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을 위한다면

< 본문 - 신명기 11:18-21 >

   이런 우화가 있습니다. 소나무의 씨앗 두 개가 있었는데, 하나는 바위틈에 떨어지고 다른 하나는 흙 속에 묻혔습니다. 흙 속에 떨어진 소나무 씨앗은 곧장 싹을 내고 쑥쑥 자랐습니다. 그러나 바위틈에 떨어진 씨앗은 조금씩 밖에 자라나지 못했습니다. 흙 속에서 자라나는 소나무가 말했습니다. “나를 봐라! 나는 이렇게 크게 자라는데 너는 왜 그렇게 조금밖에 못 자라느냐?” 바위틈에서 자라는 소나무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깊이깊이 뿌리만 내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거센 비바람이 몰아쳤습니다. 태풍이었습니다. 산 위에 서 있는 나무들이 뽑히고 꺾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때 바위틈에서 자라나는 소나무는 꿋꿋이 서 있는데 흙 속에 있는 소나무는 뽑혀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바위틈에 서 있던 소나무가 말했습니다. “내가 왜 그토록 모질고 아프게 살았는지 이제 알겠지? 거센 비바람에 쓰러지지 않으려면 뿌리가 튼튼해야 하고, 뿌리가 튼튼하려면 아픔과 시련을 이겨내야 하는 거란다.”

   짧은 우화이지만 참 의미 있는 이야기입니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뿌리를 내리는 것보다는 위로 성장하는 것만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얼마나 인간다움의 인격을 기르느냐 하는 것보다 얼마나 성공하느냐가 더 중요하고, 얼마나 친구들과 잘 어울리며 친구들을 가슴에 품느냐 보다는 친구들과의 경쟁에서 이겨야한다는 강박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참교육을 외치는 목소리는 있지만 성적지상주의에 그 목소리는 고개를 들지 못합니다. 내 아이가 소중한 만큼 모든 아이들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데, 다른 아이를 짓밟고서라도 내 아이만 챙기는 슬픈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잘못 행동한 자신의 아이를 꾸짖었다고 부모가 학교를 찾아가서 다른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선생님을 협박하고 구타하는 일들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무엇이 참된 인간으로 성장하는데 뿌리가 되는 것인지 생각하지 못하고, 내 아이가 잘 되기만을 기대하는 어리석은 부모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심심치 않게 ‘참 교육이 사라졌다.’는 탄식의 소리가 들려오기도 합니다. 공교육이 무너지고 사교육 시장만 늘어나고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선행학습을 제도적으로 금지한다고 합니다. 그 나이에 맞는 학습을 하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대부분의 학원에서는 선행학습을 하고 있습니다. 선행학습을 하지 않으면 마치 우리 아이가 뒤처지는 것처럼 생각하기도 합니다. 자기의 나이나 지식 연령에 맞지 않게 선행학습을 하려다 보니까 우리나라 아이들 가운데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것입니다. 자기 나이보다 훨씬 더 어려운 수학을 공부해야 하니까 따라갈 수가 없어 미리 수학을 포기해버리는 것입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교육 현실입니다.

   여러분, 이러 시대에 우리 교회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렇게 생각해 보십시다. 부모들은 내 아이가 다른 사람에게 뒤쳐질까봐 학원을 보내고 선행학습을 하게 합니다. 그렇게라도 해야 이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신앙교육에서 그런 열정이 있습니까? 우리 아이가 좀 더 성경을 바르게 배우고 잘 배우게 하기 위해서 성경학원에 보내본 적이 있습니까? 다른 아이들보다 성경을 더 배우게 하기 위해서 성경공부 선행학습을 하는데 어디 없는지 눈에 불을 켜고 찾아보신 적이 있습니까? 교회에서 성경학교나 수련회를 한다고 해도 이런 핑계 저런 핑계를 대면서 학원에 보낼지언정 성경학교나 수련회에는 보내고 싶은 욕심이 없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아이들이 믿음에 기초한 삶,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삶을 바르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요즘 『노자강의』(야오간밍 저)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노자 연구의 세계적인 석학인 야오간밍 교수가 노자의 『도덕경』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현대인들이 어떻게 이 복잡하고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 지혜로운 삶을 살 수 있는지를 가의한 내용의 책입니다. 참 유익하고 재미있는 책이지만, 노자의 가르침이 보여준 지혜로운 삶을 사는 방법은 이미 모두 성경에서 가르쳐주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저자는 노자의 가르침을 ‘엄청난 지혜’라고 추켜세우지만, 성경말씀을 알고 있는 저로서는 그게 노자만의 지혜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성경의 가르침이 훨씬 더 깊고 폭이 넓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성경은 그만큼 우리의 삶에 근간이 됩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의 백성답게 사는 방법에 대해서 자세하게 가르쳐주십니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은 내버려두더라도, 하나님의 백성인 우리가 그런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뒤로 하고 세상의 학문이나 세상의 지식을 얻는 데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반성해 봐야 합니다. 성경은 성경 스스로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하게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할 능력을 갖추게 하려 함이라.”(디모데후서 3:16-17)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은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필요한 모든 것을 공급해 주십니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교훈이 성경 안에 있습니다. 우리가 세상과 죄의 유혹을 받고 믿음의 길에서 멀어질 때 성경은 우리를 책망하시며 ‘지금 가고 있는 그 길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가서는 안 되는 길’이라고 책망해 주십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죄악에 빠져 몸부림칠 때, 또는 좌절과 절망 가운데서 탄식할 때, 무제 앞에서 너무너무 힘에 겨워 쓰러질 것만 같을 때 우리를 일으켜 세워주는 힘이 성경에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백성답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의의 길을 가게 합니다. 그 힘이 성경에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는 오랫동안 신앙 생활해 오면서 그런 은혜의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힘들 때 말씀을 통해서 힘을 얻었고, 문제 앞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고 있을 때 하나님께서 말씀을 통해서 우리에게 바른 길을 보여주셨습니다. 낙심되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때 우리를 격려하고 다시 일어서게 하신 것도 하나님의 말씀이었습니다. 그런 은혜를 경험하며 오늘 여기까지 믿음의 삶을 지탱해 올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살았는데, 우리를 그렇게 이끌어주고 힘을 주고 우리에게 지혜를 준 그 말씀을 우리는 우리 자녀들에게 가르쳐주고 있습니까? 세상을 이기는 힘이 세상 학문을 많이 배운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도우셔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우리 자녀들에게 가르쳐주고 있습니까?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삶은 세상에서 출세하고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답게 사는 것이라고 가르쳐주고 있습니까? 아니 그렇게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은 있습니까?

   믿음으로 산다고 하는 우리가 우리 자녀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사는 것이 가장 가치 있고 복된 삶의 길이라는 것을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이 없다면, 우리는 지금까지 믿음을 따라 살아온 것 아닙니다. 내가 믿음의 힘으로 살아온 것이 아니라 세상의 지식이나 세상의 방법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우리 자녀들에게도 세상의 지식과 세상의 방법을 배우라고 가르치는 것입니다. 만일 내가 하나님의 도우심과 은혜,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의 힘으로 여기까지 살아왔는데도 우리 자녀들에게 그렇게 사는 것이 진짜 세상을 이기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려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부모인 우리가 너무나도 이기적인 사람입니다. 우리는 믿음으로 세상을 이겼는데, 우리 자녀들에게는 내가 살아온 믿음의 삶이 아니라 세상의 방법으로 세상을 이기라고 한다면 내가 아는 참된 진리의 길을 나만 알고 있고 우리 자녀들에게는 비밀로 감추어두는 것과 뭐가 다르겠습니까? 우리가 믿음으로 사는 믿음의 사람이라면, 믿음으로 살아온 믿음의 사람이라면, 우리는 우리 자녀들에게 믿음의 길을 가르쳐야 합니다. 믿음으로 사는 것이 진정으로 세상을 이기는 것이라고 가르쳐야 합니다.

   오늘 본문은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유언과도 같이 주신 말씀입니다. 신명기의 말씀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한 후 광야생활 40년을 마감할 때 모세가 그 동안 받았던 하나님의 말씀을 요약하여 설교한 말씀입니다. 이제 곧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 땅에 들어갑니다. 아쉽게도 모세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한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바라보면서 안타까운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광야에서 종종 그랬던 것처럼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등지고 자기들 마음대로 살아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모압 평지에서 온 이스라엘 백성들을 모아놓고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하나님의 말씀을 되뇌이도록 설교한 말씀이 신명기입니다.

   그 가운데 오늘 본문의 말씀은 아주 중요한 말씀입니다. 신명기의 말씀 가운데 가장 핵심이 되는 구절을 쉐마라고 부릅니다. 신명기 6:4-9절이 바로 쉐마입니다. ‘쉐마 이스라엘’이라는 말로 시작된 이 쉐마의 말씀은 이렇습니다.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유일한 여호와이시니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 오늘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 너는 또 그것을 네 손목에 매어 기호를 삼으며 네 미간에 붙여 표를 삼고 또 네 집 문설주와 바깥문에 기록할지니라.” 이 쉐마의 말씀이 그대로 오늘 본문에서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모세는 신명기의 말씀 가운데 가장 중요한 쉐마의 말씀을 6장에 이어 오늘 본문인 11장에서 다시 반복하고 있는 것입니까? 그 이유는 아주 자명합니다. 너무나도 중요한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계명, 율법의 말씀은 너무나도 중요하기 때문에 ‘너희도 잊어버리지 말며 너희 자녀들에게도 이 말씀을 반드시 가르치라.’는 것입니다.

   특별히 오늘 본문에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또 그것을 너희의 자녀에게 가르치며”라는 19절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자녀들에게 가르쳐야 할 이유는 21절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리하면 여호와께서 너희 조상들에게 주리라고 맹세하신 땅에서 너희의 날과 너희 자녀의 날이 많아서 하늘이 땅을 덮는 날과 같으리라.” 지금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 땅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약속하신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가니안에 곧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여호수아의 인도로 가나안 땅에 들어가 가나안 땅을 점령하겠지만,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그 땅을 차지한다고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에게 끊임없는 유혹이 있을 것입니다. 가나안 땅에 들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땅에 들어가서 그 땅에서 오랫동안 복을 누리고 살려면 하나님을 잊어버리면 안 됩니다. 하나님을 잊어버린다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통해서 가나안 땅에 들어가더라도 결코 하나님의 말씀을 잊지 말라고 거듭거듭 강조하고 계십니다.

   지금 가나안 땅에 들어가는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 40년 동안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베풀어주셨던 놀라운 은혜를 경험했습니다. 매일 아침 만나를 먹는 기적을 맛보았습니다. 그들은 매일 아침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시는 놀라운 기적을 맛보며 하루를 시작했던 것입니다. 그것만이 아니라 그들이 40년 동안 경험했던 기적들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가나안 땅에 들어가면 그들의 자녀들은 그런 눈에 보이는 기적들을 경험하지 못할 것입니다. 오히려 그들의 눈앞에서 그들을 유혹하는 가나안의 유혹이 있을 것입니다. 그 가나안의 유혹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그 말씀을 마음에 새겨야 합니다. 그것만이 유혹 많은 가나안에서 하나님을 잊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입니다. 그렇게 하나님을 잊지 않고 살 때에 21절에서 약속하신 것처럼 그 땅에서 복을 누리며 오랫동안 살게 될 것입니다.

   이 말씀을 오늘 우리에게 적용시켜 보십시다. 우리는 일평생 믿음을 따라 살면서 하나님의 놀라우신 은혜를 경험하며 살았습니다. 어떤 분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 40년 동안 경험했던 기적과 같은 많은 은혜를 경험하신 분도 있을 것이고, 어떤 분들은 그만큼은 아닐지라도 매일의 삶 속에서 하나님의 역사와 도우심과 은혜를 경험하며 살아오셨습니다. 큰 은혜이든, 적은 은혜이든 하나님의 은혜와 도우심이 아니었으면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없었다는 것이 오늘 우리의 고백입니다.

   그런데 우리 자녀들은 아직 그런 은혜를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아니 그들에게 베풀어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은혜로 깨닫지 못하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치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말입니다. 광야 40년 동안에만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만나를 주시고 은혜를 베푸신 것이 아닙니다. 가나안 땅에 정착하여 살아갈 때에도 이른 비와 늦은 비를 주시고, 곡식을 자라게 하시는 은혜를 베풀어주십니다.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에 베풀어주신 은혜의 모양도 다를 것입니다. 문제는 이른 비를 내리시고 늦은 비를 주시는 그 하나님의 은혜를 은혜로 깨닫지 못할 때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저 비가 올 때가 되었으니 비가 오는 것이고, 추수할 때가 되었으니 곡식을 거둬들이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하나님의 은혜를 은혜로 깨닫지 못합니다. 더군다나 가나안 땅에 들어가면 가나안 사람들이 ‘자기들은 오래 전부터 농사를 지어왔던 사람들이기에 농사짓는 데는 전문가’라며, ‘하나님의 말씀보다는 우리가 시키는 대로 하면 농사도 잘 짓고 부자가 될 거야.’라며 유혹할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유혹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여호와 하나님을 버리고 풍요의 신 바알와 아세라를 섬기는 배역의 길을 가고 말았습니다.

   오늘 우리 자녀들에게도 동일한 유혹이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를 은혜로 알고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우리보다 훨씬 더 풍요로운 사회 속에서 자라온 우리 아이들이 어렵고 힘들 때 우리가 경험했던 하나님의 도우심의 손길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더군다나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오늘 우리 시대는 독일의 사회학자인 울리히 벡(Ulrich Beck, 1944-2015)이 이야기한 것처럼 ‘위험사회’입니다. 근대화와 산업화를 거치면서 이제 오늘 우리 시대는 위험사회가 되었습니다. 위험사회에서 우리가 겪게 될 위험은 우리 인간의 의도나 의지와 무관하게 일어날 뿐만 아니라, 한 번 촉발된 위험은 인간이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통제 불가능한 상태에 빠지고 맙니다. 요즘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19처럼 말입니다. 그런 위험사회 속에서 우리 아이들은 내 주변의 아이들과만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인들과 경쟁해야 합니다.

   우리가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사회적 현상으로 인해 우리 아이들은 우리들이 겪었던 고민과는 너무나도 다른 고민 속에서 살아야 합니다. 그런 아이들이 ‘경쟁사회’를 뛰어넘어 ‘위험사회’ ‘피로사회’라고 말하는 오늘을 살아가면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 그런 세상을 이겨나갈 수 있는 힘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경쟁사회에서 우리가 아이들을 대신해 뛰어줄 수 없습니다. 글로벌 위험사회 속에서 우리가 늘 우리 아이들의 울타리가 되어줄 수도 없습니다. 성과주의에 매몰되어 스스로에게 끊임없는 착취를 가하는 피로사회 속에서 우리가 우리 아이들의 피로감을 무엇으로 덜어줄 수 있겠습니까?

   그런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에게 세상은 온갖 유혹의 손길을 내밀어 그들의 영혼을 피폐하게 만들려 합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은 악마에게 자기의 영혼을 파는 파우스트(Faust)처럼 변해갈 수 있습니다. 그런 유혹이 오늘도 우리 아이들에게 집요하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 우리 자녀들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겠습니까? 이런 혼란한 시대에 우리 자녀들에게 믿음의 올바른 길을 갈 수 있게 만드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악마에게 영혼을 파는 파우스트가 되지 않게 하는 비결이 무엇입니까? 다른 게 아닙니다. 바로 하나님의 말씀으로 양육하는 것입니다.

   교회학교에서 가장 심도 있게 말씀을 가르치는 시간이 여름과 겨울 방학 중에 행한 성경학교와 수련회였습니다. 그런데 올 여름에는 코로나19로 인해서 우리가 예전에 행한 것처럼 성경학교와 수련회를 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교회학교에서는 어떻게든 아이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기 위해서 노력할 것입니다. 오늘 교회학교 교사 주일을 맞이하여 우리는 우리 자녀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는 교회학교 교사들을 위해서 기도해야 하고 감사해야 합니다. 우리가 말씀을 가르치지 못한 부분을 교회학교에서 우리 교사들이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사들을 위해 더 많이 기도해야 할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또 코로나19로 인해서 성경학교와 수련회를 정상적으로 하지 못하는 이 때 가정의 신앙교육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습니다. 비대면(untact)이 뉴노멀이 되면서 부모와 자녀들이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이럴 때 가정이 이제는 신앙교육의 중심지가 되어야 합니다. 그 동안은 교회학교에 신앙교육을 위탁했다면, 이제는 가정에서 부모와 할아버지 할머니가 신앙교육의 교사가 되어야 합니다.

   다른 게 아닙니다. 첫 번째는 내가 경험한 하나님의 은혜를 자녀들과 나누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나를 사랑하신 하나님, 나를 도우셨던 하나님을 이야기해 주면서 그 하나님께서 이제 너희와 함께 하신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또 하나는 오늘 본문의 말씀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다 이해하지 못해도 말씀을 가르치면 언젠가 그 말씀이 우리 아이들의 영혼을 보호해주는 능력이 될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에는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자녀를 사랑하십니까? 손주들을 사랑하십니까? 그렇다면 그들이 세상을 이기는 방법을 가르쳐주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과 하나님의 은혜를 이야기해 주는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빠르게 변화하는 오늘 우리 시대에 우리 아이들이 세상에 물들지 않고 하나님의 백성으로 승리하며 사는 최고는 방법입니다.

< 2020년 7월 12일 주일낮예배 - 교회학교교사주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