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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6-09-03 10:42

나를 바라보시는 시선 하나 <9월 3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나를 바라보시는 시선 하나
본문 - 사무엘하 11:1-5

여러분, 이 그림이 무엇인지 잘 아시지요? 이탈리아 출신의 유명한 미술가요 위대한 과학자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 1452년 ∼ 1519년)가 그린 <모나리자>라는 그림입니다. 지금은 프랑스 파리에 있는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유명한 그림입니다.
이 그림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가로 53㎝, 세로 77㎝에 불과합니다. 그렇게 작은 그림인 이 <모나리자>가 유명한 것은 이 그림이 갖는 독특한 매력 때문입니다. 이 그림은 어느 각도에서 바라보든 정면으로 바라보는 것과 똑같은 느낌을 준다는 것입니다. 앞에서 보는 것이나 오른쪽에서 보는 것이나 왼쪽에서 보는 것이나 모나리자의 시선이 언제나 자신을 따라다닌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그림을 보는 사람들은 마치 살아 있는 여인의 눈길이 자신을 따라다니며 바라보는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킵니다.
다빈치는 이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시체를 10번이나 해부하였고, 얼굴의 피하조직을 섬세하게 뜯어보는 등 온갖 정성을 다 들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그림을 얼마나 소중하게 여겼던지, 67세의 일기로 죽을 때에 이 그림을 자기 옆에 놓고 죽었다고 합니다. 어떤 미술가들은 다빈치가 어디를 가든지 자신을 바라보시는 주님의 사랑을 모나리자라고 하는 따뜻한 여인의 시선을 통해 표현한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여러분! 모나리자가 그 그림을 보는 모든 사람에게 시선을 주는 것처럼, 하나님은 언제나 사랑하는 당신의 자녀에게 따뜻한 시선을 주고 계심을 우리가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시인 다윗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여호와의 눈은 의인을 향하시고 그 귀는 저희 부르짖음에 기울이시는도다.”(시 34:15)
하나님께서는 때로 우리가 실수하고 죄악의 구렁텅이에 빠질 때에도 여전히 우리를 바라보고 계십니다. 아무리 우리가 실수하고 죄에 빠진다 하더라도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은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으로 칭송받고 있는 다윗의 이야기입니다. 다윗의 인생에서 가장 비극적이고 감추고 싶은 부끄러운 이야기가 오늘 우리가 일은 말씀입니다.
당시 이스라엘은 암몬과 전쟁을 하고 있었습니다. 전쟁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다윗과 암몬은 한 동안 좋은 관계에 있었습니다. 다윗이 사울 왕에게 쫓기는 몸이 되었을 때 다윗이 암몬으로 피신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암몬 왕이었던 나하스가 다윗을 환대해주었습니다. 그것을 계기로 다윗이 왕이 된 뒤에도 나하스가 통치하는 암몬과 다윗이 다스리는 이스라엘 사이는 굉장히 좋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암몬 왕 나하스의 죽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나하스가 죽었다는 말을 전해들은 다윗 왕은 나하스의 죽음을 애도하며 조문사절단을 보냅니다. 그런데 암몬 사람들은 다윗의 본심을 오해했습니다. 왕이 죽고 나라가 어수선한 틈을 노려 이스라엘이 암몬을 침공하기 위해서 정탐꾼을 보낸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암몬 사람들은 다윗이 보낸 조문사절단을 체포해서 그들의 수염을 깎아버렸고, 옷을 엉덩이 부분까지 잘라버렸습니다. 당시 남자의 수염은 명예와 권위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러기에 암몬 사람들이 다윗의 신하들의 수염을 깎아버렸다는 것은 굉장히 모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한 나라의 사신으로 인정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자기 나라에 팔려온 노예처럼 취급했던 것입니다. 또 당시 사람들은 발목까지 내려진 긴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속옷은 입지 않고 통으로 된 긴 옷을 입고 있었는데, 그들의 옷을 엉덩이 부분까지 잘라버렸다는 것은 하체가 그대로 드러내는 아주 수치스러운 일입니다. 이스라엘 사신들은 외교 관례상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수치와 모욕을 당한 것입니다.
한 나라의 왕이 보낸 사신을 그렇게 모욕했다는 것은 곧 그 사신들을 보낸 왕을 모욕한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그래서 다윗 왕은 굉장히 화가 났습니다. 암몬 사람들은 자신들의 그런 행위가 다윗을 화나게 만들었다는 것을 알고는 주변 나라에서 군사를 사들여 전쟁을 준비하게 되었고, 결국 이스라엘과 암몬 사이에 전쟁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전투에서는 이스라엘이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완벽한 승리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아람을 돕던 주변 나라들이 아람을 배신하고 이스라엘 편으로 돌아서버렸습니다. 전쟁을 할 수 없는 우기가 지나고 건기가 되자 세 번째 전투를 하게 되었습니다. 세 번째 전투는 이스라엘의 승리가 눈에 보이듯 자명했습니다. 첫 번째 두 번째 전투에서도 이겼을 뿐만 아니라, 그 전투에서 아람을 돕던 아람의 주변 나라들이 이스라엘 편이 되었으니 아람은 이빨 빠진 종이호랑이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전투에서는 다윗이 직접 군사를 이끌고 나가 싸웠지만, 세 번째 전투에서는 왕이 직접 나가지 않고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장수였던 요압을 총 대장으로 하여 전투를 하게 되었습니다. 다윗은 전쟁터에 나가지 않고 예루살렘 궁궐에서 전투의 소식을 듣는데 계속해서 승전의 소식만 들려옵니다. 이제 곧 아람의 수도인 랍바까지도 점령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 소식이 계속해서 들려오자 예루살렘 왕궁에 있는 다윗에게는 아무런 걱정이 없었습니다. 온 군대가 전투에 나가고 예루살렘 거리는 한가합니다. 그러나 다윗의 마음은 걱정이 없습니다. 다윗의 마음에 걱정이 없었다는 것을 보여준 말씀이 오늘 본문 2절입니다. “저녁 때에 다윗이 그 침상에서 일어났다.”고 말씀합니다. 낮잠을 실컷 자고 일어났다는 말입니다. 물론 팔레스틴 지역에서는 한낮의 더위를 피하기 위해 낮잠을 자는 것이 하나의 풍습이긴 했지만, 지금은 암몬과 전쟁을 하고 있는 국가적인 비상사태입니다. 그런 국가적으로 초긴장 상태에 있어야 하는데, 다윗이 낮잠을 잤다는 것은 다윗의 마음에 전쟁에 대한 걱정이 하나도 없었다는 말입니다.

낮잠을 한 숨 푹 자고난 다윗은 시원한 저녁바람을 쐬기 위해 왕궁 지붕을 산책하다가 왕궁 곁에 있는 한 집안 우물가에서 목욕을 하고 있는 여인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그 여인에게 정신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2절 마지막에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한 여인이 목욕을 하는데 심히 아름다워 보이는지라.”

여러분, 뭔가가 다르게 보일 때에는 조심해야 합니다. 뭔가 다르게 보일 그 때는 유혹을 받고 있을 때일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창세기 3장에 나오는 아담과 하와의 이야기가 그렇지 않습니까? 뱀의 유혹을 받은 하와가 하나님께서 먹지 말라고 하신 선악과를 쳐다보았습니다. 평소에는 동산 중앙에 있는 그 나무를 수없이 보아왔어도 아무런 감각이 없었습니다. 결코 따먹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따 먹고 싶다는 욕망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뱀이 ‘따 먹어도 괜찮다’고, ‘따 먹으면 오히려 너희 눈이 밝아져 하나님처럼 될 것이라’고 한 말을 듣고 난 후에 그 나무를 쳐다보니까 그렇게 먹고 싶어졌습니다. “여자가 그 나무를 본즉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기도 한 나무인지라.”(창 3:6) 평소와는 너무 다르게 보였습니다. 따 먹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나무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결국 하와는 선악과를 따먹고 말았습니다. 인류 최초의 범죄는 바로 그렇게 시작된 것입니다.

우리의 삶에서 뭔가 다르게 보일 때에는 조심해야 합니다. 평소에는 재물이 그렇게 탐나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엔가 재물이 내 눈에 크게 보입니다. 그러면 재물이 유혹이 나에게 다가온 것입니다. 그럴 때에는 재물을 조심해야 합니다. 멀리해야 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어떤 자리에 대한 욕심이 생길 수 있습니다. 누군가가 앉아 있는 그 자리가 굉장히 좋아 보입니다. 그러면 조심해야 합니다. 그 자리가 나를 유혹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윗은 절대로 넘보아서는 안 될 여인이 너무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거기에서 범죄가 시작된 것입니다. 목욕하고 있는 여인이 너무 아름다워 보여서 다윗은 급히 사람을 보내 그 여인이 누구인지 알아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그 여인은 다름 아닌 자신의 충성스러운 신하였던 우리아의 아내였습니다. 그녀의 남편인 우리아는 지금 전쟁터에 나가 있습니다. 다윗은 아마도 기회가 잘 되었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을 시켜 그 여인을 왕궁으로 불러들였습니다.
당시 왕은 절대 권력을 가진 사람입니다. 말 한 마디로 사람을 죽이고 살릴 수 있습니다. 왕의 명령 한 마디면 엄청난 국가적 재앙이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그런 절대적인 권력을 가지고 있던 다윗은 자신의 그 권력을 한 여인을 부정하게 취하는 데 사용하고 말았습니다.
왕인 다윗은 정당한 방법으로 얼마든지 아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당시는 일부다처제였기 때문에 여러 명의 아내를 둘 수 있었습니다. 또 왕의 주변에는 많은 후궁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다윗 왕은 남의 아내를, 그것도 충성스러운 신하의 아내를 왕궁으로 불러들여 죄를 짓는 데에 자신의 권력을 사용했습니다.

모든 권력은 합당한 곳에 사용될 때 아름다운 것입니다. 권력만이 아니라 모든 것이 마찬가지입니다. 원래의 목적에 맞게 합당하게 사용될 때 모든 것이 아름답습니다.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왕의 권력을 주신 것은 그것을 이용해서 부하의 아내를 강제로 범하도록 하기 위해서 주신 것이 아닙니다. 그 권력을 가지고 국가를 튼튼하게 만들고, 백성을 평안하고 행복하게 해 주도록 왕이라는 권력을 주셨습니다.
그런데 다윗은 그 권력으로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데 사용했습니다. 잘못 사용한 것입니다. 여러분, 이것이 바로 죄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이지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직분이나 우리에게 맡겨주신 모든 일이 똑같습니다. 우리에게 목사의 직분, 장로님의 직분, 권사님이나 집사님의 직분을 주신 것은 그것을 이용해서 자신의 이기적인 욕심을 챙기거나, 다른 사람 위에 군림하도록 직분을 주신 것이 아닙니다. 목사는 목사로서의 역할을 감당하도록 목사라는 직분을 주셨고, 그에 합당한 권위를 주셨습니다. 장로님도 마찬가지입니다. 장로로서 하나님의 교회를 아름답게 섬기도록 직분을 주셨습니다. 장로라는 직분을 가졌다는 것 때문에 다른 사람 위에 군림하려 하거나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사를 받도록 하기 위해서 장로의 직분을 주신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 여러분에게 어떤 직분을 주셨습니까? 그것을 왜 주셨다고 생각하십니까? 여러분의 가정이나 직장에서 여러분은 어떤 위치에 있습니까? 그 자리는 내 욕심을 채우는 자리가 절대로 아닙니다. 그 자리를 이용해서 다른 사람 위에 군림도록 주신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모든 자리는 섬김의 자리여야 합니다. 우리를 통해서 다른 사람이 복을 받도록 섬길 때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그 자리가 아름다운 것입니다. 그러기에 다른 사람보다 좀 더 높은 자리에 있다면 그것은 더 많은 존경을 받기 위해서 그 자리에 세우신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을 섬기도록 하시기 위해서 그 자리에 세워 주신 것입니다. 서리집사님일 때 다섯 사람을 섬기고 다섯 사람을 위해서 기도했다면, 안수집사님이 되고 권사님이 되면 그 배는 더 섬겨야 합니다. 열 사람을 섬기고 열 사람을 위해서 기도해야 합니다. 장로님은 최소한 30명을 섬겨야 합니다. 세례교인 30명이 되어야 장로님 한 분을 세울 수 있거든요. 그러기에 장로님은 우리 교회 세례 교인 30의 대표이며 동시에 그 30명을 섬겨야 합니다. 최소한 30명을 위해서 중보기도해야 합니다. 목사는 온 교인을 섬겨야 하고 온 교인을 위해서 기도해야 하고요.

다윗은 자신에게 주신 귀한 권력을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 사용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그 권력을 이용해서 자신의 범죄를 은폐하려고 했습니다. 남의 아내를 왕궁으로 불러다가 하룻밤을 지낸 후에 마치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이 여인을 돌려보냈습니다. 그냥 하룻밤 즐기는 것으로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다윗의 범죄는 불행을 잉태하고 있었습니다. 하룻밤 즐기는 것으로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하고 그 일을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그것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계신 분이 계셨습니다. 그분이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만군의 여호와 하나님, 우리의 모든 삶을 통찰하고 계신 하나님의 눈은 속일 수 없었습니다.
다윗은 다 잊어버렸다고 생각했는데 여인으로부터 전갈이 왔습니다. 다윗과의 하룻밤 범죄로 인해 아이를 갖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남편은 전장에 나가 있는데 그 아내가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이 소문으로 퍼진다면 다윗에게도 여간 곤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 소문으로 떠돌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지고 말 것입니다.
다윗은 어떻게든 빨리 사태를 매듭지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낸 꾀가 전장에 나가있는 여인의 남편 우리아를 불러들인 것입니다. 다윗은 전장의 상황을 알아보기 위함이라는 그럴듯한 이유를 내세워 전장에 나가 있는 우리아를 불러들였습니다. 그리고는 ‘그 동안 수고했노라’고 며칠의 휴가를 주었습니다. 그러면 우리아가 왕궁 바로 옆에 있는 자기 집으로 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우리아의 아내가 잉태하였다는 것이 자기의 남편으로 인한 것처럼 꾸밀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런 다윗의 계획도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충성스러운 신하였던 우리아는 ‘동료들이 전장에서 목숨을 걸고 적과 싸우고 있는데 나만 편안하게 집에 들어가 잠을 잘 수 없다’며 부인이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가지 않았습니다. 며칠을 그렇게 하자 다윗은 계획을 바꾸어야 했습니다. 우리아를 다시금 전쟁터에 보내면서 그의 손에 요압 장군에게 보낸 편지를 한 장 써 주었습니다. 그 편지는 ‘전쟁 중에 우리아를 적진 깊숙이 몰아넣어 죽게 만들라’는 것입니다. 우리아는 그 편지가 자신을 죽이라는 편지인줄도 모르고 요압 장군에게 전달합니다. 결국 다윗의 계획대로 우리아는 전쟁터에서 적군이 쏜 화살에 맞아 죽고 맙니다.
다윗은 과부가 된 우리아의 아내를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 자신의 아내로 맞아들였습니다. 그리고는 범죄로 인해 잉태했던 아이를 낳았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다윗이 범죄로 인해 아이를 낳았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이 다윗이 계획한 대로 잘 되어갔습니다. 이제 다윗은 그 범죄를 잊고 두 다리 쭉 펴고 잘 수 있었습니다.

모든 사람의 눈을 속이고 범죄를 완전히 감추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다윗의 행위를 하나도 빼놓지 않고 지쳐보고 계신 분이 있었습니다.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오늘 우리가 읽었던 말씀 바로 뒤인 11장 맨 마지막 절인 27절은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다윗의 소위가 여호와 보시기에 악하였더라.” 하나님께서 안 보신 것 같지만 다 보고 계셨다는 말씀입니다. 악을 행하던 다윗의 모습 일거수일투족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보셨습니다.
다윗은 자신의 욕망에 눈이 멀어 하나님을 보지 못하였지만, 하나님께서는 단 한 순간도 눈을 감지 않으시고 다윗의 행위를 지켜보고 계셨습니다.

다윗의 범죄는 그의 눈이 보아야 할 것을 보지 못하고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본 데서 시작되었습니다. 다윗은 자신을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우신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하고, 아람과의 전쟁으로 인해 국가적인 큰 위기에 빠진 자기 나라와 백성을 바라보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의 눈은 한 여인의 아름다움에 집중되고 말았습니다. 그 결과 다윗은 평생 씻을 수 없는 큰 죄를 짓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다윗이 그렇게 하나님과 눈 맞추기를 외면하고 자기 욕망에 눈 맞추고 있을 때에도 하나님께서는 다윗을 바라보고 계셨습니다. 하나님의 시선은 단 한 순간도 다윗에게서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 지금 우리의 눈은 누구를 향하여 있습니까? 지금 우리는 어디를 바라보고 있습니까? 혹 다윗처럼 내 욕망이 이끄는 대로 눈길을 돌리고 있진 않습니까? 다윗처럼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할 눈이 세상을 향해 있고, 내 인생의 욕망에 향하여 있다면 우리는 죄에 빠지기 쉽습니다.
시편 1편에서 시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복 있는 사람은 악인의 꾀를 좇지 아니하며 죄인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 자로다.” 시인은 자신의 눈을 악인의 꾀에 두지 않는다고 고백합니다. 죄인의 길이나 오만한 자의 자리가 자꾸만 자신을 유혹한다 하더라도 자신의 눈은 오직 여호와의 율법으로 향하고 있음을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악인이 우리를 꾈지라도, 죄인의 길에 서서 그들과 동무하는 것이 우리에게 엄청난 것을 안겨줄지라도,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아서 천하를 호령하는 것이 기분 좋을지라도, 시인은 거기에 행복과 축복이 있지 않음을 알았습니다. 진정한 행복과 축복은 그런 유혹과 범죄의 자리에 눈길을 두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바라보며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는 바로 거기에 있음을 깨달았던 것입니다.

한 순간 다윗은 자신의 눈길을 허망한 것에 두어 범죄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나단 선지자를 통해서 책망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때 그는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습니다. 나단 선지자가 와서 다윗의 범죄를 낱낱이 들춰낼 때에 그는 그제서야 하나님께서 자신의 행동거지 하나하나를 빠뜨리지 않고 지켜보고 계셨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 회개했습니다.
만일 나단 선지자의 책망을 받고도 그가 하나님의 시선을 끝내 외면했다면 그는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으로 남는 영광을 잊어버리고 말았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시선을 외면하다가 불행을 맞은 왕이 있었습니다. 역대하 16장에 나오는 남 유다의 세 번째 왕이었던 아사 왕입니다. 그는 북 이스라엘의 바아사 왕이 침공해 오자 두려운 마음에 아람 왕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하나님께 도움을 청해야 하는데 사람에게 도움을 청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니’라는 선지자를 보내어 아사 왕의 잘못을 지적해 주셨습니다. 선지자 하나니는 아사왕에게 이렇게 말씀을 선포했습니다. “여호와의 눈은 온 땅을 두루 감찰하사 전심으로 자기에게 향하는 자를 위하여 능력을 베푸시나니, 이 일은 왕이 망령되이 행하였은즉 이후부터는 왕에게 전쟁이 있으리이다.”(대하 16:9) 하나님께서 다 보고 계셨다는 것입니다. 능력을 베풀실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께 도움을 청해야 하는데 아람을 의지하려 하는 것이 잘못이라는 말입니다.
그런 말씀을 들었으면 잘못을 회개해야 할텐데, 아사 왕은 회개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한 선지자를 감옥에 가두고 말았습니다. 결국 아사왕은 발에 병에 들어 곧 죽고 말았습니다.
하나님의 시선을 외면한 자에게는 죄의 유혹이 있고, 형벌이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시선을 외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의 시선에 우리의 시선을 맞추시기 바랍니다. 바로 그 자리가 축복의 자리가 됩니다. 대제사장의 뜰에서 세 번씩이나 예수님을 부인하던 베드로도 주님과 시선이 마주치자 예수님의 말씀이 생각나서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눈물로 회개했습니다. 주님과 시선이 마주칠 때 우리의 삶이 새롭게 변화됩니다.
우리는 때로 하나님과 눈 맞추는 것을 잊는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서 눈을 떼지 않으십니다. 벌주시기 위해서 바라보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축복의 자리에 서도록 언제나 우리를 바라보고 계십니다. 그 시선을 의식하며 살 때 우리의 삶에서 범죄에 빠지지 않고 믿음으로 세상을 이기며 유혹을 이기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러시아의 문호 도스토예프스키(Fyodor Mikhailovich Dostoevskii, 1821∼1881)는 청년시절 방탕한 삶을 살았습니다. 놀음이나 술과 같은 세상적인 쾌락에 빠져 방황했습니다. 그런데 방탕한 삶을 살면서도 도스토예프스키가 끝까지 버리지 않고 고집했던 것이 한 가지 있었다고 합니다. 그것은 자기의 하숙집을 언제나 러시아 정교회의 십자가가 바라다 보이는 곳에 얻었고, 늘 신약성경을 가지고 다녔다는 것입니다. 삶의 깊은 수렁에 빠져 살아갈지라도 그 자리까지 찾아와 바라보시는 하나님의 시선을 의식하고 그 하나님과 눈을 맞추려고 하는 그의 신앙고백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결국 그런 기대를 가졌던 도스토예프스키는 따뜻한 눈길로 자신을 바라보시는 주님의 사랑을 깨닫고 방탕한 삶을 청산하고 주님의 품으로 돌아와, 많은 사람을 감동케 만드는 주옥같은 글들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를 바라보고 계십니다. 하나님과 눈 맞추기를 거부하고 범죄의 자리에 빠진 다윗을 바라보시던 그 하나님의 시선은 오늘도 우리를 행해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시선을 의식하지 못하고, 때론 그 시선을 애써 외면한다 하더라도 하나님은 언제나 잠잠히 우리를 바라보고 계십니다. 그 시선에 우리의 눈을 맞추시기 바랍니다. 바로 그 자리가 회복의 자리요, 하나님과 우리의 눈이 마주치는 그 자리가 축복의 자리입니다.
오늘도 잠잠히 우리를 바라보시는 하나님의 시선에 눈을 맞추고, 회복의 자리요 축복의 자리에서 늘 승리하며 사시기를 축원합니다.

<2006년 9월 3일 주일낮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