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선택을 한다면

< 본문 – 로마서 14:5-8 >

여러분, 여러분의 가정에는 예수님의 초상화가 걸려 있습니까? 예수님의 얼굴을 그린 초상화 가운데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초상화는 바로 이것일 것입니다.(그림1) 미국이 자랑하는 화가 중 한 사람인 워너 샐먼(Warner Sallman, 1892-1968)이 1940년에 그린 ‘Head of Christ’라는 제목이 그림입니다. 이 예수님의 모습이 담겨진 그의 그림책은 1940년도에 500만 부 이상 인쇄되고, 지금까지 5억 부 이상 판매될 정도로 당시부터 지금까지 많은 신앙인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성화입니다.

그가 이 그림을 그리게 된 동기가 있습니다. 그는 1916년 23세에 루스 앤더슨과 결혼을 했는데, 둘이 같은 교회 찬양대에서 노래를 부르다가 만난 사이였습니다. 그런데 결혼하고 얼마 안 된 그 젊은 나이에 ‘임파선 결핵’이라는 중병에 걸렸다는 진단과 함께, 3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는 의사의 말을 들어야 했습니다. 그 사실은 그에게 너무나도 충격적이었고 절망감을 안겨 주었습니다. 더욱이 당시 유명 가수로 활약하고 있던 아내가 임신 중이었기에, 아내와 곧 태어난 아이를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가 없을 정도로 괴로웠습니다. 그러자 그의 아내가 ‘3개월밖에 살지 못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하나님께서 3개월이라는 시간을 허락해 주셨다고 생각하자.’라고 위로했습니다. 그에게 남아 있는 천금 같은 3개월을 가장 멋진 시간으로 만들어보자고 말입니다. 오히려 담담하게 말하는 아내의 말을 듣고 그는 더 이상 원망과 불평의 말을 하지 않고 남은 3개월을 오직 감사하며 살겠노라고 다짐했습니다. 아주 사소한 일부터 큰일에 이르기까지 그는 모든 것에 감사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생애 마지막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온 정성을 다해 이 그림을 그렸습니다. 힘들었지만 이 그림을 완성할 때까지 그의 마음에는 감사하는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그런 그에게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3개월 시한부 인생이라고 했는데, 3개월이 지났음에도 몸이 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건강해졌습니다. 병원에 가서 다시 검진한 결과 임파선 결핵이 깨끗하게 사라져버리고 말았습니다. 담당 의사는 깜짝 놀라며 ‘3개월 동안 도대체 무슨 약을 먹었길래 이렇게 깨끗하게 나았으냐?’고 물었고, 샐먼은 “다른 약을 먹은 것이 없고, 굳이 약이라고 한다면 아내가 처방해 준 ‘감사하는 약’을 먹은 게 전부”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의사는 박수를 치면서 “바로 그것이 명약입니다.”라고 말하며 이렇게 덧붙여 주었다고 합니다. “감사가 최고의 항암제요, 감사가 최고의 해독제요, 감사가 최고의 치료제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그의 그림은 또 있습니다.  ‘선한 목자’(Good Shepherd)라는 그림 역시 많은 신앙인들에게 사랑받는 그림이고(그림2), ‘마음의 문 앞에 서신 그리스도’(Christ at Heart's Door)라는 그림은 많은 사람에게 도전을 주는 그림이기도 합니다.(그림3) 24세에 3개월밖에 살지 못할 것이라는 진단을 받은 샐먼은 76세까지 살면서 수많은 성화를 비롯하여 500여 점이 넘는 그림을 남긴 20세기를 대표하는 미국의 화가가 되었습니다. 1994년 뉴욕타임즈(The New York Times)는 그를 ‘20세기의 가장 잘 알려진 예술가’일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감사가 우리에게 얼마나 큰 유익을 주는지는 의사들이나 심리학자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감사를 고백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기적을 경험하게 만든 원동력입니다. 여러분, 샐먼은 임파선 결핵이라는 진단을 받았을 때 선택해야 했습니다. 좌절과 원망 가운데 3개월을 보낼 것인가, 아니면 비록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그 시간을 좀 더 가치 있고 보람되게 보낼 것인가 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그는 아내의 말을 듣고 후자를 선택했습니다. 3개월이라는 시간은 무척이나 짧은 시간이지만 그것을 의미 있게 보낸다면 그 시간은 충분히 가치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사랑하는 예수님의 얼굴을 그렸습니다. 좌절과 원망이 아닌 감사와 기쁨을 선택한 그에게 하나님께서는 암이 사라지게 하셨고 생명을 연장시켜 주셨습니다. 물론 암으로 인해 사망선고를 받은 사람들 중 샐먼처럼 감사하기로 마음 먹고, 감사의 삶을 산다고 해서 모두 암이 사라지는 기적을 체험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우리 주변에는 암에 걸린 것과 같은 힘든 상황에 놓여 있지만, 긍정적이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것과 싸우고 있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감사한다고 암이 사라지고 생명이 연장되는 그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서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똑같은 3개월을 산다 하더라도 좌절과 원망 가운데 살다 세상을 떠나는 사람과 감사함으로 보람되게 인생의 마지막을 결산하는 사람과는 엄청나게 다를 것입니다. 문제는 선택입니다. 같은 상황에서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이냐 하는 선택 말입니다.

우리는 늘 선택하며 살아갑니다. 그래서 우리 인생을 ‘B와 D 사이의 C’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탄생(Birth)과 죽음 (Death) 사이에서 끊임없이 선택(Choice)하는 사는 것이 인생이라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우리가 얼마나 많은 선택과 결정을 하며 살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여러분은 하루에 몇 번이나 선택을 통해 무언가를 결정하신다고 생각하십니까? 밥 고프(Bab Goff)는 그의 책 『방해받지 않는 삶』에서 우리는 매일 약 35,000가지를 결정한다고 말합니다. 그의 말대로라면 우리는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거의 2초마다 한 번씩 선택하고 결정한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살아가면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수없이 많은 선택을 하며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건 신앙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신앙인이라고 한다면, 신앙인의 의식을 갖고 살고 있다고 한다면 우리는 살아가면서 신앙인답게 살기 위해서 수없이 많은 선택을 하며 살게 됩니다. 아주 중요한 무언가를 결정할 때도 그렇거니와 작은 삶의 순간들마다에서도 우리는 신앙인으로서 신앙인답게 살기 위해 선택하며 살아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에서도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신앙인으로서 더 나은 선택을 하며 살아야 함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 5절과 6절에 반복되어 나타나는 단어가 ‘날’입니다. 5절에서는 이렇게 말씀합니다. “어떤 사람은 이 날을 저 날보다 낫게 여기고, 어떤 사람은 모든 날을 같게 여기나니 각각 자기 마음으로 확정할지니라.” 여기서 말하는 ‘날’은 유대교에서 지키는 절기를 가리킵니다. 율법에 의하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지키는 중요한 절기 셋이 있습니다. 유월절과 칠칠절과 초막절입니다. 그리고 거기에다가 수전절이나 부림절과 같은 율법에 기록되지 않는 절기까지 많은 절기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그 절기를 지키는 것을 생명처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유대교를 배경으로 한 초기기독교에서도 유대교의 그런 절기들을 지켜야 하느냐 하는 문제로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절기를 지킨다면 어떤 절기가 중요하냐 하는 것도 중요한 이슈였습니다.

기독교 신앙을 갖고 있지만 아직도 유대교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사람일수록 절기의 문제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반면 유대교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은 성도들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날을 기념하는 주일 외에 다른 절기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바울은 절기를 지키는 문제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렇다고 절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의 신념이 잘못되었다고 말하지도 않았고, 절기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말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잘못된 것이라고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건 자기가 마음으로 확정하면 된다고 말씀합니다.

우리 신앙인들에게 유대교에서 지키는 절기의 문제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아침의 묵상’을 통해서 ‘아디아포라’(adiaphora)에 대해서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감자를 소금에 찍어 먹어야 한다는 남편과 감자는 설탕에 찍어 먹어야 한다는 아내 사이에 다틈이 일어나 이혼재판까지 갔는데, 재판정에서 재판관이 ‘강원도에서는 감자를 고추장에 찍어 먹는다.’고 말했다는 이야기를 해 드렸습니다. 감자를 설탕에 찍어 먹든, 소금에 찍어 먹든, 아니면 고추장에 찍어 먹든 그것은 결코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우리가 살아가면서 이래도 되고 저래도 되는, 결코 중요하지 않는 것을 ‘아디아포라’라고 합니다. 오늘 본문에서 사도 바울은 유대교의 절기를 아디아포라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절기를 목숨을 걸고 지키려고 하지만, 신앙의 입장에서는 이래도 되고 저래도 되는 ‘아디아포라’일 뿐이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디아포라인 별 거 아닌 일들을 그것으로 끝내서는 안 됩니다. 우리에게는 더 나은 선택지가 하나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6절에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날을 중히 여기는 자도 주를 위하여 중히 여기고 먹는 자도 주를 위하여 먹으니 이는 하나님께 감사함이요 먹지 않는 자도 주를 위하여 먹지 아니하며 하나님께 감사하느니라.” 여기서 ‘먹는 자’ 또는 ‘먹지 않는 자’라는 말은 음식을 먹는 문제로 인해 초기교회 안에서 갈등이 있었음을 알려주는 말씀입니다. 고린도교회에서도 고기를 먹는 문제로 교회가 갈등에 빠졌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고기는 이방신전에 드려진 제물이었기 때문에, 우상에게 드려졌던 고기를 먹는 것은 부정하다고 생각한 사람도 있었고, 그건 아무 문제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 때 사도 바울은 먹든 먹지 않든 그건 아무 상관이 없다고 말하면서 이렇게 결론을 내립니다. “그러므로 만일 음식이 내 형제를 실족하게 한다면 나는 영원히 고기를 먹지 아니하여 내 형제를 실족하지 않게 하리라.”(고린도전서 8:13) 우상의 신전에 드려졌던 고기라고 해서 먹지 못할 것은 아니지만, 만일 그것을 먹음으로 해서 누군가가 시험에 든다면 자신은 고기를 먹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고기를 먹느냐 먹지 않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 모습 때문에 누군가가 시험에 빠지거나 실족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고기를 먹느냐 먹지 않느냐 하는 것은 아디아포라(아무 것도 아닌 것)입니다. 그런데 형제가 실족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아디아포라 때문에 형제가 실족하는 중요한 문제에 빠진다면 그것이 더욱 큰 문제라는 것입니다.

그것을 오늘 본문 6절의 말씀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음식을 먹느냐 먹지 않느냐 하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아디아포라입니다. 그러나 우리 신앙인은 그게 아디아포라라고 해서 거기에서 끝나서는 안 됩니다.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합니다. 아디아포라에서 더 좋은 선택을 해야 합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께 감사하는 것입니다. 먹든지 먹지 않든지 주님을 위해서 스스로 마음에 작정했다면 그것은 잘 한 것이고, 자신이 선택한 것에 감사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어떤 절기를 중요하게 여기든 여기지 않든 그건 아디아포라입니다. 그러나 거기에 멈춰서는 안 됩니다. 무엇을 선택했든지 그 선택에 머물지 말고, 주님을 위한 신앙으로 선택했다면 그것은 감사할 일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요즘으로 말한다면 이런 뜻일 것입니다. 요즘 채식주의를 선택한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예 동물성 기름이나 동물성 원료가 들어가는 제품조차 먹지 않는 비건(Vegan)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고기를 먹든 아니면 동물성 원료가 들어가는 제품을 아예 먹지 않는 비건을 선택하든 그건 신앙적으로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고기를 먹기로 마음 먹은 것이 주님을 위한 것인지, 비건을 선택한 것이 주님을 위한 것인지 하는 것입니다. 주님을 위해서 그렇게 한다면 주님을 위하는 마음, 그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이 선택한 것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길 원한다면 그것은 하나님께 감사한 것입니다. 그것을 통해서 나와 다른 선택을 한 사람을 비난하거나 정죄해서는 안 됩니다. ‘각자 마음에 확정’한 대로(자신이 마음 먹은 대로) 하면 됩니다.

여러분, 우리가 무엇을 선택했든 중요하지 않는 문제를 다른 사람에게 강요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나와 다른 선택을 했다고 해서 정죄하고 비난할 이유도 없습니다. 각자 마음에 확정한 대로 하면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가 선택한 그것이 하나님을 위한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주님을 위해 존재하는 신앙인이기 때문입니다. 본문 8절에서 말씀합니다.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 주를 위해 살고 주를 위해 죽어야 하는 우리 신앙인들은 어떤 날을 중요하게 여기든 아니면 절기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든 그것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내가 선택한 그것이 주님을 위해서 한 것이냐가 중요할 뿐입니다. 고기를 먹느냐 먹지 않느냐, 또는 어떤 음식을 먹느냐 먹지 않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내가 먹기로 선택했든 먹지 않기로 선택했든 나의 선택이 나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주님을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그게 중요합니다.

아디아포라! 중요하지 않는 것에 우리의 마음을 빼앗기거나 그것 때문에 우리의 인생을 허비해서는 안 됩니다. 이래도 괜찮고 저래도 괜찮은 것들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무엇을 선택하든 그것은 그 자신이 선택한 것이기에, 그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기에 ‘좋다 나쁘다’라고 다른 사람이 평가할 일이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선택한 많은 것들이 아디아포라입니다. 어떤 것을 선택하든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아침에 양말을 신을 때 왼쪽부터 신든 오른쪽부터 신든 그것은 그가 선택할 문제입니다. 어느 쪽부터 신느냐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아디아포라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디아포라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이래도 괜찮고 저래도 괜찮다는 생각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합니다. 내가 선택한 그것이 주님을 위한 것이냐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이 주님을 위해 살아가는 삶, 우리가 무언가를 선택하며 사는 그것이 주님을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감사할 뿐입니다. 그래서 감사는 선택입니다. 아디아포라에 얽매여 사는 사람에게는 감사가 없습니다. 사소한 것에 마음 쓰느라, 사소한 것에 에너지를 빼앗기기 때문에 감사할 마음을 갖지 못합니다. 그러나 주님을 위한 삶을 선택하여 사는 사람은 매일 매 순간이 감사일 뿐입니다. 선택할 수 있음에도 감사하고, 선택함으로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것을 생각하니 감사하고, 나같은 사람이 주님을 위해서 살아갈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합니다. 나의 모든 삶이 감사입니다. 그래서 감사는 주님을 위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주어진 축복이요 행복입니다. 주님을 위해 더 나은 것을 선택하며 사는 사람에게 주어진 특권입니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설리반 앤 크롬웰’(Sullivan & Cromwell)이라는 대형 법무법인이 있습니다. 높은 연봉과 뛰어난 복지혜택으로 많은 변호사들이 선망하는 직장입니다. 그런데 이 꿈의 직장인 이 회사 초창기에 최고의 변호사들이 입사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를 떠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연봉도 높고 복지 혜택도 뛰어나 들어가고 싶은 직장이라 유능한 변호사들이 들어오지만, 회사에 적응할만하면 회사를 떠나는 바람에 회사로서는 엄청난 손해를 감수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간부들이 긴급비상회의를 열어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는지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그 회사에 들어온 변호사들이 바라는 것은 더 많은 연봉을 받는다거나 더 나은 복지혜택을 원하는 것이 아니었음이 밝혀졌습니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존중받는 말 한마디였다고 합니다. 유능한 인재들을 뽑아 일을 시키면서 상사라는 사람들이 직원들에게 존중하고 칭찬하는 말들을 하지 않고 일을 몰아부쳤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간부들은 모임이나 회의가 끝나면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말하기로 했습니다. 일을 시킬 때에 명령하는 것이 아니라 정중하게 ‘부탁합니다.’라는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캠페인을 벌이면서 간부들은 예전과 달리 막 입사한 말단 변호사라 하더라도 복도나 승강기에서 마주치면 반갑게 인사를 하고 살갑게 안부를 물었습니다. 회의가 끝날 때에는 ‘부탁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습관적으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1년 뒤에 이루어진 평가에서 가장 이직률이 높던 ‘설리반 앤 크롬웰’은 사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회사로 변해 있었다고 합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존중받는다는 마음으로 일을 하는 것과 무시당하면서 기분 나쁘게 일하는 것은 천양지차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선택입니다. 상사이기에 당연히 명령할 수 있지만, 명령이 아니라 부탁하기로 선택했습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이나 감정을 무시하고 일에만 매여 바쁘게 살아갈 수 있지만, 작은 배려와 공감으로 인사하고 안부를 묻기로 선택했습니다. 그랬더니 이직률이 떨어지고 더 있고 싶은 회사가 되었습니다. 더 나은 것을 선택한 결과 모두가 행복한 회사를 만들 수 있었던 것입니다.

여러분, 따뜻한 말 한 마디 하는 것도 선택입니다. 무례하고 불평하는 말 대신에 더 나은 선택을 하는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무관심하게 대하는 것보다 좀 더 관심을 갖고 안부를 묻고 친절하게 대하는 것은 더 나은 선택을 하는 것입니다. 특별히 우리 신앙인들이 나 자신을 위해 살지 않고 주님을 위해 산다는 것은 최고의 선택입니다. 그리고 그 선택의 결과는 감사입니다. 감사는 내 의지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내 삶이 주님을 위해 더 나은 선택을 할 때 내게 주어진 축복이기도 합니다. 때론 불평보다는 감사를 선택한다면 그것 또한 최고의 선택입니다. 그 감사가 주님을 향한 감사라면 더 말할 것도 없구요.

여러분,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사소한 것에 마음 빼앗기지 말고, 잘 선택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더 나은 것을 선택한다면 우리의 삶은 지금보다 훨씬 더 풍부해지고 행복해질 것입니다. 주님을 위한 삶을 선택한다면, 그리고 감사를 선택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삶을 통해서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인생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더 나은 선택, 그것은 우리의 삶을 복되게 만드는 출발점이며, 신앙의 열매입니다.

< 2022년 11월 6일 주일낮예배-추수감사주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