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빛으로 오신 그리스도

< 본문 - 요한복음 3:18-21 >

   지난 2011년 4월 27일 미국 텍사스 주의 한 도로에서 자동차 한 대가 중앙선을 넘어 마주오던 트럭과 충돌하는 교통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그 사고로 79세의 운전자는 현장에서 세상을 떠났고, 동승했던 그의 아내도 이듬해 7월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안타까운 것은 교통사고로 사망한 운전자가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타임스스퀘어 교회(Times Square Church)를 개척하여 교인수 8천 명에 달하는 대형교회로 성장시킨 데이비드 윌커슨(David Ray Wilkerson, 1931-2011) 목사님이었다는 것입니다. 이 타임스스퀘어 교회는 뉴욕의 3대 복음주의 교회로 꼽히는 곳이고, 윌커슨 목사님은 세속화되어 가는 교회를 향해 거침없이 경고의 메시지를 선포했고, 안일하게 신앙생활하는 교인들을 향해서도 마음을 찌르는 설교를 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윌커슨 목사님이 이 교회를 개척하게 된 이유는 이렇습니다. 1986년 목사님은 뉴욕의 맨해튼 42번가 거리를 걸으며 뉴욕 거리 곳곳에 몸을 파는 직업여성들, 마약 중독자들, 게이를 위한 술집들이 너무 많은 것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복음의 빛을 비추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면서 교회를 개척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목사님은 갱단들과 마약중독자들, 직업여성들을 찾아가 담대하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복음을 전하면서 많은 갱단 두목과 단원들이 회개하는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목사님이 전한 복음을 듣고 변화된 대표적인 사람이 니키 크루즈(Nicky Cruz)입니다. 그는 뉴욕의 갱단 두목으로 악명이 높았던 사람이었습니다. 돈과 술과 여자를 원하는 대로 손에 넣을 수 있었고, 온갖 나쁜 짓을 일삼고 폭력을 휘둘렀습니다. 그러다보니 보복에 대한 두려움에 잠을 잘 때에도 방문을 여러 겹으로 잠그고, 총을 베개 밑에 놓고서야 잠을 청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뉴욕 거리를 지나다가 “예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예수님을 믿으십시오.”라고 큰 소리로 외치며 전도하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갱단의 두목인 자신이 지나가는데도 비켜서지 않고 큰 소리로 외치며 앞을 가로막고 있자 그는 몹시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그를 발로 차고 구타했습니다. 다음 날 니키가 또 다시 그 길을 지나가다가 어제 자신이 구타한 그 전도자가 팔에 붕대를 감고 얼굴에 멍이 든 채 여전히 전도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는 그에게 다가가 ‘지옥에나 가라!’며 그에게 침을 뱉었습니다. 그러자 그 전도자는 니키의 바지춤을 붙잡은 채로 “지금 회개하지 않으면 나중에 어떻게 그리스도 앞에 서겠습니까?”라고 말했습니다. 그 때 성령께서 니키에게 강하게 역사하셨습니다. 그의 가슴 깊숙이에 부딪쳐오는 강한 진동에 그는 굴복하고 말았습니다. ‘아, 여기에 진정한 길이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자, 그는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예수님을 믿겠다고 말한 뒤 회개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 후 그는 갱단의 생활을 청산하고 미국과 유럽을 오가면서 열심히 복음을 증거하는 부흥사가 되었습니다. 갱단 두목인 니키에게 폭력을 당하고도 다음 날 붕대를 감은 채 다시 길거리에서 복음을 전했던 사람이 바로 타임스스퀘어 교회의 윌커슨 목사님이었습니다.

   윌커슨 목사님은 자본주의의 본고장인 뉴욕의 맨해튼 한 가운데에 교회를 개척했습니다. 화려한 조명이 사람들을 현혹하는 맨해튼에서 윌커슨 목사님은 어둠을 보았습니다. 사람들은 화려함에 취해 무엇이 죄악인지도 모른 채 오로지 돈과 쾌락을 추구하며 살고 있을 때, 목사님은 인간 내면 깊숙이에 숨어 있는 어둠을 보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에게도 생명의 빛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교회를 개척했고, 갱단과 마약중독자들과 직업여성들에도 그 빛이 비쳐지길 원하며 복음을 전했습니다. 복음을 전하다가 폭력을 당하고 생명의 위협을 느꼈지만 그는 생명의 빛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그 빛을 전하기 위해서 목숨을 내놓고 복음을 전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믿음은 세상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것입니다. 세상이 갖지 못한 것을 가지고 세상에 필요한 것을 나눠주는 것이 믿음의 사람들에게 주어진 사명입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세상에 빛을 전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화려한 조명이 휘황찬란하게 세상을 비추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진정 세상을 밝히는 빛이 아님을 우리는 압니다. 세상을 화려하게 만드는 그 빛은 사람들의 영혼을 미혹하여 죄악으로 이끌 뿐입니다. 세상 사람들의 마음을 유혹하는 네온사인의 화려함은 우리에게 참된 안식을 안겨주지 못합니다. 아무리 크리스마스 트리의 장식에 화려한 조명이 켜진다 하더라도 그것이 진정 세상을 밝히는 빛은 아닙니다. 세상을 밝히는 빛, 세상에 희망을 주는 빛, 어두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참된 진리의 길을 밝히는 빛은 오직 한 분 예수 그리스도 뿐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만이 세상에 참된 빛이심을 아는 것은 믿음의 눈으로 볼 때에만 보여지는 신비입니다.

  그런 신비를 요한복음 1장에서는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참 빛 곧 세상에 와서 각 사람에게 비추는 빛이 있어났나니 그가 세상에 계셨으며 세상은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되 세상이 그를 알지 못하였고 자기 땅에 오매 자기 백성이 영접하지 아니하였으나.”(요한복음 1:9-11) 이 세상에 참 빛으로 오신 분이 바로 예수님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신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세상에 있는 동안에는 세상의 빛이로라.”(요한복음 9:5)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 세상에 계신 동안 세상을 비추는 빛이셨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 빛을 알지 못했습니다. 어둠을 비추기 위해서 이 땅에 오셨는데, 세상은 너무 어둠으로 가득 차 있어서 빛이 오셨지만 그 빛을 알아보지 못했고, 그를 영접하지 않았습니다.

   오늘 본문은 왜 세상이 이 땅에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고, 왜 빛이신 예수님을 영접하지 않았는지를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습니다. 어둠이 있는 곳에 빛이 비추면 빛의 존재는 분명하게 확인됩니다. 그럼에도 세상은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영접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오늘 본문 19절에서 말씀한 것처럼 ‘사람들이 자기 행위가 악하므로 빛보다 어둠을 더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악하다’는 말은 마귀의 속성과 관계된 악행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하면 사람들이 마귀의 꾀임에 빠져 어둠에 갇히게 되고, 어둠 속에 갇혀서 빛이 있음에도 빛으로 올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마귀에 꾀임에 빠져 악에 속하여 어둠 속에 머물고 있는 이유는 빛보다 어둠을 더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마귀에 꾀임에 빠져 있는 한 인간은 빛을 사랑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사람들이 어둠이 죄악이고 어둠 속에 갇혀 있는 것이 얼마나 불행한 일인지 잘 알면서도 그 어둠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유는 어둠이 주는 쾌락에 취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선하게 창조하셨습니다. 그런데 마귀가 인간을 유혹하면서 인간은 죄에 빠지게 되었고, 어둠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죄에 빠진 인간이 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몸부림을 치거나 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 있음에도 그 길을 찾으려 하지 않는 이유는 죄악이 주는 달콤함 때문입니다. 어둠 속에서 누리는 쾌락이 너무 강렬하기 때문에 그 속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어둠에 머물러 있고, 죄악 가운데 살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죄악에 빠져 어둠 속을 헤매는 사람들에게 생명의 빛을 비춰주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을 통해서 말입니다. 오늘 본문 바로 앞에 우리가 잘 아는 귀한 말씀이 선포됩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요한복음 3:16) 하나님은 죄에 빠져 있는 우리 인간을 사랑하셨습니다. 어둠 속에서 방황하며 마귀에게 사로잡혀 고통 가운데 있는 우리 인간을 너무 사랑하셔서 죄악 가운데 그냥 놔둘 수가 없으셨습니다. 그래서 당신의 독생자를 이 땅에 보내 주셨습니다. 우리를 죄악에서 구원하시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리고 그 독생자를 십자가에 죽게 하심으로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셨습니다. 그런데 어리석은 인간은 그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지 못합니다. 하나님의 사랑보다도 마귀가 주는 세상의 달콤함이 더 매력적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취해서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하나님의 사랑이 얼마나 크고 놀라운지를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여전히 죄악 가운데 머물러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하나님의 그 크신 사랑을 깨닫게 되었습니까? 우리에게 남다른 지혜가 있어서 하나님께서 독생자를 주신 그 사랑을 깨달은 것입니까? 우리에게는 세상 사람들이 갖지 못한 특별한 뭔가가 있어서 세상의 빛으로 오신 예수님께 나아와 하나님의 자녀가 된 것입니까? 오늘 본문은 말씀합니다. “악을 행하는 자는 빛을 미워하여 빛으로 오지 아니하고... 진리를 따르는 자는 빛으로 오나니 이는 그 행위가 하나님 안에서 행한 것임을 나타내려 함이라.” 우리는 악을 행하는 자들처럼 빛을 미워하지 않기에 빛으로 올 수 있었고, 진리를 따르는 거룩한 마음이 있어서 빛으로 나와 하나님의 자녀가 된 것입니까? 우리에게 그런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안타깝게도 우리 인간에게는 선을 행할 능력이 없습니다. 성경은 이렇게 선언합니다.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 깨닫는 자도 없고 하나님을 찾는 자도 없고 다 치우쳐 함께 무익하게 되고 선을 행하는 자는 없나니 하나도 없도다.”(로마서 3:10-12) 무슨 말씀입니까? 우리 인간이 스스로 하나님을 찾을 만큼 선한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나가야만 구원을 받는다고 깨닫고 스스로 하나님께 나오는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선을 행함으로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렇게 하나님을 찾을 만한 선함도 없고,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는 지혜도 없고, 선을 행함으로 하나님께 나아갈 길을 찾을 능력도 없는 우리가 어떻게 빛이신 예수님을 믿고 구원받은 백성이 된 것입니까? 그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은혜를 주셔서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가 된 것뿐입니다. 요한복음 1:12-13절에서 말씀합니다.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 이는 혈통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뜻으로 나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들이니라.” 우리가 이 땅에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영접하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는데, 그것이 우리의 힘이나 우리의 노력으로 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거기에 진리가 있고, 거기에 구원이 있다고 스스로 깨닫고서 예수님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는 혈통으로나 육정으로 사람의 뜻으로 나지 아니하고.”라고 말씀이신 뜻이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 인간의 그 무엇으로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가 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영접하고 하나님의 자녀가 된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셔서 우리를 지명하여 불러주셨고, 우리를 사랑하셔서 그 사랑을 깨닫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깨달은 것뿐입니다. 내 힘으로 된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의 뜻에 따라 된 것을 우리는 은혜라고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빛으로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을 영접하고, 또 그 이름을 믿고 구원을 받은 것은 우리의 공로가 아닙니다.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선택하셨고, 우리에게 깨닫게 하셨고, 우리의 완악한 마음을 부드럽게 하셔서 주님의 사랑을 알게 하셨습니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 십자가를 통해서 우리를 사랑하신 그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은 결코 인간의 지혜나 능력으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여러분,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것이 결코 우리 자신의 자랑거리가 아닙니다. ‘내가 구원의 길을 잘 선택했지’라고 우리 스스로를 자랑해서는 안 됩니다. 나는 구원의 자리에 왔는데, 아직도 어둠 가운데서 죄악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향하여 ‘왜 그렇게 어리석느냐!’고 손가락질해서도 안 됩니다. 우리는 그저 우리를 구원하신 하나님께 감사해야 할 뿐입니다. 나 같은 사람을 선택해 주신 하나님, 나 같은 사람을 지명하여 불러주신 하나님, 어둠 속에서 멸망을 향해 가던 나 같은 사람을 위해 독생자를 이 땅에 빛으로 보내주신 하나님, 우리에게 하늘의 은혜를 주셔서 그리스도를 믿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할 뿐입니다. 하나님의 그 은혜가 아니면 우리도 여전히 어둠 가운데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이제 우리에게 중요한 숙제가 남아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빛의 자녀가 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내 힘과 내 능력과 내 지혜로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다면 우리는 어깨를 으스대며 잘난 체 하며 살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로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세상에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영접하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빛의 자녀들답게 살아야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사는 것이 빛의 자녀답게 사는 것입니까? 테레사 수녀의 이야기 속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십시다.

  어느 날, 테레사 수녀가 한 노인의 집을 방문했습니다. 방문을 열고 들어서자 역겨운 냄새가 코를 찔렀습니다. 온통 먼지투성이에다 이불이나 옷가지들은 몇 년 전에 빨았는지 알 수조차 없을 정도였습니다. 테레사 수녀가 노인에게 말했습니다. “제가 방을 치워 드리겠습니다.” 노인은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멀뚱멀둥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 테레사 수녀는 곧 바닥을 쓸어내고, 먼지를 털어 내고, 옷가지는 빨아 널고, 더러운 곳은 소독했습니다. 그렇게 청소를 하다가 테레사 수녀는 구석에서 먼지에 뒤덮인 낡고 조그만 등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이 등은 뭐죠?”라고 묻자 노인이 대답합니다. “손님이 오면 켜는 등이라오.” 테레사 수녀는 그 등을 닦으면서 노인에게 다시 물었습니다. “별로 켤 일이 없었던 모양이죠?” 가족도 없고 찾아오는 사람도 없던 노인이 대답합니다. “몇 년 동안 한 번도 켜지 않았소. 누가 죽어 가는 이 늙은이를 만나러 오겠소?” 노인은 먹을 것보다 사람이 더 그리운 듯 보였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자주 올게요. 그러면 저를 위해 등불을 켜주시겠죠?” 노인은 반신반의하며 “물론 켜고 말고요. 오기만 한다면.”이라고 짧게 대답했습니다. 그후로 테레사 수녀는 자주 그 노인의 집을 찾아갔고, 자신이 가지 못할 때는 동료 수녀를 대신 보내기도 했습니다. 2년 후 노인은 편안한 모습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노인은 죽으면서 곁에 있던 수녀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테레사 수녀님에게 전해주구려. 테레사 수녀님은 내 인생에 등불을 켜준 사람이라고.”

  로마 시대 교부였던 터툴리아누스(Tertullianus, 155-225)는 이렇게 말합니다. “햇빛은 하수구까지 고르게 비추되 햇빛 자신은 더러워지지 않는다.” 그렇습니다. 예수님은 죄악이 가득한 이 세상에 빛으로 오셨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세상을 빛으로 비추셨을 뿐 죄악에 물들지 않으셨습니다. 오늘도 주님은 우리가 세상이 빛(마태복음 5:16)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빛의 자녀들처럼 살라(에베소서 5:8)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빛의 자녀라면 주님처럼 어두운 곳을 비춰야 합니다. 낮고 천한 곳, 어둡고 음침한 곳을 비춘다고 해서 빛이 더러워지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다가오는 성탄절에는 좀 더 낮고 힘든 곳, 빛이 필요한 어두운 곳을 비추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둠 속에 사는 누군가에게 작은 등불을 켜주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세상에 빛으로 오신 주님께서 빛의 자녀인 우리에게 기대하시는 바가 바로 그것이기 때문입니다.

< 2020년 12월 6일 주일낮예배-대림절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