베풀고 나눈다면 공평하신 하나님께서 언젠가 반드시 우리에게 갚아주시기 때문입니다. 내가 베푼 은혜가 작은 것일지라도 희생을 각오하고 내 것임을 포기하듯 베풀면 하나님께서 갚아주십니다.

  앞서 말씀드린 마가렛 파워즈는 자신이 지은 아름다운 시를 잃어버렸다가 한 가게에서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분명 자기 것이라고 주장하고 그것을 되찾아올 수 있지만, 그녀는 그것을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26년 후에 자신의 남편이 너무 절망적인 상황에 처해 있을 때, 그래서 그 어디에서도 희망을 찾아볼 수 없을 때 자신이 포기한 그 시가 남편에게 희망을 안겨주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 나는 너무나도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하나님께서 자신을 품에 안고 이 고통의 때를 걷고 계시다는 믿음의 확신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성경을 통해서 분명하게 약속하십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위해서, 그리고 누군가를 위해서 기꺼이 내 것을 포기하고 희생하면 하나님께서는 언젠가 반드시 우리에게 갚아주십니다. 우리가 희생하고 포기한 것과 똑같은 것으로 갚아주시진 않을지라도 반드시 우리에게 더욱 풍성하게 되돌려 주십시다. 그것이 신실하신 하나님의 약속입니다.

  작은 것이지만 그 작은 것을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놀라운 은혜를 베푸십니다. 여러분, 하늘나라는 결코 어마어마한 무언가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 본문은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나라를 비유로 말씀하시면서 ‘하나님 나라는 사람이 자기 채소밭에 갖다 심은 겨자씨 한 알과 같다.’ ‘하나님의 나라는 여자가 가루 서 말 속에 갖다 넣어 전부를 부풀게 한 누룩과 같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을 좀 더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러므로’라고 하는 오늘 본문 가장 먼저 나오는 단어에 대한 정황부터 이해해야 합니다. ‘그러므로’라는 단어는 본문의 바로 앞에 나타난 상황과 연결된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수께서 이르시되’라는 표현 속에서 ‘이르시되’라는 말씀은 ‘계속해서 말씀하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오늘 본문의 말씀은 본문 바로 앞에 나오는 10절 이하의 상황 속에서 계속되고 있는 말씀이라는 것입니다. 10절 이하에는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한 회당에 들어가셨는데, 거기에 18년 동안이나 귀신 들려서 고통당하고 있던 한 여인을 고쳐주신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18년 동안이나 고통당하던 여인을 고쳐주셨음에도 불구하고 회당장은 그것을 나무랍니다. ‘왜 하필 안식일에 병을 고치느냐?’는 것입니다. 당시 유대인들은 안식일 법을 자기들의 목숨처럼 소중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사역 가운데서 안식일을 범했다는 것 때문에 종종 예수님과 충돌합니다. 마가복음 2:23절 이하의 말씀에서는 안식일에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밀밭 사이로 지나가실 때에 제자들이 배가 고파 밀 이삭을 잘랐습니다. 그러자 그것을 지켜보고 있던 바리새인들이 ‘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느냐?’고 따져 묻습니다. 그들의 안식일 법에 의하면 안식일에 벼이삭을 자르는 것은 추수하는 행위로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라’는 율법을 어긴 것으로 규정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때 예수님께서는 유대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다윗의 이야기를 꺼내셨습니다. 다윗이 사울을 피해 도망 다닐 때 자신을 따르던 사람들이 너무 시장하여 아비아달 제사장에게 먹을 것을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 때 아비아달 제사장은 다윗 일행에게 마땅히 줄 말한 음식이 없어 제사장들만이 먹을 수 있는 회막의 진설병을 주어 다윗과 그 일행이 먹을 수 있게 했습니다. 다급한 상황에서는 율법의 규정도 선을 위해서 바뀔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안식일에 일하지 말고 거룩하게 지키라는 것도 선을 위해서 바뀔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에서도 그렇습니다. 안식일에 귀신 들려 고통당하는 여인을 고쳐준 것에 회당장이 나무란 이유도 그들의 안식일법 때문입니다. ‘안식일에 병을 고치는 일이 의료행위로 안식일에 아무 일도 하지 말라’는 율법을 어겼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실제로 살아가면서 행하는 모습을 예로 들면서 안식일에 병자를 고쳐주는 것이 왜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되묻고 계십니다. 그들은 안식일에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자기들의 소나 나귀가 목이 마를 때 외양간에서 풀어 끌고 가 물을 마시게 합니다. 소가 목이 마를 때에는 외양간에서 풀어주면서 18년 동안이나 마귀에게 매여 있는 귀한 생명을 고통에서 건져주는 것이 왜 잘 못되었다고 말하느냐는 것입니다. 그 말씀을 듣고 예수님을 비판했던 사람들은 부끄러워했고, 그 말씀을 들은 많은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지혜롭게 대답하심을 보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습니다.

  그리고서 오늘 본문의 말씀이 주어졌다는 것입니다. 바로 그 회당에서 말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마치 채소밭에 갖다 심은 겨자씨 한 알 같이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고 말입니다. 이 말씀은 마귀에게 고통 받는 사람이 너희 보기에는 작은 것처럼 보이지만 결코 작은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당시 사람들은 병든 사람을 불쌍히 여기기도 했지만, 오랫동안 병엔 걸린 사람, 즉 불치병에 걸린 사람은 하나님께 저주를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런 사람은 업신여기고 무시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업신여김 받고 무시당하는 사람, 다른 사람들이 보잘 것 없다고 치부하는 그런 사람들을 통해서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진다고 말씀하고 계신 것입니다.

  그 보잘 것 없고 업신여김을 받은 사람이 누구입니까? 예수님의 은혜로 치유된 사람입니다. 우리 주님께서 친히 당신의 자비와 사랑으로 고쳐주신 사람입니다. 그 마음에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예수 그리스도의 치유가 있는 사람입니다. 그 사람이 바로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보여줄 사람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분명하게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심령이 가난한 자에게 주어진 은총입니다.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고 업신여김을 당하는 힘없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능력을 거부하고 예수 그리스도에게 온전히 복종된 사람입니다. 그들의 마음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합니다. 그리고 그들을 통해서 세상에 하나님의 나라가 드러납니다. 똑똑하고 잘나고 부자인 사람을 통해서 하나님의 나라가 드러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돈 많은 사람을 통해서 하나님의 나라가 보여진다면 하나님께서는 우리 같이 가진 없는 사람을 택하지 않으시고 이병철과 같이 돈 많은 사람을 당신의 제자로 삼으셨을 것입니다. 그리고 가진 것이 없는 우리는 하나님께서 눈길조차 주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가난하고 가진 것 없고 배운 것이 없는 우리를 택하사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십니다. 고린도전서 1:27-29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 하나님께서 세상의 천한 것들과 멸시받는 것들과 없는 것들을 택하사 있는 것들을 폐하려 하시나니 이는 아무 육체도 하나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려 하심이라.”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강한 자, 많이 배운 자, 권세 있는 자, 내노라 하는 자들을 택하셔서 당신의 나라를 이루어 가시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가난하고 가진 것이 없고 배우지 못한 연약한 자들을 택하셔서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어 가십니다. 많이 가지고, 많이 배우고, 많은 권세를 가진 사람을 통해서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어 가시는 것이 아닙니다.

  겨자씨는 우리나라의 깨알만 합니다. 우리가 흔히 아주 작은 것을 ‘깨알만하다.’고 말하는 것처럼, 이스라엘에서는 아주 작은 것을 ‘겨자씨 같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마태복음 13:31절에서는 겨자씨를 ‘모든 씨앗보다 가장 작은 것’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작은 겨자씨이지만 정원에 심겨진 겨자씨는 큰 나무로 자라서 새들에게 보금자리를 제공합니다. 오늘 본문에 ‘나무가 되어 공중의 새들이 그 가지에 깃들인다.’고 말씀하는데, 이 말은 새들이 그 가지에 둥지를 틀고 사는 것을 말합니다. 새들이 잠시 쉬었다가 가는 것이 아니라, 아예 거기에 둥지를 틀고 지속적으로 살고 있는 상태라는 것입니다.

  연약한 자의 마음에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지면 그들 곁에 사람들이 모입니다. 돈 많고 많이 배우고 권세 있는 사람들 곁에도 사람들이 모이긴 합니다만 거기에 모인 사람들은 그들을 통해서 자신이 뭔가 유익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유익되는 것이 더 이상 없다고 생각하면 언제든지 그 곁을 떠나버립니다. 그런데 가진 없이 없지만 사람을 품어줌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보여주는 사람들 곁에 모인 사람들은 언제나 그 곁에 머물게 됩니다. 그가 얼마나 가졌느냐, 그에게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따지지 않고 그 곁에 머물기 때문입니다. 그저 그의 품이 좋아서, 그 안에 머무는 것이 너무 좋아서 그 품에 머물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예수님은 그런 분이십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마태복음 11:28-30) 세상에서 치열한 영적 싸움을 하다가 주님 품에 안기면 주님께서 우리에게 안식을 주십니다. 세상살이에서 지치고 힘들어 주님을 찾으면 주님께서는 기꺼이 우리를 맞아 안아주시고 하늘의 평안과 위로로 우리의 영혼을 덧입혀 주실 것입니다. 그 주님은 십자가에서 처절하게 모욕을 당하고 죽임을 당하신 분이십니다. 가진 자들에게, 권세 있는 자들에게 버림받으신 분이시기에 세상에서 버림받은 우리들을 기꺼이 안아주십니다. 믿었던 제자에게 배신당하신 분이시기에 세상에서 배신당하고 마음 아파하는 우리를 이해하시고 우리를 위로해 주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주님은 그 십자가의 사랑으로 오늘도 우리를 품어주시고, 우리 안에 하나님의 나라를 경험하게 하십니다.

  그러기에 주님이 우리에게는 겨자씨 한 알과 같은 분이십니다. 그분은 비록 많이 배우지 못하셨지만, 우리 영혼의 둥지가 되어주신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님은 우리에게 겨자씨 한 알과 같은 분이십니다. 그분은 비록 세상의 권세를 하나도 누리지 못하셨지만, 우리에게 세상을 이길 힘을 주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예수님은 당시 사람들에게 겨자씨와 같이 여김 받던 분이었습니다. 그는 베들레헴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셨습니다. 그가 태어나셨을 때 동방에서 온 박사들, 즉 이방인 몇 명과 들판에서 양을 치던 목동 몇 사람 외에는 아무도 예수님의 태어나심에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갈릴리에서 아버지 요셉으로부터 목수의 일을 배우셨지만 어느 누구도 그분이 메시야일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공생애를 시작하시면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따라다녔지만 예수님은 결국 권력자들에 의해서 처형당하고 말았습니다. 아무런 힘도 없은 아주 약하디 약한 모습으로 말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당시 사람들에게 겨자씨와 같이 아주 작은 존재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신 후에 부활하셨고, 제자들에게 성령을 보내주셨습니다. 그리고는 어둠과 죄악으로 가득한 세상을 변화시키는 복음이 되셨습니다. 사람들이 크게 관심조차 갖지 않은 작은 겨자씨가 큰 나무로 성장하는 것처럼, 예수 그리스도는 겨자씨 같이 작은 존재처럼 보였지만 지금은 세계의 역사를 바꾸는 분이 되었습니다. 채소밭에 심겨진 작은 겨자씨 한 알이 싹이나고 자라면 공중의 새들이 둥지를 만들 정도로 큰 나무가 되는 것처럼, 세상에서 지치고 힘들고 상처 입은 사람들이 주님의 품 안에서 안식하고 위로를 얻고 치유를 받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겨자씨이셨습니다.

 여러분, 겨자씨는 아주 작은 것입니다. 작은 것이기에 사람들이 작다고 무시하는 작은 씨앗입니다. 그러나 그 안에 생명이 있기 때문에 그 작은 겨자씨는 큰 나무로 자라 새들의 보금자리를 만들어줍니다. 우리가 비록 작을지라도 우리 안에 생명이신 주님을 모시고 살아가면 우리도 예수님처럼 겨자씨로 살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 그늘이 되어주고, 누군가에게 마음에 위로가 되어주고, 누군가에게 작은 용기를 주는 겨자씨 같은 사람으로 말입니다. 우리 안에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담고 살면 우리도 겨자씨와 같이 하나님의 나라에 큰 사람으로 쓰임 받게 됩니다.

  자신이 작은 겨자씨임을 기억하며 사는 사람은 작은 내 삶이라 하더라고 그것을 하찮게 여기지 않습니다. 내게 있는 그 작은 것이 천국을 만들어감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내가 작은 겨자씨임을 기억하며 사는 사람은 내 작은 삶일지라도 언제나 최선을 다하며 삽니다. 그 작은 삶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내가 작은 겨자씨임을 기억하며 사는 사람은 비록 우리 자신이 세상에서 내세울 것이 없는 연약한 자라 할지라도 그것 때문에 낙심하지 않습니다. 그 작은 우리의 모습에 거대한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여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내가 작은 겨자씨임을 기억하며 하나님의 나라를 보여주는 믿음의 사람은 때로 우리의 삶에서 실패하고 넘어진다 하더라도 결코 낙심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작아서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고 넘어지지만 언젠가 하나님의 품 안에서 큰 나무로 자라 많은 사람에게 유익을 주는 사람으로 쓰임 받게 될 날이 반드시 온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내가 작은 겨자씨임을 기억하며 사는 사람은 나보다 더 약하고 힘없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를 업신여기지 않습니다. 나의 작은 모습 속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는 것처럼, 내 형제의 작은 모습 가운데도 하나님의 나라가 임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내가 작은 겨자씨임을 기억하며 사는 사람은 때론 죄를 짓기도 하고 유혹에 넘어갈지라도 죄의 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죄가 지배하지 못하는 하나님의 나라에 사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작은 겨자씨임을 기억하며 사는 사람은 내 믿음이 작고 보잘 것이 없다 할지라도 포기하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에게 겨자씨 한 알만큼의 믿음만 있어도 우리 앞을 가로막고 있는 거대한 산을 옮길 수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우리 안에 예수님이 계시면 우리는 겨자씨입니다. 거대한 세상을 이기는 작은 겨자씨입니다.

< 2019년 8월 4일 주일낮예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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