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안디옥교회일까?

< 본문 – 사도행전 13:1-12 >

우리가 살아가면서 해야 하는 일들 가운데 많은 일들이 자격조건을 요구합니다. 예를 들면 건물을 지으려면 설계사 자격증을 갖춘 사람이 설계를 하고, 건축분야 자격증이 있는 건설사에서 건물을 짓습니다. 부동산을 매매하려 할 때에는 공인중계사 자격증이 있는 사람을 내세워 매매를 체결합니다. 물론 모든 일이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집안에 도배를 할 때 자격을 갖춘 도배전문가에게 맡길 수도 있지만, 전문가처럼 깔끔하지 않겠지만 자격증이 없는 사람이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일은 자격증이 없는 사람이 했다고 누군가가 시비를 거는 일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복음을 전할 때에는 자격증이나 어떤 자격을 갖추어야만 할까요? 복음을 전할 때 자격이 필요하다면 그것이 무엇일까요? 당연히 자신이 예수를 믿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복음의 사람이어야 복음을 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이렇게 생각해 보십시다. 남원에 가면 어떤 한의원에 저와 얼굴이 아주 비슷하게 생긴 분이 계십니다. 저의 큰 형님입니다. 제 형님은 교회에 잘 다니지 않습니다. 일 년에 한 두 번만 갑니다. 그런데 환자들이 형님을 장로님인 줄 압니다. 왜냐하면 환자들에게 교회 나가야 한다고 전도를 잘 하기 때문입니다. ‘교회 나가면 빨리 나을 수 있다.’고 교회 나가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그러면 당신은 교회에 잘 나가지도 않으면서 다른 사람에게 교회에 나가라고 말하는 그것을 전도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 우리가 좀 명확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도하는 것과 ‘교회가 나가라’ ‘교회에 나오라’는 것은 다릅니다. 전도(傳道)는 말 그대로 도(道)를 전하는 것입니다. 우리 기독교에서 그 도(道)란 복음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복음을 전하는 것이 전도입니다. 그러면 교회에 나가라는 것은 복음을 전하는 것일까요? 엄밀하게 말하면 그것은 전도가 아닙니다. ‘교회 가자’라는 말은 전도하기 위해서 한 말은 될 수 있지만, 엄밀하게는 그 자체가 전도는 아닙니다. 전도는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구원을 받으라는 것,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구세주라는 것을 전하는 것입니다. 교회에 나오는 것 자체가 전도는 아닙니다.

  이야기가 좀 다른 곳으로 흘렀습니다만, 그렇다면 복음을 전할 때에도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 있습니다. 그건 내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복음의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예수 믿는 사람을 통해서만 일하시는 분은 아닙니다. 하나님은 누구나 당신의 도구로 쓰십니다. 그러나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아무나 쓰시진 않습니다.

오늘 본문은 기독교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사건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건 교회가 처음으로 복음을 전할 선교사를 공식 파견했다는 기록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복음의 시작은 예루살렘이었습니다. 십자가에 돌아가신 예수님께서 3일 만에 부활하셨고, 부활하신 주님께서 승천하시면서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성령을 기다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씀대로 예수님의 제자들은 예루살렘에서 기도하며 약속하신 성령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오순절이 이르렀을 때 성령께서 그들에게 임하셨고, 성령을 받은 제자들은 모여든 사람들을 향해 담대하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너희가 죽인 예수를 하나님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셔서 주와 그리스도가 되게 하셨다.’고 말입니다. 그렇게 해서 제자들을 통해서 본격적으로 복음이 전파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후에도 계속해서 복음은 사방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사마리아에도 복음이 전해졌고, 욥바나 가이사랴에도 복음이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베드로나 빌립, 그리고 이름이 언급되지 않는 수많은 복음의 사람들을 통해서 세계 각지로 복음이 전해졌지만, 그 모든 일은 교회가 공식적으로 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스데반의 순교를 기화로 예루살렘에 박해가 거세지자 제자들이 세계 각지로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그렇게 해서 복음이 전해지게 되었습니다. 엄밀하게 말한다면 하나님께서 당신의 사람들을 통해서 복음을 전하게 하셨지만, 그들 모두는 개인적인 자격으로 복음을 전했습니다.

  교회가 공식적으로 사도들이나 일꾼을 파송한 일은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빌립을 통해서 사마리아에 복음이 전해지자 예루살렘 교회가 베드로와 요한을 사마리아로 보냈습니다. 그리고 멀리 안디옥에도 복음이 전해지면서 헬라인들이 예수를 믿게 되자, 그 안디옥교회를 위해서 바나바를 파송했습니다. 그러나 사마리아에 베드로와 요한을 보낸 것이나 안디옥에 바나바를 보낸 것은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복음이 전해진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였을 뿐입니다. 마치 ‘사마리아 사람들도 예수를 믿는다고?!’ ‘이방인인 헬라인들도 복음을 받아들였다고?!’라는 놀라움에 사실을 확인하고자 파송한 것입니다. 복음을 전혀 듣지 못한 곳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파송한 것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교회가 공식적으로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선교사를 파송한 것은 오늘 본문에 나오는 안디옥 교회가 처음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는 왜 안디옥교회를 선택하셔서 복음을 전할 선교사를 처음으로 파송하게 하셨을까요? 복음의 시작은 예루살렘 교회입니다. 예루살렘 교회에서 선교사를 파송하도록 하실 수도 있을텐데, 하나님께서는 예루살렘 교회가 아니라 안디옥교회를 택하셔서 그 일을 하셨습니다. 왜 안디옥 교회일까요?

우리는 오늘 본문을 통해서 ‘왜 하나님께서 안디옥 교회를 세계 선교의 전초기지로 사용하셨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안디옥이라는 도시는 당시에 로마와 알렉산드리아와 더불어 세계 3대 도시였습니다. 유럽에서는 이탈리아 반도에 있는 로마가, 그리고 아프리카에서는 알렉산드리아가 가장 큰 도시였다면, 아시아에서는 안디옥이 가장 큰 도시였던 것입니다. 이 안디옥에는 당시에 인구가 50만 명이나 되었고, 다양한 민족의 사람들이 모여 살았습니다. 그 중에서 유대인은 약 10%인 5만여 명이나 되었습니다. 당시 예루살렘의 인구가 5만여 명 정도였다고 하니, 안디옥이 얼마나 큰 도시였는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 안디옥은 중국이나 인도 등의 동양문물이 로마로 가기 위해서 거쳐야 하는 교통의 중심지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그렇게 큰 도시에 세워진 교회이고, 교통의 중심지이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안디옥 교회를 선교의 전초기지처럼 사용하신 것일까요? 물론 아닙니다. 단순히 인구가 많다는 것, 그래서 큰 교회가 되었다는 것이 하나님께서 안디옥 교회를 사용하신 이유가 아닙니다. 오늘 본문은 하나님께서 왜 안디옥 교회를 복음의 전초기지로 사용하시어, 선교사를 파송하도록 하셨는지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 이유는 말씀으로 잘 훈련된 교회였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 1절에서 안디옥 교회를 소개하면서 “안디옥 교회에 선지자들과 교사들이 있었다.”고 말씀합니다. 여러분, 선지자가 누구입니까? 우리는 선지자 그러면 미래의 일을 예언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선지자는 미래의 일을 예언하는 사람이 아니라 오늘 우리 시대에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교사는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는 사람입니다. 처음 안디옥 교회의 선지자와 교사는 바나바와 바울이었습니다. 사도행전 11:25-26절입니다. “바나바가 사울을 찾으러 다소에 가서 만나매 안디옥에 데리고 와서 둘이 교회에 일 년간 모여 있어 큰 무리를 가르쳤고.” 바나바와 사울이 안디옥 교회에서 말씀을 가르쳤습니다. 1년 동안 말입니다. 그런데 1년 후에 그 안디옥교회를 소개하면서 선지자와 교사를 다섯 명이나 기록하고 있습니다. 바나바, 시므온, 루기오, 마나엔, 그리고 사울입니다. 바나바와 사울을 제외한 세 사람은 오늘 본문에 그들을 특징 짓는 짧은 설명 외에 그들이 누구인지 성경 다른 곳에 아무런 기록이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바나바와 사울이 안디옥 교회에서 1년 동안 말씀을 가르쳤는데, 1년만에 말씀을 선포하고 가르치는 선지자와 교사가 5명으로 늘었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단순히 말씀을 가르치는 지도자가 늘었다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말씀을 가르치고 선포하는 일이 안디옥 교회의 가장 큰 특징이라는 사실을 말해 줍니다.

  더군다나 말씀을 선포하고 가르치는 선지자와 교사 가운데 ‘니게르라 하는 시므온’은 흑인입니다. ‘니게르’는 흑인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그리고 구레네 사람 루기오도 흑인일 것입니다. 구레네가 아프리카 북부에 위치한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헤롯의 젖동생’이라는 말은 당시 기독교인들에게 상당히 거부감을 주었을 것입니다. 헤롯이 기독교를 박해하는데 앞장선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안디옥 교회는 인종이나 적대감 등을 따지지 않고 말씀을 듣고 배우는 일에 열심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복음은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구주’라는 사실을 전하고 선포하고 가르쳐야 합니다. 선포하고 가르쳐준 사람이 없다면 바른 복음의 사람으로 살아갈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선교적 삶을 살기 위해서는 복음의 말씀을 바르게 이해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안디옥 교회는 선교적 교회, 선교적 삶을 살기 위해서 잘 훈련된 교회였던 것입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는 오늘 우리가 세상 속에서 선교적 삶을 살기 원하십니다. 우리의 언어, 우리의 행동, 우리의 얼굴 표정이나 웃음 하나하나를 통해서 하나님의 나라를 보여주길 원하십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르침을 받은 대로, 선포된 말씀을 듣고 깨달은 대로 말씀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우리의 입술의 고백을 통해서 예수님이 우리의 구주라는 사실도 선포해야 합니다.

  그러기에 여러분, 말씀을 듣고 배우는 일에 결코 게으름이 없어야 합니다. 말씀을 떠나 내 마음대로 신앙생활하는 것은 결코 바른 믿음이 아닙니다. 내 마음이나 내 감정이 이끄는 대로 산다면, 그러면서 그것을 신앙이라고 말한다면 그건 미신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안디옥 교회가 최초의 선교적 교회로 쓰임 받았던 첫 번째 이유가 말씀에 가르침을 잘 받고 훈련된 교회였다면, 또 하나의 이유는 오직 하나님만 섬기는 교회였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 2절에 이렇게 말씀합니다. “주를 섬겨 금식할 때에.” 여기서 우리가 먼저 주목해야 할 말씀은 ‘금식’입니다. 우리는 주로 언제 금식합니까? 고대사회에서도 금식하는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바리새인들은 일주일에 두 번씩 금식했습니다. 그러면서 금식한다는 것이 자랑거리였습니다. 그것이 자기들의 열심이나 의로움을 나타내는 것으로 여겼기 때문입니다. 또 유대 사회에는 금식하는 날도 있었습니다. 대속죄일이나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에는 온 백성에게 금식을 선포하고 함께 금식했습니다. 그것은 자신들의 죄를 씻어달라는 뜻에서, 그리고 국가적인 위기에서 벗어나게 해 달라는 탄원의 마음을 담아 금식했습니다. 초대교회 당시 유행했던 영지주의나 헬라의 스토아 철학자들도 종종 금식했는데, 그것은 영혼의 감옥인 육체로부터 영혼을 해방시켜 참된 자유를 얻고 싶다는 욕망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금식은 주로 인간이 자기들의 바람이나 욕망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나 안디옥 교회가 금식한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주를 섬겨’라는 말씀에 그 해답이 있습니다. 주님을 섬기는 마음 때문에, 바꿔 말하면 주님을 더 잘 섬기기 위해서 금식했습니다. 오늘로 말하면 신앙생활을 좀 더 잘하고, 하나님을 더 사랑하기 위해서 금식했다는 것입니다. 자신을 위해서 금식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위해서 금식한 것입니다. 2절에 나오는 ‘주를 섬겨’라는 말은 ‘주님께 예배하여’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쉽게 말하면 더 나은 예배를 드리기 위해서, 더 주님의 백성답게 살기 위해서, 더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기 위하여 금식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나님을 더 잘 섬기기 위해 금식한 결과가 무엇일까요? 복을 받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더 잘 섬기고, 더 온전한 예배를 드림으로 내 삶이 형통하고 내가 행복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금식하며 주님을 섬긴 결과 그들에게 하나님의 음성이 들렸습니다. “내가 불러 시키는 일을 위하여 바나바와 사울을 따로 세우라.”는 음성입니다. 교회의 지도자, 선지자요 교사인 교회의 리더십 가운데 핵심 멤버인 바나바와 사울을 따로 세우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이유는 모릅니다. 무엇을 위해 따로 세우라는 것인지 말씀해 주지 않으십니다. 그냥 따로 세우라고만 말씀합니다.

  아마 우리에게 그런 말씀이 들린다면 우리는 이렇게 되물을 것입니다. ‘하나님, 뭐하러 그러십니까? 바나바와 바울은 우리 교회의 핵심 지도자인데, 그들을 무엇이 쓰시려고 따로 세우라고 하십니까? 하나님께서 뭘 하실지 알아야 순종할 것 아닙니까?’ 그런데 안디옥 교회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따로 세우라’고 말씀하실 때 그 이유가 무엇인지 먼저 묻지 않았습니다. 일단 따로 세워놓고 그 다음에 또 금식하며 기도했습니다. “이에 금식하며 기도하고.”(본문 3절)

  여러분, 이게 하나님을 섬기는 신앙인의 아름다운 자세입니다. 우리는 주님께서 말씀하시거나 우리에게 무언가를 요구하실 때 그 이유를 먼저 알려달라고 기도합니다. ‘이유를 알아야 순종할 것 아니냐?’고 말입니다. 그러나 참된 신앙은 이유가 먼저가 아닙니다. 이해되어야 순종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실 때 먼저 순종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어떻게 하실지 모르지만 하라 하실 때 그대로 하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께서 ‘네 사랑하는 독자 이삭을 번제로 드리라.’고 말씀하실 때, 그 이유를 묻지 않았습니다. ‘이 아들이 죽으면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그 약속은 어떻게 이루어지느냐?’고 묻지 않았습니다. 그냥 묵묵히 순종했습니다. 마음 아프지만, 이해할 수 없는 명령이지만 순종했습니다. 그 이후는 하나님께서 하실 것입니다. 엘리야 선지자는 ‘수년 동안 비가 오지 않을테니 그릿 시냇가에서 숨어지내라’는 말씀이 들려질 때, ‘그럼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하느냐?’고 따지지 않았습니다. 그냥 순종하여 갔습니다. 그랬더니 하나님께서 까마귀를 통해서 먹을 것을 공급해 주셨습니다.

  신앙은 이유를 따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해할 수 없어도, 내가 손해되는 것처럼 보여도, 앞이 보이지 않아도 그냥 순종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나머지는 하나님께서 하십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계획이 있으시기에 그렇게 하라 하신 것입니다. 우리가 그 이유를 다 알 필요도 없고, 이해해야 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아무것도 모를지라도, 앞이 보이지 않을지라도 순종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게 참된 신앙인의 자세입니다.

‘바나바와 사울을 따로 세워놓으라’고 하신 이유가 무엇인지 몰라도, 하나님께서 무엇 하시려고 그러시는지 알지 못할지라도 순종하여 따로 세워놓고 금식하며 기도했더니, 하나님의 뜻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을 보내라는 것입니다. 교회에서 떠나 보내라는 것입니다. 들려주신 말씀의 뜻이 무엇인지 찾기 위해 순종하면서 금식하고 기도할 때 하나님의 뜻을 찾았습니다. 그러니 그 뜻에 순종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바나바와 사울이 교회를 떠나면 이제 막 시작된 교회를 누가 이끌 것인고, 어린아이와 다름이 없는 교회를 누가 돌볼 것인지 걱정할 이유가 없습니다. 하나님께 순종하면 나머지는 하나님께서 하실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안디옥 교회는 성령의 음성에 순종하여 기꺼이 바나바와 사울을 떠나보냅니다.

  그렇게 해서 첫 선교사가 파송되었습니다. 바나바와 사울도 그 선교사역이 낯설었을 것입니다. 한 번도 해 보지 않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준비한 것도 아닙니다. 주를 섬겨 금식하며 기도하다가 ‘보내라’ 하시니 안디옥 교회가 보냈고, ‘가라’하시니 바나바와 사울은 순종하고 갔습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어떻게 사역해야 할지 아무것도 모릅니다. 그저 하나님께서 가라 하시니 갈 뿐입니다. 첫 선교는 그렇게 느닷없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렇게 순종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요?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았는데 ‘보내라’ 하시니 보내고, ‘가라’ 하시니 갈 수 있었던 용기는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요? 그건 바로 하나님을 바르게 섬기는 신앙이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섬기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한 교회였기 때문에 ‘보내라’ 하실 때 보내고, ‘가라’ 하실 때 갈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뭔가를 요구하실 때 왜 순종하지 못합니까? 우리 마음에 주저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 요구가 무엇을 하라는 것인지 우리가 굳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우리의 신앙이 바로 서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중심의 신앙이 아니라, 나 중심의 신앙이기 때문입니다. 안디옥 교회처럼 하나님 중심의 신앙이라면 어떤 상황에서건 순종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나 중심적인 신앙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내가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내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순종할 때 어떤 결과가 만들어질지 내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이해해야 순종할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참된 신앙은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는 것입니다. 이유도, 목적도, 결과도, 과정도 모두 하나님께 맡기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저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순간순간 순종할 뿐입니다.

  여러분, 하나님은 누구나 쓰십니다. 그러나 아무나 쓰시진 않습니다. 말씀으로 잘 양육받은 사람, 그리고 하나님 중심의 신앙으로 사는 사람을 통해서 당신의 크신 뜻을 이루어 가십니다. 하나님께는 우리 교회와 우리를 선교적 교회와 선교적 일꾼으로 쓰시길 원하십니다. 안디옥 교회처럼 말입니다.

< 2024년 7월 14일 주일낮예배 >