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위탁받은 일②

< 본문 – 창세기 39:1-6 >

  성경에 읽다 보면 종종 이해하기 힘든 말씀들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누가복음 16장에 나오는 ‘불의한 청지기’에 대한 말씀입니다.

  어떤 부잣집에 청지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청지기가 주인의 소유를 낭비한다는 것이 주인의 귀에 들렸고, 주인은 그 청지기와의 계약을 끝내기로 했습니다. (지난 주에 말씀드린 것처럼 청지기는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자신의 종들 가운데서 지혜롭고 성실한 사람을 택해 청지기 일을 하게 하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청지기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을 택해 일정기간 자신의 집에서 청지기 역할을 하도록 계약을 맺고 일하게 하는 것입니다. 요셉이 보디발의 집에서 가정 총무가 된 것이 첫 번째 경우라고 한다면, 누가복음 16장에 나오는 청지기는 두 번째 경우에 해당됩니다.) 주인은 자신의 재산을 낭비한 청지기를 불러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지금까지 맡은 일에 대해서 결산을 하라고 말합니다. 이제 그 청지기는 자신의 일자리를 잃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평생 청지기로 일을 해온 그가 이 자리에서 물러나면 먹고 살기가 곤란해진다는 것입니다. 땅을 파고 농사를 짓자니 그런 일을 해 본적도 없을뿐더러 힘도 부쳤습니다. 그렇다고 거지처럼 빌어먹고 살자니 평생 청지기로서 쌓은 명성 때문에 너무나도 부끄러웠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집에 청지기로 가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주인의 소유를 낭비했다고 쫓겨난 그를 어느 누가 받아주겠습니까?

  그는 앞날을 생각하니 막막했습니다. 그러다가 그는 이런 꾀를 내게 됩니다. 그동안 주인에게 빚진 자들을 찾아가서 기름 100말의 빚을 졌으면 50이라고 고쳐 쓰게 하고, 밀 100석의 빚을 진 사람에게는 80석을 빌려갔다고 고쳐 쓰게 했습니다. 청지기가 와서 그렇게 해 준다면 빚을 진 사람으로서는 너무나도 고마운 일입니다. 갚아야 할 빚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청지기가 그렇게 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렇게 빚을 깎아주면 나중에 자신이 청지기 자리를 잃었을 때 그 집을 찾아가면 빚을 탕감해 준 은혜를 알고 자신에게 조금이나마 은혜를 갚아, 자신을 도와줄 것입니다. 이런 청지기의 행동을 보고 그 주인이 칭찬했다는 것입니다.

  이 비유를 읽으면서 ‘불의한 이 청지기를 왜 주인은 칭찬했을까?’ 하는 의심을 품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 말씀을 주의깊게 읽어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주인은 주인의 재산을 탕진한 청지기, 더군다나 자신이 해고될 것을 알고 주인에게 빚을 진 사람들을 찾아가 자기 마음대로 주인의 빚을 깎아주어 주인에게 손해를 입힌 그 청지기를 칭찬한 것이 아닙니다. 주인이 칭찬한 것은 그 청지기가 지혜롭게 했다는 것을 칭찬한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청지기의 지혜를 칭찬한 것입니다. 청지기에서 해고되어 자리를 잃게 되었을 때 그가 그 이후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비록 주인에게 손해를 입히긴 했지만, 자신의 이후의 삶을 준비하는데 나름대로 꾀를 내어 지혜롭게 대처했다는 것을 칭찬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 비유는 이렇게 마무리됩니다. “이 세대의 아들들이 자기 세대에 있어서는 빛의 아들들보다 더 지혜로움이니라.”(누가복음 16:8) 이 말씀은 우리에게 참 가슴 아프게 들려집니다. ‘이 세대의 아들들이 빛의 아들들보다 더 지혜롭다.’는 말씀이 무슨 뜻입니까? 우리가 이해하기 쉽게 오늘 우리 식으로 표현한다면 ‘예수 믿지 않는 사람들이 예수 믿는 사람들보다 더 지혜롭다.’는 말씀입니다. 여러분, 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신 것입니까? 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왜 우리가 세상 사람들보다 더 지혜롭지 못하다고 말씀하느냐?’고 말입니다. 성경은 분명하게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잠언 1:7)일 뿐만 아니라 “지혜의 근본”(잠언 9:10)이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왜 하나님을 경외하며 믿음 안에 사는 사람들이 세상 사람들보다 더 지혜롭지 못한 것입니까?

  우리는 예수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신 이유를 그 다음 구절을 통해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불의의 재물로 친구를 사귀라. 그리하면 그 재물이 없어질 때에 그들이 너희를 영주할 처소로 영접하리라.”(누가복음 16:9) ‘불의한 재물’이라는 말은 부정한 방법으로 얻은 재물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재물이 우리를 의롭게 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세상에서 우리를 의롭게 하시는 분은 오직 하나님뿐입니다. 그러기에 우리의 손에 아무리 억만금이 쥐어져 있다 하더라도 그것으로 우리 스스로 의롭게 되거나 그것이 우리를 정의로운 사람으로 만들지 못합니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우리 손에 들려진 재물을 가지고 하나님을 위해, 그리고 우리의 이웃을 위해 사용한다면 그것은 우리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믿는다고 하는 사람들, 하나님의 은혜 안에 산다고 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자신에게 주어진 재물을 가지고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불의한 청지기는 자신의 재물도 아닌 것을 가지고 자신이 해고된 이후에 맞게 될 자신의 미래를 준비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지혜로운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믿음을 가졌다고 하고, 하나님을 섬긴다고 하는 사람들이 하나님께서 주신 재물을 가지고 미래를 준비하지 못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이 말씀은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우리에게 맡겨주신 재물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하는 것도 중요하고, 우리에게 맡겨주신 일을 감당함에 있어 지혜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주기도 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맡겨주신 일을 감당함에 있어 충성스럽게 감당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 충성스러움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지혜입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지혜롭게 감당해야 합니다. 지혜롭게 하지 않으면 내가 충성스럽게 감당한다고 하는 그 일이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불의한 청지기의 비유를 통해서 우리가 지혜로워야 한다고 가르쳐주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기도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뱀 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라.”(마태복음 10:16) 성경에서 뱀이 긍정적이고 좋은 이미지로 언급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지혜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말씀하시면서 ‘뱀처럼’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부정적인 이미지, 하와를 꼬드겨 죄를 짓게 만든 사탄의 역할을 했던 뱀이지만 지혜에 있어서는 그 뱀처럼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우리는 지난 주 요셉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불과 열일곱 살의 어린 나이에 형들에게 미움을 받고 애굽에 노예로 팔려간 요셉은 바로의 친위대장인 보디발의 집에서 노예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가 그 집에서 얼마 동안 노예생활을 했을 때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요셉은 보디발의 눈에 띄게 되고, 주인 보디발의 신임을 얻어 가정 총무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됩니다. 그것은 아마도 막 스무 살이 지난 때가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인생의 경험도 많지 않은 어린 나이에, 그것도 수많은 노예들이 그 집에 있었을텐데 보디발이 요셉을 자신의 집 가정총무로 삼고 집안의 모든 살림살이뿐만 아니라 다른 노예들을 관리할 수 있는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한 이유는 그의 성실함 때문이었습니다. 주인 보디발이 자신의 모든 가정 일을 요셉에게는 믿고 맡겨도 되겠다고 그를 신임한 이유는 그가 신실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에서 한 가지 더 생각해 볼 것이 있습니다. 단순히 신실했다는 것만 가지고 요셉을 전적으로 신임할 수 있었을까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수많은 경험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 가운데 하나는 신실하고 정직하다는 것만 가지고 누군가에게 그렇게 큰일을 맡길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 신실함을 빛내줄 다른 뭔가가 있어야 합니다. 그게 뭘까요? 그것은 바로 지혜입니다. 지혜는 자신의 모습을 여러 가지 삶의 열매로 나타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지혜는 자기의 모든 자녀로 인하여 옳다 함을 얻느니라.”(누가복음 7:35) 지혜가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자녀’는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그것은 바로 삶의 모습입니다. 우리에게 지혜가 있으면 우리의 삶에 그 지혜가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때로는 그것이 우리의 삶에 여유로움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때로는 풍요로 나타나기도 하고, 때로는 형통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오늘 본문에서도 요셉의 이야기를 전달해주면서 요셉이 형통했다고 말씀합니다. 그런데 요셉이 주인 보디발에게 신임을 얻어 가정 총무가 되었을 때를 가리켜 ‘형통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늘 본문에 요셉이 형통했다는 말이 두 번 나오는데, 2절과 3절입니다. 그때는 아직 요셉이 보디발의 집에 가정 총무가 되기 이전입니다. 2절에서는 노예생활을 하고 있는 하나님께서 요셉을 형통하게 하셨다는 사실을 말씀하고 있고, 3절에서는 하나님께서 요셉을 형통하게 하셨다는 것을 주인 보디발이 보았다는 것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형통한 요셉을 보고 보디발이 그 요셉을 가정 총무로 삼은 것입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요셉을 형통하게 하셨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요셉을 사랑하셔서 요셉의 삶에 어려움이 없도록 인도하신 것이야.’라고 말입니다. 우리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3절의 말씀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주인 보디발의 입장에서 자신의 노예인 요셉에게 힘든 일을 시키거나 고생하게 만드는 것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노예에게 무슨 일을 시키든 그것은 주인의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보디발이 ‘하나님께서 요셉을 형통하게 하셨다는 사실을 보았다.’는 것은 다른 의미입니다.

  지난주에 말씀을 나눴던 것처럼 노에로 팔려온 요셉은 보디발의 집에서 여러 가지 일을 했을 것입니다. 들에 나가 일을 하기도 하고, 주인의 집안에서 잔심부름도 해보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요셉이 하는 일에는 거치는 것이 없었습니다. 요셉에게 일을 맡기기만 하면 그 일이 잘 되었습니다. 그것을 오늘 본문의 표현대로 한다면 요셉이 형통한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왜 그렇게 요셉에게 맡겨진 일에는 거치는 것이 없이 형통했을까요? 그것은 요셉이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지혜롭게 잘 처리했기 때문입니다. 맡겨진 일에 성실했을 뿐만 아니라, 지혜롭게 일을 처리하니까 주인 보디발의 입장에서는 요셉에게 모든 일을 맡겨도 되겠다고 생각하고 가정 총무를 삼았고, 그에게 맡겨진 일에 대해서는 간섭하거나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그에게 맡겨놓으면 모든 일이 잘 되기 때문입니다.

  요셉이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나중에 요셉이 바로의 꿈을 해석해 주지요. 바로가 연거푸 두 번에 걸쳐 꿈을 꾸었는데, 애굽에 있는 점술가나 지혜롭다고 하는 사람들이 모여 그 꿈을 해석하려고 해도 해석해 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감옥에서 요셉의 시중을 받았던 술 맡은 관원장이 2년 만에 요셉을 기억해 내고 바로에게 요셉을 추천합니다. ‘보디발의 감옥에 갇혀 있을 때 히브리 청년이 자신들의 꿈을 해석해 주었는데, 그 해석 그대로 이루어졌노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요셉은 바로 앞에 서게 되고, 바로의 꿈을 해석해 줍니다. 꿈을 해석해 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7년의 풍년 동안에 뒤이어 올 흉년의 때를 잘 준비해야 한다고 구체적인 대책까지 가르쳐줍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바로가 요셉의 그 지혜에 감탄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너와 같이 명철하고 지혜 있는 자가 없도다!”(창세기 41:39) 애굽 전역에서 모여든 그 어떤 사람보다 요셉이 더 지혜롭다고 칭찬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요셉의 그 지혜는 바로의 꿈을 해석해 줄 때에만 가지고 있었던 것일까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지혜라는 것은 한 순간에 엄청나게 생겨나는 것이 아닙니다. 요셉은 평소에도 지혜롭게 행동했고, 지혜를 가지고 일을 처리했습니다. 그래서 요셉은 형통한 자가 되었고, 바로의 꿈을 해석해줄 때에도 바로 앞에서 요셉은 형통한 자였습니다. 요셉의 지혜가 그로 하여금 형통하게 만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들지요? ‘히브리 노예인 요셉, 아직 인생 경험도 많지 않은 요셉이 왜 그렇게 지혜로운 사람이 되었을까?’ 하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가 그것을 다 알 수는 없습니다만, 한 가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요셉이 하나님을 진실되이 경외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과 지혜의 근본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진실되이 섬기며,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삶에 지혜를 주십니다. 그리고 만일 우리 앞에 놓인 문제를 해결할 지혜가 모자란다 하더라도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약속하셨기 때문입니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지혜가 부족하거든 모든 사람에게 후히 주시고 꾸짖지 아니하시는 하나님께 구하라. 그리하면 주리리라.”(야고보서 1:5)

  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우리의 힘과 지혜로 해결하기 힘든 문제 앞에 설 때가 있습니다. 그런 문제 앞에서 사람들은 걱정하고 한숨 쉬고, 때로는 자포자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 믿음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에게는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우리 앞에 그 어떤 문제가 있더라도 그 문제보다 크신 하나님, 그 어떤 문제라도 능히 해결하실 수 있는 전능하신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기도할 수 있는 특권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기도를 통해서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하고, 기도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신앙하는 믿음의 사람으로 산다는 것은 비록 내게는 능력이 없어도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사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어렵고 힘든 문제가 우리 앞에 있을 때 기도하는 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물론 때로 하나님께서 기적 같은 방법으로 우리 앞에 있는 문제들을 없애주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더 많은 경우에 하나님께서는 우리 앞에 문제를 해결해주시기보다는 우리에게 지혜와 믿음과 능력을 주셔서 그것을 극복해내게 하십니다.

  요셉에게는 하나님께서 지혜를 주셔서 그가 겪고 있는 상황을 이겨내게 하셨습니다. 요셉의 삶이 얼마나 힘들고 고달팠겠습니까? 열일곱 살의 어린 나이에 노예로 팔려가서 힘든 노동을 해야 합니다. 어려서부터 일하는 것으로 단련된 사람이 아닙니다. 그는 아버지의 특별한 사랑 때문에 일하지 않고 살았습니다. 그런 요셉이 한순간에 노예로 팔려가 힘든 노동의 현장에 버려졌습니다.

  그러나 요셉에게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하나님을 신뢰하는 믿음입니다. 어쩌면 요셉이 그렇게 기도했는지도 모릅니다. ‘하나님, 내 꿈을 이루기 위해서 힘든 것 감당할 수 있는 힘을 주옵소서. 제게 지혜를 주셔서 제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도와주옵소서.’ 그랬기에 그는 하나님께로부터 지혜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보디발의 집에서 자신에게 위탁된 일을 감당할 때에도 그는 지혜로 감당했습니다. 바로 왕 앞에 설 때에도 하나님께서 주신 지혜로 대답했습니다. 그렇게 지혜롭게 일을 처리한 요셉이었기에 주인 보디발의 신임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 지혜를 보여주었기에 바로 왕이 그를 인정하여 애굽의 총리로 삼았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요셉이 지혜를 가지고 자신에게 위탁된 일을 감당할 때 어떤 결과가 있었습니까? 물론 주인 보디발에게 인정을 받고 가정 총무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오늘 본문 5절에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그가(보디발이) 요셉에게 자기의 집과 그의 모든 소유물을 주관하게 한 때부터 여호와께서 요셉을 위하여 그 애굽 사람의 집에 복을 내리시므로 여호와의 복이 그의 집과 밭에 있는 모든 소유에 미친지라.” 요셉이 하늘의 지혜를 가지고 주어진 일에 성실하고 최선을 다할 때 일어난 결과를 말씀하고 있습니다. 요셉이 형통했습니다. 그리고 그 형통의 결과는 주인 보디발의 집이 복을 받은 것입니다.

  이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요셉이 가정 총무가 되고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충성스럽게 감당할 때 요셉 자신이 복을 받은 것이 아닙니다. 이미 요셉은 보디발의 집에 가정 총무라는 직책을 받았습니다. 노예 출신으로 이보다 더 높은 자리, 이보다 더 좋은 자리에 오를 수 없을 만큼 요셉은 (요즘 말로 하면) 출세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요셉을 통해서 요셉 자신이 복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주인 보디발의 집이 복을 받았습니다. 요셉은 자신의 섬김을 통해서 주인이 복을 받게 했습니다. 그 주인이 누구입니까? 오늘 본문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처럼 ‘애굽 사람’입니다. 애굽 사람 보디발의 집이 복을 받았습니다.

  이건 오늘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우리가 직장에서 일을 할 때, 또는 우리의 일터나 가정에서 우리에게 맡겨진 일을 할 때 내가 복을 받는다는 것에만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우리 믿음의 사람들이 지혜롭게, 그리고 신실하게 맡겨진 일을 감당함으로 다른 사람이 복을 받게 해야 합니다. 아무리 윗사람이 미웁다 하더라도 우리에게 맡겨진 일에 조금도 게을리해서는 안 됩니다. 아무리 사장이 엉망같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우리는 최선을 다해 그가 복을 받게 해야 합니다. 그게 바로 지혜로 일하는 신앙인의 당연한 모습입니다.

  내가 공무원으로 일한다면 나를 통해서 우리나라가 복을 받게 해야 하고, 나를 만나는 사람이 복을 받게 일해야 합니다. 내가 어느 회사의 사원이라면 나를 통해서 회사가 건실해지고, 내가 속한 회사를 통해서 우리 사회에 유익이 되게 해야 합니다. 내가 선생님이라면 나를 통해서 우리 학교와 학생들이 복받는 사람들이 되어야 합니다. 잠깐씩 일하는 알바로 일한다 하더라도 나를 통해서 내가 일하는 곳과 나를 만나는 사람들이 복을 받게 해야 합니다. 우리는 그렇게 기도하며 일해야 합니다. ‘나를 통해서 다른 사람, 나를 만나는 사람이 복을 받게 해 달라.’고 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내가 있는 그 자리에서 하나님을 복을 나눠주기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십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그곳에 보내주신 이유가 그것이기 때문입니다.

< 2021년 10월 24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