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의 열매 – 오래 참음

< 본문 – 갈라디아서 5:22-24 >

성경에 기록된 위대한 신앙의 위인들에게는 중요한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물론 그들이 믿음으로 살았다고 하는 것도 있지만, 그 믿음의 모습을 보여주는 중요한 덕목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은 모두 오랜 세월을 인내해야 했다는 것입니다.

  먼저 노아를 생각해 보십니다. 세상이 죄악으로 만연되어 있어 하나님께서 세상을 심판하실 계획을 세우시고는 노아에게 방주를 만들라고 말씀하십니다. 노아가 정확하게 몇 년 동안 방주를 지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심판을 말씀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신 기록이 있습니다.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나의 영이 영원히 사람과 함께 하지 아니하리니 이는 그들이 육신이 됨이라. 그러나 그들의 날은 백이십 년이 되리라 하시니라.”(창세기 6:3) ‘그들의 날이 백이십 년이 되리라.’는 말씀을 근거로 노아가 120년 동안 방주를 만들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것은 하나님께서 120년 후에 심판하시겠다는 의미이지 노아가 120년 동안 방주를 만들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노아가 방주를 만들고, 홍수로 심판하실 때까지 기다리는 기간은 결코 짧지 않았을 것입니다. 결코 짧지 않는 기간 동안 힘들게 방주를 만들면서 ‘왜 하나님께서 나에게 이런 고생스러운 일을 맡기셨나?’ 하고 불평할 수도 있습니다. ‘심판하실 거면 좀 빨리 끝내시면 안 되나?’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노아가 그런 불평을 하거나 원망했다는 기록은 전혀 없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심판이 곧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120년 후에 이뤄진다는 말씀에 불구하고 묵묵히 심판의 때를 기다리며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방주를 만드는 일에만 전념합니다.

아브라함도 기다림의 수고를 해야 했습니다. 하란에 머물고 있던 아브라함은 75세 때 “내가 네게 보여 땅으로 가라.”(창세기 12:1)는 말씀을 듣습니다. 그 때 하나님께서는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겠다.’는 약속을 주셨습니다. 아직 대를 이을 아들을 낳지 못한 아브라함에게 큰 민족을 이루시겠다는 말씀은 아들을 주시겠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75세에 자식을 주시겠다고 약속을 받은 아브라함이지만, 25년 후인 100세가 되어서야 아들 이삭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겨우 25년을 기다린 걸 가지고 뭘 그러느냐?’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 25년은 엄청나게 긴 시간입니다. 왜냐하면 100세의 나이가 되어가면서 아브라함이나 그의 아내 사라나 아들을 낳을 가능성이 점점 잃어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이는 먹어가지요, 자식을 낳을 기력은 없어지지요. 그런 상황에서 아들을 기다린다는 그 심정은 말 그대로 하루가 천년 같은 세월이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애타게 기다리게 하신 후에야, 아브라함이나 사라 모두 자식을 낳을 가망성을 모두 잃어버렸을 때 드디어 하나님께서는 약속하신 아들을 주셨습니다.

다윗을 생각해 보십시다. 다윗은 어린 나이에 사무엘로부터 사울 다음의 왕으로 기름부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왕이 될 때까지 다윗도 오랜 시간 인내하며 하나님의 때를 기다려야 했습니다. 사무엘로부터 기름 부음을 받은 후 그는 블레셋 장수 골리앗과 싸워 이김으로 백성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됩니다. ‘왕인 사울이 죽인 자가 천천이라면 어린 다윗이 죽인 자는 만만이라!’는 환호성을 들은 것입니다. 사울 왕보다 훨씬 더 인기를 얻은 것입니다. 만일 그 때 다윗에게 빨리 왕이 되고 싶다는 조급한 마음이 있었다면 그 인기를 힘입어 사울 왕을 제거하고 왕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다윗은 그런 백성들의 환호성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것만이 아닙니다. 다윗의 인기가 높아지자 사울은 다윗을 제거하기 위해서 온 심혈을 다 기울입니다. 결국 다윗은 사울 왕의 사위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울의 살해 위협을 피해 도망자가 되어야 했습니다. 다윗이 도망자로 살아갈 때 자신을 죽이려 하는 사울을 죽일 수 있는 기회가 두 번이나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윗은 사울을 죽이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기름부어 세운 왕을 자기 손으로 죽일 수 없다는 이유를 대면서 말입니다. 만일 다윗이 그 때 ‘이게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사울을 죽였다면 그는 좀 더 일찍 이스라엘의 왕이 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는 도망자 생활을 하면서 기다렸습니다. 숱한 목숨의 위협이 있었지만 조급하게 마음먹지 않고 인내하며 하나님의 때를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때가 되었을 때 하나님께서는 다윗을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워주셨습니다.

신약시대에 가장 위대한 사도인 사도 바울을 생각해 보십니다. 사울이라는 이름으로 살던 청년이던 때, 그는 예수 믿는 사람들을 잡아오기 위해서 공문을 들고 멀리 다섹으로 가던 중에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아나니아 선지자에게 왜 사울이라는 청년을 택하셨는지 이렇게 말씀해 주십니다. “이 사람(사울)은 내 이름을 이방인과 임금들과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전하기 위해서 택한 나의 그릇이라.”(사도행전 9:15) 그렇게 이방인들과 임금들과 이스라엘 자손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선택된 사도 바울이지만, 그가 본격적으로 복음을 전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을 기다리며 견디어내야 했습니다. 그는 부활의 주님을 만난 이후 곧바로 다메섹에서 자신이 만난 예수님을 증거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가 예수 믿는 자들을 속이려는 계책으로 예수 믿는 척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반면 유대인들은 유대교를 떠나 예수님의 제자가 된 바울을 배신자라 하여 죽이려 했습니다. 결국 바울은 아라비아 광야로 내려가서 3년 동안 고독 속에서 연단을 받았습니다. 3년간의 광야 연단을 마친 바울은 예루살렘으로 와서 사도들의 대표격인 베드로를 만나고자 했습니다. 아마도 사도들로부터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 본격적인 복음전도를 시작하기 위해서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바나바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바울은 예루살렘에 겨우 15일만 머물렀고, 예수님의 형제인 야고보를 만난 것 외에 사도들 중 아무도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리곤 고향인 다소로 내려갑니다. 잠시 숨을 고른 뒤 다시 복음전도 사역에 뛰어들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에 정확한 기간은 나와 있지 않지만, 추론하건대 사울은 고향 다소에서 10여 년의 세월을 보냅니다. 우리는 사도 바울이 얼마나 열정적인 사람인지 잘 압니다. 그런 사도 바울이 젊음의 때에 10년을 고향에서 인내하며 기다림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너무나도 힘든 일이었을 것입니다. 결국 안디옥에서 사역하던 바나바가 사울을 안디옥교회 사역자로 부르면서 그의 본격적인 복음전도 사역이 시작되었지만, 그 기간 동안 혈기 왕성한 사울은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며 인내하고 준비하는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 귀하게 쓰시는 사람은 대부분 그런 인내의 시간을 지내야 했습니다. 노아와 아브라함, 그리고 다윗과 사도 바울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하게 살펴보았습니다만, 그들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모세는 애굽의 궁궐을 나온 이후 미디안 광야에서 40년간 광야훈련을 받아야 했습니다. 심지어 예수님께서도 공생애를 시작하시기 전에 30여 간 준비하는 시간을 보내셔야 했고, 공생애를 시작하시기 위해서 세례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신 후에도 광야에서 40일간 금식하며 준비하는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믿음의 위인들이 하나님께 쓰임 받기 위해서 오랜 기간 인내하는 시간을 가진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이 쓰실 사람을 무조건 기다리게 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믿음의 사람들이 기다리는 시간은 무료하거나 의미 없는 시간이 결코 아닙니다. 그 시간은 훈련의 시간입니다. 그리고 그 훈련은 고난의 길이기도 합니다.

  다윗이 사무엘 선지자에게 기름 부음을 받은 이후 그의 삶은 엄청난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다윗은 자신을 죽이려 하는 사울 왕에게 부당하게 대항하거나 그의 권좌를 노리는 마음이 조금도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다윗은 사울 왕에게 미움을 받았고, 자신을 죽이려한 사울 왕을 피해서 도망다녀야 했습니다. 다윗의 마음이 얼마나 급했으면 자신이 죽인 거인 골리앗의 고향인 블레셋의 가드로 피신을 해야 했을까요? 분명 그곳에서 다윗은 자기들의 영웅을 죽인 철천지원수 취급을 받을 것입니다. 다윗이 그것을 몰랐을 리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다윗은 블레셋 가드로 몸을 피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다윗은 이스라엘의 왕이 될 자질을 갖춘 사람으로 성숙하게 됩니다.

  모세는 40년 동안 미디안 광야에서 철저하게 외톨이가 되어 양치기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그 40년이 모세에게는 더없는 훈련의 기간이었습니다. 이후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이스라엘의 지도자가 되어 이스라엘 백성을 인도할 때 광야에서의 경험이 그에게는 엄청난 지혜가 되었습니다.

  사도 바울이 아라비아 광야에서 3년 그리고 자신의 고향인 길리기아 다소에서 10여 년을 보낸 것은 결코 허비된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그 긴 준비의 시간을 보내면서 자신이 목숨 걸고 지키려 했던 유대교와 기독교가 어떻게 다른지를 깨닫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가 쓴 편지들이 우리 기독교 신앙의 기틀을 만드는 성경이 되었습니다. 어쩌면 13년이라는 긴 시간 외롭게 훈련하지 않았다면 오늘날 바울서신이라고 말하는 성경은 우리에게 존재하지 않았고, 사도 바울의 존재 역시 희미했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이 쓰실 믿음의 사람들에게 인내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신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분명 인내하는 시간은 힘듭니다. 힘든 이유는 단순히 기다림의 시간이 지루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훈련하는 시간이기 때문에 힘이 듭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어떤 훈련이든 힘들지 않고 하는 훈련은 없습니다. 힘들기 때문에 사람들은 훈련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훈련하지 않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 아무리 재능이 뛰어난 사람이라 하더라도 피나는 노력과 훈련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는 좋은 선수가 될 수 없습니다. 유능한 선수는 남들이 알지 못하는 시간, 남들이 알지 못하는 고된 훈련을 견디어온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세상의 유혹 앞에서 자주 흔들리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훈련을 견디는 인내가 약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좋은 군사로, 예수님의 제자다운 제자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훈련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때로는 그 과정이 힘들지라도 견디며 훈련해야 합니다. 그 훈련의 과정 없이 신앙생활을 즐겁고 행복하게만 하려 하기 때문에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힘든 고난의 때에 믿음에 바로 서지 못하고 흔들리고 쓰러집니다. 어려움을 만나면 쉽게 포기하는 이유는 훈련되지 않는 믿음으로 살기 때문입니다. 훈련하지 않아도 충분히 믿음의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거나, 아니면 훈련의 고됨을 겪지 않고 편안하게만 신앙생활을 하려 하기 때문에 고난의 때를 견뎌내지 못합니다.

  그 훈련의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유는 훈련은 결코 단시간에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육체적인 훈련도 조금씩 강도를 높여가면서 합니다. 그래야만 무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한꺼번에 여러 단계를 뛰어넘어 짧은 시간 고도로 힘든 훈련을 한다면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훈련을 견뎌내지 못할 것입니다. 또한 그렇게 훈련한다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도 없습니다. 견디기 조금은 버거울 정도로 조금씩 조금씩 훈련을 해야 좋은 훈련이 됩니다. 신앙의 훈련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깊은 은혜를 경험했다고 해서 금새 믿음이 성숙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깊은 은혜를 경험하고 난 후 기쁨이 넘치는 경험을 하지만, 그것은 결코 훈련의 완성이 아닙니다. 은혜는 우리로 훈련의 깊이에 들어가게 만드는 자극제 역할을 할 뿐입니다.

신앙의 훈련 과정에서 우리가 반드시 깊이 있게 훈련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 첫 번째는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훈련입니다. 어떤 시련이나 의심스러운 상황에 놓인다 하더라도 철저하게 하나님을 신뢰하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엘리야가 하나님의 선지자로 활동하기 전에 그는 그릿 시내가에서 그 훈련을 했습니다. 오랫동안 계속된 가뭄 속에서 하나님께서는 엘리야를 그릿 시냇가로 보내십니다. 그리고 매일 까마귀를 통해서 떡과 고기를 공급해 주십니다. 여러분, 생각해 보십시다. 사람도 먹을 것을 구하기 힘든 가뭄의 때에 까마귀가 어디서 떡과 고기를 구해 매일같이 엘리야에게 가져올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당신이 약속하신 대로 가뭄의 때에 까마귀를 통해서 떡과 고기를 공급해 주셨습니다. 그건 철저하게 살아계신 하나님을 신뢰하게 하는 훈련과정이었습니다. 그런 훈련과정을 거쳤기에 엘리야는 살아계신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했고, 갈멜산에서 하나님께서 하늘에서 불을 내려 제단을 태우실 것을 확신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하나님께서는 제단을 불을 내려 당신의 살아계심을 증명해 주셨습니다. 그릿 시냇가에서 하나님을 신뢰하는 훈련을 받지 않았다면 하나님께서 불을 내려 제단을 태우실 것이라 확신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도 오랜 기간 훈련하게 하신 이유는 철저하게 하나님을 신뢰하도록 하시기 위함입니다. 때로는 우리의 기도에 응답을 미루시기도 하시고, 때로는 질병 가운데 고통 당하는 우리를 방관하시는 것처럼 보이는 때를 인내하게 하신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철저하게 하나님을 신뢰하게 하도록 말입니다.

때로 오랜 시간 훈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당신을 신뢰하게 하실 뿐만 아니라, 하나님을 신뢰함으로 내 자아와 욕심을 내려놓게 하십니다. 훈련의 과정은 바로 그것입니다. 나를 내려놓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어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 뒤를 따를’(누가복음 9:23) 수 있는 것은 신앙의 길에 들어섰다고 금방 되는 것이 아닙니다. 가장 먼저 자기를 부인하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나를 내려놓는 것입니다. 나를 내려놓는다는 것은 쉽게 되지 않습니다. 나의 욕망을 포기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끝임없는 훈련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자기를 부인할 수 있는 사람이 자기 십자가를 질 수 있습니다. 자기를 부인할 수 있는 사람이 사명의 십자가를 지고 주님 뒤를 따를 수 있습니다.

  여러분, 자기를 부인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입니까? 우리가 예수를 믿고 예수님의 제자로 산다고 하면서도 내 마음속에 있는 욕심과 욕망, 정욕과 탐욕에 끌려 사는 이유는 내 자아가 아직도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 교회를 섬기면서 여전이 나를 앞세우고, 내가 칭찬과 인정을 받고 싶어 하는 이유는 나의 인간적인 자아가 여전히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이익 앞에 믿음이 흔들리고,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내 마음에 분노가 나를 지배하는 이유도 여전히 내 자아가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자아를 십자가에 못 박고 나를 하나님 앞에 내려놓을 때 우리는 좀 더 온전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런 나를 하나님 앞에 내려놓게 하는 것은 신앙의 훈련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로 오랜 시간에 걸쳐 훈련의 과정을 거치게 하시는 세 번째 이유는 결국 그것을 통해서 하나님과 친밀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로 하나님을 신뢰하는 훈련을 하게 하신 이유도, 그리고 우리로 자아를 내려놓는 훈련을 하게 하신 이유도 모두 하나님과 더욱 친밀한 하나님의 자녀가 되게 하시기 위함입니다. 하나님과 친밀함을 유지하며 살 때 우리는 신앙생활에 기쁨이 넘치고, 신앙생활이 우리에게 힘든 과정이 아니라 기쁨의 과정임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런데 여러분, 우리가 그런 훈련의 시간을 잘 감당하여 하나님을 더욱 신뢰하는 믿음의 자리에 들어설 수 있는 것, 그리고 하나님 앞에 우리의 자아를 내려놓고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며 살 수 있는 것, 더 나아가 하나님과 친밀함을 통해 신앙의 기쁨을 누리며 살 수 있는 것은 우리의 노력만 가지고는 결코 완성되지 않습니다. 아니 완성뿐만 아니라 훈련의 과정에서 그런 열매를 맺을 수 있게 하는 것은 우리의 의지나 노력만으로 되지 않습니다. 그 모든 과정에 성령의 도우심을 간구해야 합니다. 성령께서 내게 인내할 수 있는 힘을 주실 때 우리는 그런 모든 훈련의 과정을 버틸 수 있고, 통과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에서는 그런 인내, 오래 참음이 성령의 열매라고 말씀합니다. “오직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그러면 우리는 언제까지 인내하야 할까요? 언제까지 오래 참아야 할까요? 야고보서를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주께서 강림하시기까지 길이 참으라.”(야고보서 5:7)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주의 강림하시기까지’ 참아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주의 강림하시기까지’라는 말을 다른 말로 바꾸면 ‘주님의 뜻하신 바가 이뤄지기까지,’ ‘주님의 때가 이를 때까지’입니다. 우리는 주님께서 언제 강림하실지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때까지 참아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를 통해 하나님의 뜻이 언제 이뤄질지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주님의 뜻이 나를 통해서 이뤄질 때까지 참아야 합니다. 그게 ‘오래 참음’입니다.

  주님의 강림 때까지, 주님의 뜻이 이뤄질 때까지 참는 것은 분명 힘든 일입니다. 그래서 그 힘든 일을 하나님께서는 우리 홀로 감당하게 하지 않으십니다. 보혜사 성령을 보내주셔서 우리와 함께 하게 하시고, 우리를 위로하게 하시고, 우리에게 힘을 주셔서 참을 수 있게 해 주십니다.

여러분, 오래 참음은 성령의 열매입니다. 우리가 성령을 의지할 때 오래 참음을 통해서 하나님을 뜻을 이뤄갈 수 있습니다. 선을 행할 때에도 오래 참음으로 선을 행해야 합니다. 이웃을 용서할 때도 오래 참는 마음으로 일흔 번씩 일곱 번이라도 용서해야 합니다. 믿음이 연약한 자를 돕는 일도 오래 참음으로 도와야 합니다. 결코 조급해서는 안 됩니다. 나를 통해 하나님의 선하신 뜻이 이뤄지는 것도 오래 참음으로 그 뜻이 이뤄지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조급하면 그 뜻하심을 이룰 수 없습니다. 그 모든 과정에서 하나님께서는 성령을 통해서 우리를 도우십니다. 성령의 능력을 공급해 주심으로 인내할 수 있게 하시고, 오래 참을 수 있게 해 주십니다.

  여러분, 하나님의 뜻은 결코 조급하게 이뤄지지 않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오래 참으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성령을 의지하고 성령의 도우심을 통해서만 오래 참음으로 하나님의 뜻을 이룰 수 있습니다.

  결코 조급해 하지 마십시다. 야고보서 5:10절에서 말씀하십니다. “형제들아, 주의 이름으로 말한 선지자들을 고난과 오래 참음의 본으로 삼으라.” 믿음의 선배들처럼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 고난과 오래 참음을 배우십시다. 성령께서 우리를 도우실 것입니다. 오래 참은은 성령의 열매입니다.

< 2022년 9월 25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